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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오랜만에 본 부산 친구들

사실 부산에 내려가도 친구들을 보는 게 쉽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가 연락이 끊긴 것이겠지만,
내려가도 연락하는 애들이나 하지 다른 애들한테는 연락을 하지 않으니까.

추석때 부산에 내려가서 친구 성오한테 전화를 해봤더니
당구장으로 오라는 거다. 가봤더니 오랜만에 여러 친구들이 있었는데
근 14년 만에 처음 보는 친구들도 있어서 무척 반가웠다.

근데 웃긴 것은 14년 만에 보는 친구는 중학교 동창으로만 알고 있는 거다.
분명 중학교, 고등학교 같이 나왔는데... 쯔쯔... 술을 먹지 말라니까.
어쩄든 친구들 만나서 오랜 만에 즐거운 시간을 가졌었는데,
다음날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집에 들어갔다. 밤을 꼴딱 세고 말이다.
아무리 놀아도 보통 5~6시면 헤어지는데 10시가 넘어서야 돌아가다니...
도대체 뭐하고 놀았길래???


바로 당구다. 돈을 칩으로 바꾸어서 점당 2,000원 짜리 죽빵을 치는데
이거 좀 잘못치면 돈 꽤나 나간다. 내가 갔을 때는 4명이서 치던 것을
내가 가서 5명이서 쳤는데, 사실 내가 부산 친구들보다 실력이 하수인지라
들어갈까 말까 하다가 제일 잘 치는 홍렬이 녀석이 날이 아니길래 들어간 것이다.

그나마 선전해서 먹기는 대부분 내가 다 먹은 듯. 제일 큰 먹기 먹고 나니
몇 만원이 들어왔더라? 물론 결론적으로는 2만원 잃었지만...
항상 보면 옆에서 심판 봐주고 돈 받는 여인네들이나 따지
나머지는 거의 따는 사람이 없는 듯 하다.

이런 당구를 치면 항상 그렇지만 쓰리 쿠션이다 투 쿠션이다 말이 많다.
이게 각이 나오냐? 말이 되냐? 뭐 그런 얘기들... 그런데 웃긴게 목소리 크고
다수결이면 그게 정답이다. 난 분명 쓰리 쿠션으로 봤는데 투 쿠션 처리되다니...
그게 내가 친 공이 아니라 다른 친구가 친 공이었는데 난 아무 소리 안 하고 있었다.

그래도 난 거짓말을 못하는지라 뭔 문제가 생기면 나한테 와서 묻는다.
"승거이~ 니가 얘기해라." 그런데 나도 이제 살만큼 살았잖아~
친구들 세계에서 살아남아야지~ ㅋㅋㅋ "투 쿠션" 하면서 웃었다.
사실 나는 쓰리 쿠션으로 봤는데... 우기니까 투 쿠션이 되더라는...

그 날 하루였지만 많은 것들을 배웠다. 정말 부산의 200은 서울의 300 정도 수준인 듯.
무슨 가락을 치기만 하면 다 들어가? 정말 놀랬다. 얼마나 나름 긴장하고 집중해서 쳤는지...


그리고 옮긴 호프집. 호프집이라기 보다는 닭집이다.
배고프다는 친구들도 있어서 닭먹으러 간 것인데
사람들이 많다보니 여기 가자 저기 가자 말 참 많네...


이 녀석이 홍렬이다. 다마수 250. 근데 서울가면 300이상급이 되는 실력.
우리네들 사이에서는 미신 처럼 내려오는 얘기가 있는데,
명절날(설과 추석) 홍렬이 돈을 따면 그 다음 명절까지 재수가 좋다는...
그만큼 어지간해서는 돈을 잃지 않는 녀석이다. 해운대에서 경찰로 근무하고 있다.
같이 있으면 어지간한 경범죄는 그냥 넘어갈 수 있다는... ^^


같은 학교 출신은 아니지만 성오 덕분에 알게된 친군데
이 녀석은 이름이 정말 특이하다. "쾌만" 난 처음에 "캐만"인 줄 알았다.
이 친구도 일화가 하나 있는데 이거 약간 음란성인데...
얘기하는 거는 문제가 안 되는데 얼굴까지 나와 있는 녀석의 얘기를 하기는 그렇네.
담에 그냥 하나의 포스팅으로 따로 할 생각이다. 조만간에...
모르지~ 바로 담글에 밝힐지도... ^^

이 얘기 전해듣고 웃겨 죽는 줄 알았다. 배꼽잡고 얼마나 웃었던지...
그래도 쾌만이 성격 좋고 잘 놀고 착하다. ㅋㅋㅋ
그리고 다시 당구장으로... 피 튀기는 복수전을 끝마치고
잠시 가게 정리하고 온다고 갔던 성오 돌아와서 또 복수전. 헐~
날라다니는 홍렬이... 결국 나는 오링~ 음...

마지막 복수전은 쾌만이와 성오의 1:1 복수전인지라 나는 심판만 봤다.
역시 심판을 봐야 돈이 돼~ ^^ 점당 10,000원에서 급기야 20,000원까지 올라간 큰 판이었다.
오링될 때까지 하자는 둘의 피튀기는 게임 끝에 결국 게임비만 내고 똔똔~
그러게 왜 치냐고~ 졸려 뒤지겄는데...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잠시 눈을 붙였다가 일어나서 또 나갔는데
나가다 보니 한 때 괴정동의 수준을 한껏 올렸던 메리트 나이트였던 곳이
요번에 새로 오픈한다는 거다. 벌써 오픈했겠군. 살인 사건이 있어서
나이트 문을 닫았던 그 곳에 슈퍼돔 콘셉트(천장이 열린다나? 대전 유성에 있는 걸로 아는데)
로 새롭게 오픈한다는데 여기 죽돌이가 될 친구들 눈에 선하다~


성오랑 같이 바에서 맥주 마시다가 근처에 동창들 있다고 해서
합치기로 해서 간 곳이 소주방이다. 난 사이다만 마셨는데 소주방 들어간지
30분 정도 뒤에 밖에 나가서 다 게워내고 술 깼다.

성오가 한다는 소리가 "승건이는 여자가 있으면 절대 술이 안 취해.
아까 바에서 가시나랑 그렇게 떠들 때는 절대 안 취하드만
이제 취한다니까." 음... 그 때 원샷 하는 게 아니었는데...

말빨 쎈 내가 부럽더냐? 바에서 남자 둘이 심각한 얘기나 비즈니스 얘기면 몰라도
그게 아니면 앞에 있는 아가씨랑 농담 따먹기 하면서 재미있게 보내는 거지
나 없으면 그렇게 할 만한 사람이 없잖아~
나이트 가도 항상 내가 made 해두고 바톤 넘겨줬더니만... 다음번에는 국물도 없당~!


오랜만에 본 정식이(사진 왼쪽)은 머리가 많이 까졌다.
이 친구가 바로 내가 블로그에서 예전부터 얘기하던 사회단체 활동하던 친구다.
지금은 어딘지 모르겠지만 대안교육을 하는 교사로 있다.
올해 12월 달에 결혼한다고 문자 왔던데... 궁금하군... 상대가 누군지...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내가 그랬다. "정식이~ 우짤래!"
그랬더니 정식이 한다는 소리가 "와~ 개새끼야 부럽나?"
음... 역시~ 아직 정식이는 살아있다. ㅋㅋㅋ



부산 내려가면 항상 성오를 만나기 때문에 타게 되는 차가 있다.
벤츠 S500. 성오랑 정식이는 오랜만에 보는 지라 성오 차가 벤츠로 바뀐 줄 몰라서
구경한다고 한 번 핸들 잡아보는 중이다. 그래도 친구들 중에서
가장 고급차를 타고 다니는 성오. 뭐 나랑은 일적으로도 연계된 부분이 있는 친구다.
친구 잘 되면 좋지. 그러나 나도 잘 되어야지. 그래야 같이 뭔가를 할 수 있지~

간만에 본 친구들. 14년 만에 본 친구들도 이번에는 꽤나 많았었다.
다들 제각기 다양한 삶을 살고 있었고 자신의 길을 찾아 열심히 살고 있었다.
그래도 제일 잘 된 친구들은 대부분 집안에서 유산을 받았던지
집안 일 돕고 있는 친구들. 비아냥 거리는 조로 얘기하는 게 아니다.
사실이 그렇다는 것이고 친구니까 삐딱한 시선 보내지 않는다.

그래도 성오는 어디 가서도 술값은 다 자기가 다 낸다.
그리고 그걸 성오 자신도 그렇고 우리 친구들도 그렇고 당연하게 생각한다.
또 누가 잘 되고 그러면 그 친구가 쏘겠지.
서울에서나 더치 페이, 돌아가면서 쏘기가 있지
부산에서는 그냥 쏘고 싶은 사람이 쏜다.

어쨌든 저번 추석 때 부산에 내려가서 짧지만 재밌게 많은 추억들을 남겼던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