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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 이 영화 자체가 슬럼독 밀리어네어다


나의 2,806번째 영화. 개인적으로는 재밌게 보긴 했지만 그렇게 감동적이라고 할 수는 없는 영화였다. 소설이기 때문에 허구라는 것을 알고 봤지만 개연성을 생각하면 많은 부분에서 관대함으로 영화를 봐야했기에 그리 좋은 점수를 주고 싶지는 않지만 꽤 재미는 있었기에 개인 평점 8점의 영화.

이 영화보다는 <지상 최고의 게임>이 더 감동적이다. 물론 내가 실화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소설을 영화로 했다고 하면 내가 수긍할 만해야 하는데 이 소설을 뭐랄까 개연성이 조금은 미약한게 흠이다. 거기에 적절한 로맨스가 들어가면서 그닥 내게는 와닿지는 않았던 영화였다.


원작 Q&A

슬럼독 밀리어네어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강주헌 옮김/문학동네

원작은 Q&A인데 슬럼독 밀리어네어 영화에 맞춰 제목이 바꿔서 나왔다. 요즈음 스크린셀러 열풍이라고 하는데(TV에서 봤다.) 이는 표면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왜 스크린셀러가 열풍인지 이면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이런 것을 보면서 참 많은 사람들은 보이는 현상에만 집중한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껏 그래왔던 것이 두드러지게 보이게 되었을 뿐이다. 왜? 그걸 잘 보길...(물론 출판 관계자라면 도움이 되겠지만 말이다.)


현실과 영화 사이

전해 들은 바에 의하면,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실제 빈민가 출신에서 뽑았다고 한다. 그런 그들이기에 이 영화를 통해서 전세계에 주목을 받게 되었으니 이 영화는 그네들에게 현실 세계에서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되는 계기를 마련해준 것일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실제 있었던 일이라면서 들은 바에 의하면...

영화가 주목을 받자 영화의 주인공들도 덩달아 주목을 받아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기 시작했단다. 처음에야 즐거웠겠지만(주목을 받으니까) 계속 되는 스케쥴에 피곤한 주인공들은 인터뷰 도중에 더이상 인터뷰 하고 싶지 않다고 했더니 옆에 있던 부모는 급기야 애를 때리면서 계속 하라고 했단다.

어렵게 살다가 이제 돈 좀 벌자고 그런 행동을 했을 수도 있다. 충분히 이해한다. 다만 나는 이런 얘기를 하고 싶다. 누구나 돈은 탐낸다. 부유하다고 해서 돈을 탐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가난하다고 해서 돈을 탐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똑같다는 얘기다.

단지 물질을 바라보는 가치관에 따라서 어떤 상황에 태도가 달라지는데 그것에 따라 그 사람의 가치관을 판단할 뿐이다. 문제는 여기서 비롯된다. 그 상황을 처음 겪으면 그 어느 누구도 자신이 갖고 있던 가치관보다는 돈에 눈이 멀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한 법이다.

영화의 주인공 부모들이 잘못되었다기 보다는 그런 경험을 처음 해봤기 때문에 대부분이 하는 행동의 패턴을 보여줬을 뿐이다. 그렇게 돈을 벌면서 생활이 윤택해지고 여유가 생기면 스스로 반성하는 날이 올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어떻게 해서든 돈을 끌어모으자는 생각이 강한 듯 하다.

이게 첫 성공의 딜레마다. 첫 성공은 달콤하지만 인생에서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성공을 못 해보면 결코 그것을 알 수가 없는 법이다. 실패만 해서는 결코 그것을 얻지 못한다. 고로 필요한 과정의 하나일 뿐이다.

덧] 리뷰 적고 나서 며칠 지나니 이런 기사가 눈에 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