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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변명 같겠지만 담배가 늘었던 이유를 생각해봤더니

왜 담배가 갑자기 며칠 사이에 하루 2갑으로 늘었을까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바로 원고를 적을 때 줄담배를 태우더라는 것이다.
말을 많이 할 때나(누군가 대화를 할 때나) 술자리에서 줄담배를 태우곤 했는데
그건 줄담배 수준도 안 되게 계속해서 담배를 피워댔던 것이다.

왜 글을 쓸 때는 담배를 피울까? 담배를 피우면 생각하는데 별 도움도 안 되는데.
불현듯 떠오른 것은 절제된 어조로 글을 쓰기 때문에 그런 듯 하다.
내가 원고를 쓸 때 가장 힘든 것은 이거다. 절제된 어조.

내 글에는 살성(殺性)이 있는 거 같다.
나름 비판을 한다고 해도 그런 살성(殺性)이 묻어나오다 보니
적어도 일반인들에게 선보이게 될 책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게 하려고
절제된 어조를 쓰는데 그게 여간 쉽지가 않다. 적어도 나에게는...

블로그에 글쓰기는 이건 책쓰기와는 천지 차이다.
비슷한 거 같아도 전혀 그렇지 않다. 수백페이지의 내용을
머리 속에 담아두고 글을 적으면서 뒷부분을 생각해서
적는 글과 생각의 단편을 끄적거리는 블로그 글쓰기는 차원이 틀리다.

게다가 지금 적는 책은 접근 방식 자체를 기존의 책과 달리하고 있고
일반 대중을 위한 자기계발서를 적고 있기 때문에 뭐 하나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처음에는 그냥 가볍게 생각했었는데(다루는 주제가 생각과 관련된 것인지라 자신있었고)
지금은 엄청 신경을 쓰면서 글을 적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전문서가 아닌 대중서이기에 쉽지가 않다는 거다.
게다가 대중서이지만 전문가들이 읽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 수준을
내가 바라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힘든 거고.

그러나 이런 거는 사실 시간을 들여서 생각을 하면 된다.
뭔가 보이지 않을 때 생각에 잠기다 보면 복잡한 생각 속에서
뭔가 실마리가 풀려나가곤 했으니까...

그런데 절제된 어조는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다.
아무리 의식하고 적는다 해도 말이다.
그게 내게는 스트레스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도 든다.

스트레스 아닌 스트레스. 그래서 담배가 늘었던 것인가?
근데 사실 글을 쓸 때 담배가 늘었던 것은 글을 쓰면서
입이 심심해서 계속 물고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블로그에 글쓰는 것이라도
내 글에 섞여있는 살성(殺性)을 빼는 연습을 해야겠다.
그러지 않고서는 오히려 그 살성(殺性) 덕에 내가 힘들어지니 말이다.

강한 어조도 때로는 필요하겠지만 가끔씩 블로그에 올린 내 글을 내가 봐도
'음. 내가 왜 이랬을까?'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 것을 보면
강한 어조가 아니라 살성(殺性)만은 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내 탓이다. 노력하고 연습하면서 바꿀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