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승 퍼레이드 감상
32강/ 1분 16초
마치 어거지로 건 업어치기 기술을 거는데 끝까지 고집스럽게 건다. 결국 넘어간다. 한 판.
16강/ 1분 18초
이렇게도 업어치기 기술을 거는 줄 몰랐다. 옆으로도 건다. 결국 상대는 등을 바닥에... 한 판.
8강/ 2분 28초
이번에는 업어치기 기술 정석대로 들어간 듯 하다. 어떻게 해서든 안 넘어가려는 상대 선수.
상대가 비껴나가자 따라가면서 어떻게 해서든 바닥에 상대의 등을 붙이도록 만든다. 한 판.
4강/ 24초
업어치기가 주특기라는데 이번에는 다리 잡아 매치기를 구사한다.
다리를 잡자 등을 돌려 업드리는 모습이 지금까지 보아온 여느 유도 경기에서 보아오던 것이다.
오른손으로 상대 상위 도복을 붙잡고 끝까지 다리를 잡아서 따라가면서 뒤집는다. 한 판.
결승/ 2분 14초
최민호가 호적수로 지목한 파이셔 선수를 결승에서 만났다.
4강에서 써먹었던 다리 잡아 매치기를 똑같이 구사하지만 파이셔는 달랐다.
그러자 들어서 뒤집어 버린다. 내가 살면서 본 한판승 중에서는 이게 최고였다.
내가 주목했던 것은...
사실 최민호라는 유도 선수를 이전부터 알았던 것은 아니다.
유도하면 이원희라고만 생각했던 것은 그만큼 지난 아테네 올림픽의 한판승이 멋졌기 때문일 터.
그래서 유도하면 올림픽에서 왕기춘 정도 밖에는 잘 몰랐던 게 사실이다.
왕기춘이 이원희를 꺾고 진출한다고 하니...(물론 말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경기 해설을 들으면서 '아 저번에 동메달 땄었구나' 하면서 어렴풋이 기억이 났었다.
시원시원하게 한판을 거듭할 때조차도 최민호라는 인간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냥 우리 나라 유도 국가 대표이고 금메달을 따기 바란다는 마음만 있었을 뿐.
결승에서 파이셔를 이기고 나서 사실 좀 놀랐다. 우는 모습이 좀 특별났기 때문이다.
기뻐서 운다고 해도 그냥 여느 울음과는 다른 면을 볼 수 있었다.
금메달을 따는 누군들 열심히 안 하고 가슴에 북받쳐 오르는 감정이 없겠는가?
경기장 중앙에서 엎드려서 울고 일어나서도 계속 우는 모습에는
뭔가 남모를 지난 과거들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왜 최민호는 그렇게 서럽게(나는 그렇게 느꼈다.) 우는 것일까?
자기와의 싸움
수영 천재 마이클 펠프스가 금메달을 따고 울던가? 아니다. 활짝 웃는다.
왜? 그는 항상 1등이었기 때문이다. 그에게 1등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민호는 다르다. 만년 3등이었고 그로 인해 술로 보낸 세월도 있었다.
정말 좋아하는 유도였고 열심히 했지만 1등과 3등의 차이를 자기 스스로가 아닌
주위의 시선을 통해서 그 무게감을 알게 되었다.
올림픽을 위해 최민호는 더 열심히 해야 했다.
올림픽에 나가는 어떤 선수라도 열심히 한다.
그러나 그 정도만으로는 부족했다. 왜? 그는 만년 3등이었으니까.
그래서 혹독한 훈련과 자기와의 싸움을 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런 자기와의 혹독한 싸움이라는 경험을 가진 이만이 그렇게 서럽게 울 수 있는 것이다.
몸은 거짓말을 안 한다
얼마나 훈련을 열심히 했으면, 5번의 경기에 7분 40초 밖에 안 되는 시간에
죄다 한 판으로 이겼을까? 상대도 올림픽을 준비한 한 국가의 대표선수였을텐데...
수십번 경기를 돌려서 보면서 한 번 기술을 걸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독종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게 단순히 정신력만으로 될 문제라고 할 수가 없다.
상대와 몸을 부대끼면서 하는 경기인 유도인지라 순간 순간 대응이 몸에 배여 있어야 할 듯.
그것은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고 그가 했던 그 훈련의 강도는
이번 올림픽에서 결과로서 보여줬다고 본다.
문득 박태환 선수의 감독인 노민상 감독의 생리학에 대한 믿음이 떠올랐다.
몸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노력한 만큼 결과는 나오게 되어 있다.
자기 반성
운동선수들은 자기 종목의 운동 밖에 모른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못 따면
4년을 기다려야 다시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을 할 수 있다.
물론 종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세계선수권급 대회들이 있긴 하지만
그건 그들만의 리그일 뿐 올림픽과 같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경기는 아니다.
4년이라는 시간을 자기가 지금껏 해왔던 것을 또 해야만 한다.
무엇을 더 하라고... 그들도 인간인데 그런 생각이 안 들까?
유도와 같이 상대를 두고 경기를 하는 종목이라면 말이다.
(역도 같은 경우는 기록 갱신이라는 것이 있으니 조금 성격이 다르지 않은가?)
왠지 모르게 내 스스로가 반성이 되었다.
나는 뭔가 하나를 그렇게 노력한 적이 있던가?
물론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 때는 그 누구보다 더 노력했던 적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한 해 한 해 지나감에 따라 세상을 더 알게 되면서
그런 순수한 열정이 점점 식어가는 듯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이 들어서 뭔 고생이냐?' 하는 생각도 했다.
주변에서 그런 얘기를 들을 때면 나 또한 '그렇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
이런 생각이 들 때 이 동영상을 한 번 더 보면 도움이 될 듯 하다.
예전에는 올림픽을 보면서 승부 그것에만 초점이 맞췄었는데
요즈음은 승부도 승부지만 다른 면들을 많이 보게 된다.
파이셔 선수의 멋진 모습도 스포츠 정신이 뛰어나서 그렇다고도 생각하지만
그도 인간이기에 최민호 선수의 눈물을 보고 승부를 떠나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었을테고
같은 선수이기에 그 눈물의 의미를 더욱더 잘 이해하고 있었기에 그랬던 것이리라...
베이징 올림픽 우리나라 첫 금메달이라는 의미보다 나에게 이 경기는
멋진 승부에 멋진 상대에 멋진 결과에 좋은 교훈을 심어준 내 생애 최고의 멋진 경기였다.
32강/ 1분 16초
마치 어거지로 건 업어치기 기술을 거는데 끝까지 고집스럽게 건다. 결국 넘어간다. 한 판.
16강/ 1분 18초
이렇게도 업어치기 기술을 거는 줄 몰랐다. 옆으로도 건다. 결국 상대는 등을 바닥에... 한 판.
8강/ 2분 28초
이번에는 업어치기 기술 정석대로 들어간 듯 하다. 어떻게 해서든 안 넘어가려는 상대 선수.
상대가 비껴나가자 따라가면서 어떻게 해서든 바닥에 상대의 등을 붙이도록 만든다. 한 판.
4강/ 24초
업어치기가 주특기라는데 이번에는 다리 잡아 매치기를 구사한다.
다리를 잡자 등을 돌려 업드리는 모습이 지금까지 보아온 여느 유도 경기에서 보아오던 것이다.
오른손으로 상대 상위 도복을 붙잡고 끝까지 다리를 잡아서 따라가면서 뒤집는다. 한 판.
결승/ 2분 14초
최민호가 호적수로 지목한 파이셔 선수를 결승에서 만났다.
4강에서 써먹었던 다리 잡아 매치기를 똑같이 구사하지만 파이셔는 달랐다.
그러자 들어서 뒤집어 버린다. 내가 살면서 본 한판승 중에서는 이게 최고였다.
내가 주목했던 것은...
사실 최민호라는 유도 선수를 이전부터 알았던 것은 아니다.
유도하면 이원희라고만 생각했던 것은 그만큼 지난 아테네 올림픽의 한판승이 멋졌기 때문일 터.
그래서 유도하면 올림픽에서 왕기춘 정도 밖에는 잘 몰랐던 게 사실이다.
왕기춘이 이원희를 꺾고 진출한다고 하니...(물론 말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경기 해설을 들으면서 '아 저번에 동메달 땄었구나' 하면서 어렴풋이 기억이 났었다.
시원시원하게 한판을 거듭할 때조차도 최민호라는 인간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냥 우리 나라 유도 국가 대표이고 금메달을 따기 바란다는 마음만 있었을 뿐.
결승에서 파이셔를 이기고 나서 사실 좀 놀랐다. 우는 모습이 좀 특별났기 때문이다.
기뻐서 운다고 해도 그냥 여느 울음과는 다른 면을 볼 수 있었다.
금메달을 따는 누군들 열심히 안 하고 가슴에 북받쳐 오르는 감정이 없겠는가?
경기장 중앙에서 엎드려서 울고 일어나서도 계속 우는 모습에는
뭔가 남모를 지난 과거들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왜 최민호는 그렇게 서럽게(나는 그렇게 느꼈다.) 우는 것일까?
자기와의 싸움
수영 천재 마이클 펠프스가 금메달을 따고 울던가? 아니다. 활짝 웃는다.
왜? 그는 항상 1등이었기 때문이다. 그에게 1등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민호는 다르다. 만년 3등이었고 그로 인해 술로 보낸 세월도 있었다.
정말 좋아하는 유도였고 열심히 했지만 1등과 3등의 차이를 자기 스스로가 아닌
주위의 시선을 통해서 그 무게감을 알게 되었다.
올림픽을 위해 최민호는 더 열심히 해야 했다.
올림픽에 나가는 어떤 선수라도 열심히 한다.
그러나 그 정도만으로는 부족했다. 왜? 그는 만년 3등이었으니까.
그래서 혹독한 훈련과 자기와의 싸움을 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런 자기와의 혹독한 싸움이라는 경험을 가진 이만이 그렇게 서럽게 울 수 있는 것이다.
몸은 거짓말을 안 한다
얼마나 훈련을 열심히 했으면, 5번의 경기에 7분 40초 밖에 안 되는 시간에
죄다 한 판으로 이겼을까? 상대도 올림픽을 준비한 한 국가의 대표선수였을텐데...
수십번 경기를 돌려서 보면서 한 번 기술을 걸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독종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게 단순히 정신력만으로 될 문제라고 할 수가 없다.
상대와 몸을 부대끼면서 하는 경기인 유도인지라 순간 순간 대응이 몸에 배여 있어야 할 듯.
그것은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고 그가 했던 그 훈련의 강도는
이번 올림픽에서 결과로서 보여줬다고 본다.
문득 박태환 선수의 감독인 노민상 감독의 생리학에 대한 믿음이 떠올랐다.
몸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노력한 만큼 결과는 나오게 되어 있다.
자기 반성
운동선수들은 자기 종목의 운동 밖에 모른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못 따면
4년을 기다려야 다시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을 할 수 있다.
물론 종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세계선수권급 대회들이 있긴 하지만
그건 그들만의 리그일 뿐 올림픽과 같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경기는 아니다.
4년이라는 시간을 자기가 지금껏 해왔던 것을 또 해야만 한다.
무엇을 더 하라고... 그들도 인간인데 그런 생각이 안 들까?
유도와 같이 상대를 두고 경기를 하는 종목이라면 말이다.
(역도 같은 경우는 기록 갱신이라는 것이 있으니 조금 성격이 다르지 않은가?)
왠지 모르게 내 스스로가 반성이 되었다.
나는 뭔가 하나를 그렇게 노력한 적이 있던가?
물론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 때는 그 누구보다 더 노력했던 적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한 해 한 해 지나감에 따라 세상을 더 알게 되면서
그런 순수한 열정이 점점 식어가는 듯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이 들어서 뭔 고생이냐?' 하는 생각도 했다.
주변에서 그런 얘기를 들을 때면 나 또한 '그렇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
이런 생각이 들 때 이 동영상을 한 번 더 보면 도움이 될 듯 하다.
예전에는 올림픽을 보면서 승부 그것에만 초점이 맞췄었는데
요즈음은 승부도 승부지만 다른 면들을 많이 보게 된다.
파이셔 선수의 멋진 모습도 스포츠 정신이 뛰어나서 그렇다고도 생각하지만
그도 인간이기에 최민호 선수의 눈물을 보고 승부를 떠나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었을테고
같은 선수이기에 그 눈물의 의미를 더욱더 잘 이해하고 있었기에 그랬던 것이리라...
베이징 올림픽 우리나라 첫 금메달이라는 의미보다 나에게 이 경기는
멋진 승부에 멋진 상대에 멋진 결과에 좋은 교훈을 심어준 내 생애 최고의 멋진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