부산역 앞의 "남원추어탕"
가끔씩 추어탕을 먹곤 한다. 일산에 있으면서도 집 근처에 꽤나 이름 있는 추어탕 집이 있다. 점심 나절이면 자리가 없고 미꾸라지 관련 음식만으로 장사를 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은 당연히 추어탕이다. 집 주위에 있는 추어탕 가게명은 "송담추어탕". 송담도 지역인가?
지난 주 부산에 갈 일이 있어서 내려갔다가 부산역에 마중 나오신 아버지께서 이렇게 질문하셨다. "추어탕 먹을래? 멍멍탕 먹을래?" "추어탕이요." 멍멍탕을 못 먹는 것은 아니지만 즐기지는 않는다. 왠지 모르게 멍멍탕을 먹으면 느낌이 이상해서... ^^ 그나마 수육은 먹는 편이지만...
그래서 가게 된 곳이 부산역 앞쪽에 있는 "남원추어탕"이다. 그러면 남원이 원조인가? 잘 모르겠다. 남원에 외사촌이 살기는 하는데 내가 이런 맛집에 별로 관심이 없다 보니...
남원추어탕을 가는 길에 둘러보니 부산은 예나 지금이나 하나도 발전된 것이 없다는 것을 느낀다. 서울역 앞과 부산역 앞은 천지 차이다. 부산역 앞은 건물도 낮고 휑하다. 왠지 모르게 서울에 비해서 촌이라는 느낌 밖에는...
추어탕도 서로 맛이 틀리더라~
개인적으로 한 달에 한 번꼴로 추어탕을 먹기 때문에 추어탕 맛 비교가 가능하다. 일산에 있는 송담추어탕은 빛깔이 희다. 그에 반해 부산에서 먹은 남원추어탕은 붉그스름하다. 또한 맛도 다르다. 송담추어탕은 맵지가 않지만 남원추어탕은 매운 편이다. 맵다고 해서 정말 매운 것이 아니라 송담추어탕에 비해서는 매운 편이라는 것이다. 난 매운 거 정말 못 먹는 편인데 내가 먹는 데도 전혀 지장은 없었다.
그런데 내가 남원추어탕이 더 맛있다고 느끼는 이유는 바로 국물맛이다. 둘 다 맛있기는 하지만 남원추어탕의 국물이 좀 더 맛있었다. 한국인들 아니 경상도 사람들 입맛에는 더 맞는 듯. 그리고 송담추어탕은 먹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국물이 별로 없다. 그래서 밥을 말면 거의 죽 수준이 된다. 그래서 조금씩 조금씩 밥을 말아서 먹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내가 다니는 집은 적어도 그렇다.)
남원추어탕은 국물이 많아서 한 그릇 말아서 먹기 좋다.
검색해보니 남원추어탕도 뭐 여러군데가 있는 듯 하다. 것도 일산에만 몇 군데가 있다. 상호가 같은 것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맛만 비슷하다면야... 집에서는 도보로 이용할 만한 남원추어탕은 없어서 송담추어탕을 주로 이용하겠지만 송담추어탕보다는 남원추어탕이 좀 더 낫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