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격투기에 관심을 별로 두지 못하다 보니 이제야 알게 되었다. 효도르와 팀 실비아가 효도르가 속한 M-1에서 경기를 가진다는 것을 말이다. 간만에 돌아온 60억분의 1의 사나이 효도르의 경기라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빅매치임은 당연할 것이다. 그럼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Emelianenko Fedor
에밀리아넨코 효도르의 전략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빠른 핸드 스피드를 이용한 펀치 공격과 함께 클린치 상태에서 테이크 다운, 그 이후에 파운딩 공격과 함께 그라운딩 기술로 끝맺는 시나리오를 생각할 것이다. 지금껏 대부분의 경기가 그러했듯이 말이다.
대부분의 경기가 그러했던 것은 그만큼 효도르가 그라운딩 기술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상대가 그라운딩 기술에 있어서 효도르 보다는 약세라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그것은 노게이라 전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노게이라와 비교했을 때 효도르가 우세한 부분은 바로 힘과 펀치다. 그래서 그라운딩 기술로 승부를 내기 보다는 삼보 기반의 테이크 다운과 함께 연이은 파운딩 공격으로 승부를 냈었고 상대인 노게이라의 맷집 또한 보통이 아니었기 때문에 판정까지 갔었던 것이다.
이렇듯 효도르는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경기 스타일이 달라지는데 지금껏 대부분의 경기가 그러했던 것은 그만큼 효도르가 그라운딩 기술 면에서 상대보다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효도르의 강점은 그라운딩 기술을 잘 쓴다가 아니라 어느 면에서 뒤지는 구석이 별로 없다는 데에 있다. 보여줄 카드가 상대에 따라 달라질 뿐이라는 것이다.
이번 팀 실비아 전에서는 당연히 그라운딩 기술로 승부를 볼 수 밖에 없다. 그것은 팀 실비아의 체격이 효도르보다는 우세하기 때문에 힘과 펀치로서는 승부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마크 헌트 전이나 최홍만 전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부분이다.
Tim Sylvia
팀 실비아의 전략
체격의 우위에서 오는 힘과 펀치로 승부를 보려고 할 것이다. 테이크 다운 디펜스 능력은 노게이라 전에서도 보여줬듯이 훌륭하다.(물론 노게이라 전에서는 비록 패배했지만) 또한 체격이 좋으면 그만큼 체력 소모가 빨라 경기가 진행될수록 급격한 체력 저하를 보이는 게 통상적이지만 팀 실비아는 체격에 비해서 체력도 좋은 편이다.
그렇다면 팀 실비아가 유리하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항상 변수는 존재한다. 효도르는 헤비급 선수 치고는 매우 빠른 핸드 스피드를 자랑한다. 그와 함께 힘도 갖고 있다. 물론 그 힘이 팀 실비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적어도 노게이라보다는 우위다. 효도르가 테이크 다운을 하기 이전에는 이런 빠른 스피드의 펀치가 있다는 점이다.
그것을 방어하다 보면 허점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고, 클린치 상태에서 방어 능력이 좋다 해도 같이 넘어지는 것까지는 방어하기 힘들다. 적어도 그라운딩 기술 우위에 있는 효도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라운드에서 상위 포지션이 아니라 하더라도 충분히 상위 포지션으로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팀 실비아는 테이크 다운 디펜스에 대한 효율적인 방어와 함께(아무리 그런 기회를 안 만들려고 해도 경기가 자기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니) 스탠딩 상태에서 타격을 통해 데미지를 누적시키고 효도르가 들어올 때는 뒤로 물러서면서 카운터를 노리는 아웃 복싱 스타일을 구사할 것으로 생각한다.
관전 포인트
01. 팀 실비아의 그라운드 방어 능력
테이크 다운 디펜스 능력이 좋은 팀 실비아다. 사실 효도르의 지난 경기를 보면 상대가 체격적으로 월등히 우세할 경우에는 테이크 다운이 잘 안 먹힌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마크 헌트 전이 그러했고 최홍만 전이 그러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테이크 다운을 당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라운딩 기술을 쓸 틈을 만들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이 말은 그라운드 상태로 되도록이면 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꼭 테이크 다운만이 그라운드 상태를 만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같이 넘어져도 테이크 다운은 아니더라도 그라운드 상태는 만들 수가 있다.
그라운드 상태가 되면 팀 실비아의 큰 키는 효도르가 탑 포지션을 잡는 데에 매우 유리한 작용을 할 수가 있다. 그만큼 허리가 길기 때문에 올라갈 수 있는 공간이 많아서이다. 그리고 그라운드 상태에서는 시시각각 달라지는 포지션과 상황에 따라 능숙한 운영을 하는 효도르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팀 실비아의 방어 능력이 관전 포인트가 되겠다.
테이크 다운은 점수를 얻는 하나의 요인이 되긴 하지만 그것이 승리를 결정짓지는 않는다. 결국 효도르는 테이크 다운을 시도하겠지만 여의치 않을 때는 테이크 다운만을 고집하려고 하지는 않고 어떻게 해서든 그라운드 상태로 몰고 가려고 하는 데에 중점을 둘 것이다.
02. 팀 실비아의 압박
60억분의 1의 사나이와의 경기를 위해서 나름 단단히 준비를 하고 나오는 팀 실비아가 어느 정도로 효도르를 압박할 수 있을 지가 관전 포인트가 되겠다. 아무리 뛰어난 효도르라 하더라도 이번 상대는 마크 헌트나 최홍만과는 다르다. 종합 격투기 무대인 UFC에서 헤비급 챔피언을 했었던 인물이다.
그만큼 종합 격투기에 대한 이해가 남다른 선수라는 것이다.(마크 헌트나 최홍만과 비교해서) 팀 실비아가 얼만큼 효율적으로 효도르를 압박하느냐에 따라 효도르도 조금은 힘든 경기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03. 카운터 펀치가 나올 것인가?
변수는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실제 경기를 하지 않은 이상 여러 변수를 가능성으로 둘 수 밖에 없다. 실제 입식 타격 경기에서는 절대 강자가 존재하지 않는다.(지금은 세미 슐츠라고 있긴 하지만 그 이전에는 그랬다.) 왜냐면 운 좋게 들어간 한 방으로 끝이 나기 때문이다.
종합 격투기에서는 이런 경우가 드물다. 그래서 효도르와 같은 절대 강자가 생기기도 한다. 맞아서 쓰러져도 기회를 만들 수가 있다. 그라운드 상태에서 말이다. 효도르와 후지타의 경기를 보면 카운터 펀치가 얼마나 위력적인지 알 수 있다. 물론 항상 일어나는 경우가 아니기에 만약이라는 가정을 두지만 만약 일어난다면 정말 정말 재미있는 경기가 될 수 있을 듯 싶다.
04. 그라운드 상태에서 엘보우 공격에 대한 효도르의 방어
이번 경기 룰은 UFC와 같다. Pride FC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엘보우 공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라운드 상태로 간다 해도 체격의 열세 때문에 효도르가 불리한 포지션에 있을 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러한 때에 팀 실비아는 UFC 룰에 익숙하기 때문에 분명 엘보우 공격도 병행할 것이다.
아직 효도르는 엘보우 공격을 직접 느껴보지 못했다. 많은 Pride FC의 쟁쟁한 선수들도 UFC에 가서 Pride FC 룰에 익숙하다 보니 그라운드 상태에서 엘보우 공격을 잘 써보지도 못하고 엘보우 공격에 당황하기도 했었다. 그만큼 엘보우를 통한 타격은 방어하는 선수에게 심한 타격을 줌과 동시에 처음 당해보는 입장에서는 생소할 수 있는 공격이다.
이런 엘보우 공격을 그라운드 상태에서 팀 실비아가 쓰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면 효도르는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 이것 또한 관전 포인트가 되겠다.
05. 옥타곤이 아닌 링에서의 팀 실비아
옥타곤이 아니기 때문에 팀 실비아는 매우 생소할 것이라 생각한다. 옥타곤의 장점을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은 팀 실비아에게는 하나의 부정적인 변수다. 또한 옥타곤에 비해서 링은 좁다. 좁다는 것은 팀 실비아에게는 부정적인 환경이다.
효도르와의 경기에서는 붙어서 좋을 것이 없다. 긴 리치를 활용한 아웃 복싱 스타일을 해야하는데 그런 경기를 운영하기에 적합한 곳은 링보다는 옥타곤이다. 왜냐면 옥타곤이 더 넓으니까. 과연 이런 환경적 변화를 팀 실비아는 잘 극복할 수 있을까?
경기 예상
효도르의 성격상 초반부터 빠른 핸드 스피드를 이용해서 공격하고 테이크 다운을 시도하는 등의 압박을 가할 것이다. 체력은 효도르가 더 우세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초반에 압박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나중에 체력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효도르가 더 유리하다.
단순히 타격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클린치 상태에서 또는 그라운드 상태에서의 방어는 그라운딩 기술을 연마한 파이터가 아니라면 그만큼 체력 소모가 심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체격에서 오는 부분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고로 효도르는 계속해서 공격해 들어갈 것이다.
그러나 그게 쉽게 먹혀들지 않을 것이다. 아무래도 초반에는 팀 실비아도 체력이 충분하고 힘도 효도르보다는 쎄기 때문에 그렇다. 팀 실비아는 체력 소모가 좀 있겠지만 방어에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팀 실비아 입장에서는 경기 초반에 효과적인 공격을 많이 해줘야 하는데 그게 쉽게 되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계속해서 효도르가 치고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팀 실비아가 아웃 복싱 스타일로 경기를 운영한다 하더라도 체격 차이에서 오는 민첩함은 커버하기 힘들다.
그만큼 효도르는 빠르게 들어올 것이라는 얘기다. 고로 초반에는 비등하게 경기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공격면에서는 효도르가 훨씬 더 많은 공격을 할 것으로 보인다. 승부는 어느 정도 경기가 진행이 되는 중반 즈음에서 시작될 것 같다.
그라운드 상태에서 아무리 방어를 잘 한다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포지션에 따라 시시각각 대응하기에는 힘든 팀 실비아일 것이다. 그것을 방어하기 위해서 그만큼 자신이 우세한 힘을 이용한다 해도 경기가 중반 즈음이 되면 그만큼 자신도 체력 소모가 많아서 효과적인 방어를 하기 힘들다.
그런 와중에 그라운딩 기술이 들어오면 팀 실비아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방어를 잘 한다 하더라도 시시각각 달라지는 포지션과 상황에 따른 효도르의 기술을 일일이 막아내지는 못할 것이다. 결국 나는 효도르의 서브미션 승을 예상한다.
우려스러운 점
한가지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 효도르는 피부가 약하다. 고로 경기 중에 찢어지거나 해서 No Contest가 되는 경우가 생기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 적어도 이런 경우만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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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곧 있으면 한다. 위성 생중계로 오전 10시에 SBS에서 말이다. 그런데 나는 그 시간에 교회에 가야한다. 그리고 집에는 케이블 채널을 볼 수가 없다. 이사오면서 끊어버렸다. 그다지 TV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케이블 채널을 끊어버리고 나니 격투기를 생중계로 볼 수 없게 되어 버렸다.
나중에 인터넷에 동영상으로 뜨면 볼 수 있겠지만 동영상 뜨기 전에 뉴스로 경기 결과를 먼저 알게 된다는 허무함은 느껴야할 듯 하다. 내 예상이 맞고 틀리고는 중요하지 않다. 정말 재밌는 경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