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라면 질 수도 있다
MMA에서 졌다면 그런 표현을 써도 무방하겠지만, '2008 삼보월드챔피언십'에서 졌다면 그럴 수도 있는 거다. 일단 삼보 경기는 룰이 다르다. 타격이 제한적이라 그라운딩 위주의 경기다. 효도르의 장점하면 빠른 핸드 스피드와 타격 센스, 힘, 그라운딩등의 기술 밸런스가 좋다는 것인데, 그 중에 일부가 제한적이라면, 효도르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효도르가 헤비급 복싱 경기에 나가면 이길 수 있을까? 또는 아부다비 컴뱃 경기에 나가면 항상 이길까? 즉 룰이 다르면 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MMA에서도 효도르가 패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당분간은 그런 결과가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효도르가 MMA 경기에 임하는 것과 삼보 경기에 임하는 것은 아마 마음 자세부터 많이 차이가 있을 듯 싶다. 당신이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알 거 아니겠는가?
물론 이번 경기도 지려고 나간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인터뷰에 패배를 인정하면서 변명 조차 하지 않았고 이기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 조차 정말 챔피언다웠다. 그러나 실상 삼보 경기에서는 기존에 진 경기들이 있었다는 것을 아는 나로서는 이게 그리 대단한 결과로 치부되는 것 자체가 우습다.
효도르의 삼보 패배 전적
1998 전 러시아 삼보 선수권 대회 3위
1999 국제 삼보 선수권 우승
2000 전 러시아 삼보 선수권 3위
2001 RINGS 헤비급 챔피언
2002 RINGS 무차별급 챔피언
2002 그리스 코만도 삼보 세계 선수권 대회 개인전, 단체전 우승
2002 파나마 코만도 삼보 세계 선수권 대회 무차별급 챔피언
2004 PRIDE 헤비급 챔피언
기존에 선수소개로 올린 글에 전적들을 옮겨놓은 것이다. 눈에 띄는 것들이 3위 전적이다. 이것은 전적이라기 보다는 타이틀 획득한 기록들이니 실제는 더 많을 수도 있겠다. 유도 경기에서 3위, 삼보에서 3위 두 번. 즉 준결승에서 패해서 결승에 못 올라갔다는 얘기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준결승에서 패하고 3위로 입상했듯이 말이다.
실제로 MMA 룰이 아닌 경기에서 패배 경험이 4번 있다고 하니 더 있을 지도 모르겠다. 즉 준결승에서 패배해서 3위로 입상하지 못하고 그 전에 패배를 해서 탈락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물론 나는 그런 경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패배 경험이 4번 있다고 하니 하는 소리다. 내가 아는 바로는 이번 포함하고 유도, 삼보 경기 포함해서 4번이다.
물론 효도르가 절대 강자로 생각하고 절대 그의 신화가 깨지지 않기를 바라는 팬의 입장에서야 완전 무결하게 지는 경기가 없기를 바라겠지만 언젠가는 분명 효도르도 지는 때가 있을 것이다. 허나 이번 경기는 그런 패배와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웃기는 기사들
스포츠 기자들이 그냥 휘갈겨서 낚시성 제목만 양산하는 듯 하다. 그 중에는 정말 황당한 기사도 있었는데 조선일보의 "효도르, WAMMA서 명예회복 가능할까?"라는 기사다. 여기서는 이번에 삼보 경기에서 이긴 이바노프랑 효도르가 MMA에서 내년 초에 재대결한다고 적어놓고 있다.
정말 어이가 없다. 내년 초에 열리는 경기에서 붙는 상대 선수는 블라고이 이바노프가 아니라 안드레이 알롭스키거든요~? 아무리 그런다 해도 이렇게 틀리게 보도하는 것은 실순데... 빨리 고쳐야 할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