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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팔괘진을 맛볼 수 있었던 "적벽대전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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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나의 2,743번째 영화. 삼국지에 관련된 영화였기에 꼭 보고 싶었던 영화였고 그만큼 이 영화에서는 삼국지를 어떻게 묘사하고 있을 지에 대해서 기대를 하고 봤다. "삼국지: 용의 부활"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도 삼국지를 소재로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이 있었던 영화였다.

그건 아마도 "삼국지: 용의 부활"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도 역사적 고증이라는 측면이나 재해석이라는 측면에서 영화를 만들었다기 보다는 대중성 있는 스토리를 잘 구성하여 흥행 있는 영화로 만들기 위함이 목적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만약 이 영화가 대중성을 고려하기 보다는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정통 삼국지를 그려내려고 노력했다고 한다면 아마도 나 또한 이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겠지만 오우삼 감독이라면 대중성, 흥행성을 고려하지 그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는 않을 듯 싶다.

그런 점을 전제로 하고 영화를 봤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괜찮았던 영화였다. 그래도 삼국지를 통해서 우리가 알고 있던 인물들이 어떤 캐릭터로 어떻게 묘사가 되고 있는지 등을 보고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을 이 영화에서는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등등이 재미 아니겠는가?

다만 나 또한 이 영화를 볼 때는 이것이 2부작인 줄 모르고 보고 나서 '어라, 2부작이었어' 했었다. 그래도 1부가 전혀 영 아니었다거나 볼만한 꺼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래도 나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배역

최근에 나온 삼국지 관련 영화인 "삼국지: 용의 부활"보다 배역면에서는 훨씬 나았던 듯 했다. 뭐 800억을 쏟아부었으니 그만큼 넉넉한 자본으로 당대에 이름 있는 배우들을 써서 그랬다고 볼 수도 있겠다. 어쨌든 그런 점들을 차지하고 "적벽대전"에 나온 배역들은 썩 어울린다.

"삼국지: 용의 부활"보다 배역면에서 떨어진다고 하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조자룡이다. 그건 "삼국지: 용의 부활"의 주인공은 조자룡이었고 그 역할을 유덕화가 아주 멋지게 소화해서 그런 것이겠거니...

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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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에서 정통성하면 나오는 국가가 바로 한(漢)이다. 이 한나라의 마지막 황제인 헌제의 모습이다. 황제이나 황제가 아닌... 조조에게 휘둘림을 당하는 헌제의 캐릭터가 매우 잘 매칭되는 듯.

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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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의 캐릭터 치고는 후덕한 인상이긴 하나 "삼국지: 용의 부활"에서와 같이 간사해 보이지는 않다.

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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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는 "삼국지: 용의 부활"에 있는 유비와 뭐 50보 100보 수준이다. 그러나 "적벽대전"에서의 짚신을 꼬고 있는 유비의 모습이나 인상이 왠지 모르게 더 유비에 가깝다고 느껴진다.

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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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매가 매우 무섭게 나왔지만 그래도 "삼국지: 용의 부활"에서 적룡이 맡은 관우보다는 훨씬 관우답다고 생각된다. "적벽대전"에서는 관우가 상당히 멋스럽게 나오는데 그건 영화를 보면 안다.

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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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혈질의 장비도 썩 어울렸다. 캡쳐한 화면의 장면이 많은 서민들을 이끌고 퇴각하면서 추격하는 조조군을 후방에서 맞이하는 장비의 모습인데 나관중의 삼국지에서는 이 장면을 매우 멋스럽게 표현하고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그다지 멋스럽지가 않았다.

조자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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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자룡은 "삼국지: 용의 부활"에서의 조자룡과 비할 바는 못 된다. 후쥔이라는 배우라는데 왜 나는 이 모습을 보면서 엄정화 동생 영화배우 엄태웅이 떠올랐는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삼국지: 용의 부활"에서의 조자룡이 조금은 돋보이게 구성이 되었다면 "적벽대전"에서는 그나마 조금은 사실적으로 묘사되지 않았나 싶다.

제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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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의 금성무. 안 어울린다는 분도 있던데 나는 개인적으로 썩 어울렸다고 생각된다. "삼국지: 용의 부활"에서 나온 제갈량은 정말 아니었기에... 상대적으로 이 정도면 잘 어울린다고 본다.

주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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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는 사실 삼국지연의를 보면서 어떤 이미지를 그려본 적은 없다. 워낙 삼국지연의가 한의 정통성을 계승한다는 미명 하에 유비 중심으로 그리고 있다 보니 말이다. 그리고 삼국지연의에는 주유 이외에도 얼마나 많은 책사가 나오던가. 양조위가 맡아서 이제는 이런 이미지와 다르면 뭔가 어색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듯 싶다.

손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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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았던 배역이라고 생각했다. 이 장첸이라는 배우가 "와호장룡"에서 마적단 두목으로 나온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장첸을 떠올리면 도둑놈 이미지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니 이 배우 매우 매력있는 남자라는 생각이 든다. 남자인 내가 봐도 매력적이다. ^^

손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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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권의 여동생 손상향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여장부이면서 왈가닥인 이미지인데 잘 어울린다. 창천항로라는 만화를 보면 호피 무늬 옷을 입고 호랑이를 타고 다니는 것으로 묘사가 되어 있을 정도니... 아직도 유비에게 한 대사가 기억난다. "들어올테면 들어와봐" ㅋㅋㅋ 난 이런 여자가 좋아~ 매력있잖아.

소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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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의 아내 역할인데 뭐 캡쳐 화면이 그래서 그렇지 이쁘긴 하다. 근데 워낙 이런 류의 미인은 많은 요즈음인지라 이쁘긴 한데 매력적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구궁팔괘진(九宮八卦陳)


앞으로 구궁이나 팔괘나 많이 접할 일이 있기에 이런 데에 대한 지식이 많이 늘어날 듯 하다. 어쨌든 이 영화에서 가장 볼 만했던 장면이라고 한다면 바로 이 구궁팔괘진이다. 그러나 실제는 적벽대전에 이런 진을 쓴 기록이 없다. 그래도 볼 만하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다. ^^ 영화잖아~ 흥행해야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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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지 않은가? 실제 전투에서 이런 진을 쓴다는 것이 참으로 멋지다. 어린진, 학익진 뭐 이런 것과는 비할 바가 아니라고 본다. 팔괘진이 가장 멋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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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팔괘진에 적을 유인하기 위해서 손상향이 적들을 유도하고 이렇게 먼지 구름을 일으킨다. 왜? 팔괘진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말이다. 눈에 팔괘진이 보이면 누가 들어가려고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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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구름을 뚫고 나오면 이렇게 화살 세례가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 달려온 관성은 있겠다 앞으로 달리긴 달리는데 화살은 날라오겠다 피하기 위해서 간 길이 바로 팔괘진 속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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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괘진 안에 들어가면 이렇게 방패로 둘러 쌓여서 방패 아래로 긴 낫 같은 것으로 발목을 그어버린다. 그렇게 해서 쓰러지면 방패 열고 창으로 이 쪽 저 쪽을 쑤신다.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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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야 팔괘진 안에 들어오게 하려고 길을 넓게 해줬지만 점점 길을 좁게 하여 상대를 혼미한 상태로 몰아넣는다. 정말 멋진 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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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타고 있는 애들은 밧줄에 올가미를 만들어서 던져서 말에서 끌어내린 후에 밧줄을 잡아 당겨 자기네 진영으로 끌어들여서 창으로 쑤신다. 이래 저래 참 막막한 조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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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조조군이 남은 병력으로 원을 만들고 방패를 차곡차곡 쌓아 방어를 한다. 그리고 방패 사이로 창을 내밀고 돈다. 달려들기 이전에 회전하는 창에 의해 죽어나가는 촉,오 연합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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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어떻게 대응할까 궁금했는데, 위와 같은 밧줄에 가시 돋힌 쇠방망이(?)를 달아서 원을 그리면서 돌리고 그것을 잡아당겨서 방패든 조조군들을 튕겨 나가버리게 만든다.

이 전투가 역사적 사실과는 다를지라도 적벽대전을 통해서 오우삼이 삼국지의 묘미를 보여주려고 한 듯 하다. 팔괘진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써먹었는지 등을 이렇게 멋지게 보여줌으로써 개인적으로는 적벽대전을 볼 수 없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충분히 그런 아쉬움을 달랠만 했었다.


오우삼 영화의 단골 배우

아마 많이들 알 것이다. 홍콩 느와르하면 생각나는 영화. 바로 영웅본색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영웅본색보다는 첩혈쌍웅이나 지존무상을 더 좋아하긴 하지만. 오우삼의 영화에서 보면 항상 나오는 단골 배우가 있다. 적벽대전 1부에서도 나오는데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조조 진영을 훑고 가는 비둘기가 바로 그 단골 배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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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삼의 영화에 자주 출연했던 주윤발은 이번 영화에서 보이지 않는다. 워낙 쌍권총의 이미지가 굳어서 삼국지의 배역에는 안 어울렸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주윤발이 어울릴 만한 배역이 있을까? 딱히 떠오르는 인물이 없다.

2편이 기대된다~~~ 어떻게 멋지게 그릴지... 기대 이상이었으면 좋으련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