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식인의 서재를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티스토리 사용자 분들 중에서는 아예 네이버 아이디도 갖고 있지 않은 분들도 계시니 모르는 분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식인의 서재를 보면 얕은 독서층을 두텁게 만들고 또 독서가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등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것으로서 충분히 의미가 있는 일이긴 합니다.
그러나...
가끔 여기에 올라오는 지식인의 인터뷰를 보면,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짝눈의 지식인들이 있습니다. 아무리 제가 그 지식인에 대해서 호불호를 한다 하여도 또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하여도 인터뷰 내용은 인터뷰 내용만 갖고 얘기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 인터뷰 내용이 괜찮으면 '오, 이런 면도 있었네'하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오늘 들어가서 최근 것들을 보면서 이런 얘기를 꼭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무슨 얘기인고 하니 인터뷰 내용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마시라는 얘기입니다. 이 말은 네이버에서 시간과 용량을 생각해서 편집을 했기 때문에 발생할 수도 있는 문제도 있겠지만 인터뷰 내용을 들어보면 지식인이라고 명명될 지는 몰라도 그 말이 퍽이나 입에 발린 소리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아래는 독서를 삶의 일부로서 생각하는 독서가들을 위한 글입니다.
말. 말. 말.
"인간이 되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된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은 독서력에서 나온다."
부분을 두고 꼬투리 잡기식 발언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위와 같이 얘기를 한다는 것은 독서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을 얘기하고자 하는 것이죠. 독서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합니다. 그러나 그런 의미들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이면도 잘 살펴봐야한다는 것이지요. 그냥 쉽게 하는 얘기를 꼬투리 잡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런 발언을 한다는 것은 독서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물론 1:1 독대를 하면 제가 몇 개의 질문만 던져도 자기 논리가 부분적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고 봅니다. 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인간이 되는 것과 독서를 하는 것은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여기서 얘기하는 인간이라는 것 인간미가 있고 바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독서를 해야만 가능한 것일까요? 그럼 여기서 말하는 독서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책을 읽는다는 뜻이긴 합니다만 제가 항상 강조하는 사유의 과정이라고 대입을 시켜봅시다.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지요.
만약 이런 뜻으로 얘기를 한다면 적절한 용어 선택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뭔 말인고 하니 저런 말을 할 때 다른 이들이 오해를 할 수가 있으니 다시 부연 설명이 들어가야 된다는 겁니다. 그게 아니라면 저런 표현이 아니라 다른 표현이 되어야 하는 것이죠. 또한 책을 많이 읽는다고 능사는 아닙니다. 결코! 오히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 빠지는 우물도 있지요.
또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과 독서력의 상관관계를 볼까요?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저런 얘기를 하는 사람은 그것에 대해서 아주 설득력 있게 얘기할 수 있는 수준의 사람은 아닙니다. 왜냐면 다독의 우물에 빠진 전형적인 지식인이거든요.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고 참조하는 데에 능한 지식인입니다. 그래서 울림이 있다거나 들어볼 말이 그의 책에는 거의 없지요.
독서는 혼자만의 시간에 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되기는 합니다만 경험과 같이 다른 것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은 기를 수 있습니다. 오히려 경험은 독서보다 그 효력면에서는 더 강력합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기에 독서도 필요한 것이지요. 그러나 많은 이들이 독서에 대해서 그 좋은 점만 얘기를 하고 그 이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그것은 바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없어서 그런 겁니다. 깊이 있게 그것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고 그냥 흘러가듯이 독서는 누구나 다 인정하는 것이니 자신만의 어휘로 약간 표현을 달리 했을 뿐이지요. 독서를 자칫 잘못하면 지식이 아니라 정보에 치우치기 쉽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 보다는 책에만 의존해야하는 점도 생깁니다.
이는 제가 '인용할 때도 인용하는 수준 차이는 있다'라는 글에서 얘기한 것과 맥락은 비슷합니다. 그러면 이 시대의 지배적인 서양식의 사고 방식으로 접근하면 그 매커니즘이 어떻게 될까요? 나름 그것을 요즈음 집필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저는 동양식의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입니다. 단지 이 시대는 서양식의 사고 방식에 익숙해 있어서 그런 방식을 차용하고 있을 뿐이지요.
뭐든지 장단점이 있습니다. 동전의 양면, 양날의 칼로 표현이 되기도 하지요. 그것을 두루 살피고 스스로 판단하는 과정이 없으면 남들이 지식인이라고 명명한다 해도 유명세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 나라는 유명세 하나로 돈 벌기가 쉬운 나라입니다. 연예인만 봐도 일단 뜨고 나면 평생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지요. 그러다 보니 한 번 뜨기 위해서 온갖 힘을 다 쓰는 것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꾸준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항상 노력하고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해야합니다. 더이상의 발전이 없고 정체되어 있는 사람은 자신의 그릇이 그 정도 수준인지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문제는 자기 스스로는 그런 그릇의 크기를 가늠하지 못하고 실제보다 더 크게 생각한다는 것이지요. 제가 가장 두려운 사람은 그릇을 스스로 넓히는 사람입니다. 제가 지향하는 바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래도 지식인의 서재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꺼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서비스가 많아지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요. 허나 그것을 접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받아들일 때 잘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습니다. 물론 초보 독서가들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나쁘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말입니다. 초보 독서가들은 나중에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을 거쳐가면서 그게 변하는 자신을 보게 될 겁니다.
그러나 지식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을 향해서는 지적할 것은 지적해줘야 하겠지요. 그들이 돈을 많이 버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지식인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연관성은 있겠지요. 다만 그 연관성이 무엇으로 돈을 버느냐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습니다. 언젠가 꼭 독서에 대해서 내 생각을 온연히 담은 글을 적겠습니다. 돈이 안 된다 해도 꼭 하고 싶은 일 중에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