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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테마로 보는 영화 05. 도박을 소재로 한 영화 모음

도박 영화라고 하면 우리 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홍콩 영화부터 떠올릴 것이다. 홍콩 느와르의 테마인 의리와 배신 그리고 복수라는 메인 스트림을 쌍권총으로만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있었는지 어느 때부턴가 카드 게임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한 때 홍콩 영화는 도박 영화라는 인식이 될 정도로 도박 영화가 봇물처럼 쏟아지던 때가 있었다.

홍콩

당시의 홍콩 도박 영화 전성기 시절인지라 족보가 얽히는 경우가 많았다. 아래 소개되는 영화들도 그런데 실제 시리즈는 아닌데 흥행을 위해서 기존 영화 제목에 II 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하는 등 시리즈가 얽히는 그런 경우가 많았었다. 이런 홍콩 도박 영화의 시초격인 <도신>만 하더라도 우리 나라 개봉 시에는 정전자라는 이름으로 개봉되었었다.

01/ 도신


홍콩 도박 영화의 시초격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다. 당시의 홍콩 영화는 거의 유행을 만들다시피 했었는데 <영웅본색>에서 성냥개비를 입에 물던 것이 <도신>에서는 초코렛을 먹는 것으로 바뀌었다. 지금보다는 다소 앳되어 보이는 유덕화, 미스 홍콩 출신의 미녀 배우 장민, 그리고 당시에 홍콩 영화 배우 중에 한국 남자들을 설레게 했던 왕조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

이후 <도신2>, <도신3>가 나오긴 하지만 <도신>과 비할 바는 못 되는 듯. 더군다나 <도신3>에서는 주윤발조차 나오지 않는다. 그 자리를 여명이 메우고는 있지만 주윤발의 카리스마를 메우기에는 많이 부족했던... 그러고 보니 예전에 홍콩 4대천왕, 신4대천왕으로 불렸던 홍콩 배우들이 생각난다. 요즈음은 다들 뭐하고 사는지... ^^

02/ 도성


주성치를 일약 스타로 만든 영화. 짐 캐리가 <마스크>란 영화로 떴듯이 주성치는 이 영화로 알려지기 시작하여 <도학위룡> 등의 영화로 자기의 개성을 최대한 살린 영화로 승승장구한다. 어쨌든 이 영화는 의리, 배신, 복수라는 것과는 조금 거리가 먼 코믹 영화다. 주성치만의 독특한 코믹 연기로 흥행에는 어느 정도 성공한 영화.

그 이후에 <도성2>, <도성3>가 나오긴 하나 그것은 제목만 딴 것이고 주성치가 나오지 않는 영화다. 사실 <도성>에는 주성치라는 배우가 있었기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었기에 주성치가 나오지 않는 도성 시리즈는 보나마나한 영화일 수 밖에 없다.

03/ 도협


도성의 주성치와 도신의 유덕화를 끌어들여와서 만든 영화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지존무상3로 소개되고 영어 제목으로는 도신2로 되어 있다. 이렇게 족보가 엉켜있는 게 흥행을 위해서 기존 흥행한 작품의 다음 작품인 듯 보이게 하려고 한 것인데 이 영화는 그래도 재미있는 편이었다. 마지막 장면에 몇 초 나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주윤발이 살짝 나오는데 영화를 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출연했다기 보다는 다른 영화에 나온 장면을 가져왔다는 느낌이 드는...


이 도협도 <도협2>, <도협3> 시리즈로 나오는데, <도협3>는 족보가 불분명한 영화이고 <도협2>는 상당히 우리나라에서도 흥행한 영화였다. 내가 중학교 시절에 부산극장에 걸린 큰 간판이 위의 포스터에 있는 세 명의 얼굴. 그것을 보면서 얼마나 보고 싶어했었는지... ^^

이 영화에는 명장면이 몇 개 있다. 초능력으로 겜블링을 하는 사람들끼리의 대결이랄까? 뭐 어쨌든 당시에 중학생인 나로서는 너무나 멋져 보였던 그 모습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리고 <도성>인지, <도협>인지 <도협2>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주성치가 등장할 때 나오는 배경 음악. 아직도 기억한다.

중학교 시절에 나도 친구들이랑 카드 게임을 종종 하곤 했었는데 그 당시에는 내 별명이 주성치였다. 하도 까불까불하던 시절이라서 그런 별명이 붙었는지... 당시에 성문 영어 겉표지에 <도성>에서 주성치가 레이스를 하던 장면의 사진을 붙이고 다녔을 정도니 주성치라는 배우를 매우 좋아했던 시절이었다.  

사실 이 영화를 기점으로 해서 홍콩 영화는 도박 영화에서 SF 무협으로 넘어가는 시점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 이후로 본 영화들은 죄다 칼싸움하는 영화였으니 말이다. 그러면서 홍콩 영화에서 부각된 인물이 있는데 그게 바로 임청하였다. 이 시절의 임청하가 나오는 SF 무협물은 나오는 족족 본 것으로 안다.

04/ 지존무상


홍콩 영화 중에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홍콩 영화를 보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명작이다. 지금에야 거의 잊혀진 배우인 알란 탐이 나오는 이 영화에서는 또 하나의 유덕화 트레이드 마크를 하나 최초로 선보인다.(최초가 아닌가 싶다. 내 개인적인 생각에...) 바로 쌍코피다. 쌍권총도 아니고 쌍코피. ^^ 이 영화도 후편인 <지존무상2>도 있지만 역시 1편만한 2편은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던 작품이다.

내가 이 영화를 봤던 때가 중학교 1학년 때였다. 그 때 보고 얼마나 감동을 먹었는지 모른다. 그 때부터 홍콩 영화로 시작하여 영화에 심취했었는데 지금껏 그렇게 많은 영화를 카운팅하면서 보게 된 시발이 된 영화라고도 할 수 있겠다. 내게는 매우 의미있는 영화다.

05/ 지존계상



지존무상의 두 주인공 알란 탐과 유덕화가 다시 호흡을 맞춘 영화이긴 했으나, <지존무상>에 비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면이 많았던 영화였다.


헐리우드

01/ 21


도박 관련된 영화로는 가장 최근작이다. 홍콩의 도박 영화들에서 나오는 카드 게임은 내 기억으로는 대부분 5카드 포커로 알고 있다.(맞나? 기억이 가물 가물) 그런데 이 영화는 세븐 오디도 아니고 그렇다고 포커 게임으로는 주류를 이루고 있는 텍사스 홀덤도 아니다. 바로 블랙잭이다.

블랙잭에 얽힌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인데, 영화가 나오기 몇 년 전 아는 지인으로부터 블랙잭을 처음 배울 때 이 얘기를 들었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가 나왔을 때 너무나 반가웠었다. 도대체 몇 번을 봤는지 모르겠다. 정말 많이 봤다. ^^

02/ 쉐이드


이 또한 올해 본 영화이긴 한데 이런 영화가 있는 줄 몰랐었다. 그리고 주변에서도 이 영화를 잘 모르는 듯 하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국내에는 개봉 조차 안 했던 듯. 2003년작이고 도박을 소재로 했고 실베스타 스탤론이 나옴에도 왜 개봉이 안 되었는지 모르겠다.

이 영화도 괜찮다. 나는 이 영화를 미국판 타짜라고 부른다. 여기서 타짜 또는 홍콩 도박 영화에서 도신격의 사람이 바로 실베스타 스탤론이다. 실베스타 스탤론 여기서는 멋지게 나온다. 재미도 있다. 혹시라도 보지 않았다면 보기를 바란다. 제목은 <쉐이드>다.

03/ 라운더스


맷 데이먼이 출연하는 <라운더스>도 카드 게임이 주를 이루는 영화다. 이 때만 해도 맷 데이먼은 천재라는 캐릭터에 썩 어울리는 배우로 자리매김 하던 시절이었다. <굿 윌 헌팅>, <레인 메이커>등의 영화 속 캐릭터가 그러했고 실제 하바드 출신으로 각본까지도 쓰는 그였기에 그런 역할이 잘 맞는다고 할 수도...

물론 <본 아이덴티티> 이후로는 새로운 액션의 장르를 열어 이제는 천재형 첩보원의 전형적인 캐릭터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말이다. 한 때 코믹스러운 모습으로 왜 저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지만 그는 항상 천재라는 캐릭터에 퍽이나 어울렸던 배우다. <21>에서도 맷 데이먼이 주인공이었으면 썩 어울렸을 듯. 물론 맷 데이먼도 이제 나이가 좀 들긴 했지만...

그 외에 카지노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카드 게임이 아닌 일반적인 도박 영화들은 많이 있다. 레이싱도 있고(그렇게 따지면 <레드라인>도 도박 영화다.) 당구도 있고. 그러나 여기서는 도박 중에서도 카드 게임 관련된 것들만 놓고 내가 본 영화들을 정리해 본 것이다.

물론 한국에는 <타짜>라는 아주 재밌는 영화가 있긴 하지만 카드 게임이 아니라서 포함시키지 않았다. 따지고 보면 '섯다'를 중학교 시절에는 '땡이'로 20장의 카드로 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뭐 포함시켜도 무리는 아니지만 일단 카드가 아니라서 제외시킨 것~

혹시라도 이 외에 도박 관련 영화 중에서 카드 게임을 다룬 영화가 있다면 언제라도 알려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