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언장담을 했었다. 지인들에게 기대 맘껏 하라고.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상을 보여줄 자신있다고. 그러나 지나친 자신감은 오히려 반대급부를 불러오기 마련이다. 나를 믿고 지지해주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일단 보자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고 그건 내가 지인들의 입장이라도 마찬가지였을 터. 그러나 그렇게 얘기했던 건 그렇게 생각한다 해도 그 이상을 보여줄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책을 출판할 출판사 사장님 외에 두 분의 지인에게 비공개를 원칙으로 원고를 보냈었다. 한 분은 제가 범접할 수 없는 글필을 가지신 연대 신방과 출신의 지인이었고 다른 한 분은 출판계에서 이름이 알려진 고수다. 물론 내 원고를 동종 업체에 보내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출판 분야가 다르고 워낙 절친한 사이인지라 출판사의 시각에서 검토를 해준다는 순수한 의미였다.
출판계에 있으면서 직접적인 출판 일이 아니라 전사 업무를 했던 것이긴 했지만 그래도 출판계에 몸담고 있었기에 지인들을 통해 출판사 섭외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첫 책만큼은 결코 지인들을 통해서 섭외하고 싶은 생각 추호도 없었다. 왜? 오롯이 내 힘으로 출판사를 섭외하고 책 내용의 Quality로 승부하겠다는 나만의 자존심 때문이다.
사실 출판계에 떠나기 직전에 출판 일을 직접 배웠는데 그 때 사실 나는 책을 내고 싶지 내가 만들고 싶지는 않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기도 했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내가 Quality 있는 책을 낼 수 있을 꺼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름 생각했다. 언젠가는... 언젠가는... 꼭 내가 보여주고 만다. 그 때 생각했었다. 내가 말하는 Quality라는 게 어떤 건지 보여주겠노라고.
* * *
점심 때 즈음에 핸드폰이 울렸다. 원고를 빠르게 검토하고 나에게 피드백을 해주는 전화였다.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Excellent"라는 표현을 해줬다. 나를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난 돌려서 얘기하는 거 싫어한다. 직설적인 어법을 좋아한다. 아니면 아니다. 그렇다면 그렇다. 지인이라고 괜히 돌려서 얘기하고 좋은 얘기만 해주는 거 정말 싫어한다. 있는 그대로 얘기해주는 걸 좋아한다.
그걸 아는 지인에게서 그런 표현을 들었을 때, 노력한 보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분에게 원고를 드렸던 이유는 문체 때문이었는데 나더러 서술형 문체가 뛰어나다고 했다. 쉽고 재밌으면서도 깊이가 있다는 얘기와 함께. 나이는 삼촌뻘이지만 형, 동생하는 사이인지라 허울없이 지내는 사이라고 해도 무엇이 서로에게 중요한지 알기에 객관적으로 평해주었는데 그러니 다행이다.
* * *
집에 돌아와서 메일을 체크하는데 원고 검토 메일이 왔다. 사실 이 분은 내가 집필을 할 거라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분인데 간간이 하는 얘기에 내가 쓴 글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다. 돌아온 피드백에 있는 첫 표현은 이거였다. "엄청난 원고", "저자의 혼이 느껴진다." 재미도 있고 내용도 있고 생각도 안 할 수 없는 내용이라 오랜만에 즐거운 독서가 되었다고.
그리고 글 참 잘쓴다고. 솔직히 기분이 좋았다. 누군들 집필을 하면서 고생을 안 하는 사람이 어디있겠냐만은 나같은 저자 정말 찾기 드물다는 얘기까지 해줬다. 블로그에 올리는 글과는 사실 비교를 불허한다. 왜냐면 블로그의 글을 그냥 생각나는 대로 글을 적어나가는 거지만 책은 생각을 정리해서 쓰는 글이기 때문에 다르다. 내가 적은 글이지만 블로그의 글과는 격이 다르다.
* * *
사실 원고에 대해선 자신 있는게 대중서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적었지만 결코 어떤 특정 독자가 아니라 인간이면 누구나 필요하기에 전세계 어디에 내놔도 자신있다 할 정도가 아니면 탈고하려 하지 않았다. 내가 올리는 리뷰를 보면 알겠지만 내가 어지간해서는 좋은 책이라는 얘기 잘 안 한다. 게다가 나름 책쓰기는 그런 게 아니라고 동영상 강좌까지 올렸던 사람이다.
그런 내가 책을 적어서 뭔가를 보여준다고 한다면 사실 내 스스로는 부담스러워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래 해봐라. 니가 해봤자 뭐 얼마나 하겠냐?'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블로고스피어에서의 내 아이덴티티가 다소 까칠하고 직설적인 사람 아니던가? 그러니 그렇게 생각하는 거 당연하다. 그러나 난 부담스럽지 않았다. 자신있었으니까. 보여주면 되니까.
분명 나는 탈고하면서 겸손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겸손이 책 내용에 자신이 없어서 그러는 겸손이 아니다. 그런 생각으로 오해를 살 수도 있기에 난 분명 자신있다고 떳떳이 밝혔다. 어차피 내 원고는 내 손을 떠났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그 내용 그대로 공개가 될 것이다. 그러니 모든 건 책 내용을 보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껏 나를 많이 안다고 생각했던 지인들이라도 정말 내 머리 속에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내가 아니면 알 수가 없듯이 내가 블로그에 글을 적어도 답답했던 부분들이 많았다. 그게 잘못 표현되어 공격적이고 직설적인 어법이 되었던 지난 세월이었기에 나는 이 책에서 정말 많은 걸 보여주고자 최선을 다했다.
보여줬으니 이제는 겸손해질 수밖에 없는 법이다. 이제는 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사는 사람인지 책 내용을 통해서 알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자신있으되 겸손해질 수밖에 없는 거다. 어쨌든 글쓰기의 고수, 출판계의 시각에서도 그런 얘기를 한다는 건 그래도 칩거하면서 고생했던 지난 시간이 내게는 헛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듯 하다. 그래서 흐뭇하다.
책을 출판할 출판사 사장님 외에 두 분의 지인에게 비공개를 원칙으로 원고를 보냈었다. 한 분은 제가 범접할 수 없는 글필을 가지신 연대 신방과 출신의 지인이었고 다른 한 분은 출판계에서 이름이 알려진 고수다. 물론 내 원고를 동종 업체에 보내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출판 분야가 다르고 워낙 절친한 사이인지라 출판사의 시각에서 검토를 해준다는 순수한 의미였다.
출판계에 있으면서 직접적인 출판 일이 아니라 전사 업무를 했던 것이긴 했지만 그래도 출판계에 몸담고 있었기에 지인들을 통해 출판사 섭외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첫 책만큼은 결코 지인들을 통해서 섭외하고 싶은 생각 추호도 없었다. 왜? 오롯이 내 힘으로 출판사를 섭외하고 책 내용의 Quality로 승부하겠다는 나만의 자존심 때문이다.
사실 출판계에 떠나기 직전에 출판 일을 직접 배웠는데 그 때 사실 나는 책을 내고 싶지 내가 만들고 싶지는 않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기도 했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내가 Quality 있는 책을 낼 수 있을 꺼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름 생각했다. 언젠가는... 언젠가는... 꼭 내가 보여주고 만다. 그 때 생각했었다. 내가 말하는 Quality라는 게 어떤 건지 보여주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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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때 즈음에 핸드폰이 울렸다. 원고를 빠르게 검토하고 나에게 피드백을 해주는 전화였다.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Excellent"라는 표현을 해줬다. 나를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난 돌려서 얘기하는 거 싫어한다. 직설적인 어법을 좋아한다. 아니면 아니다. 그렇다면 그렇다. 지인이라고 괜히 돌려서 얘기하고 좋은 얘기만 해주는 거 정말 싫어한다. 있는 그대로 얘기해주는 걸 좋아한다.
그걸 아는 지인에게서 그런 표현을 들었을 때, 노력한 보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분에게 원고를 드렸던 이유는 문체 때문이었는데 나더러 서술형 문체가 뛰어나다고 했다. 쉽고 재밌으면서도 깊이가 있다는 얘기와 함께. 나이는 삼촌뻘이지만 형, 동생하는 사이인지라 허울없이 지내는 사이라고 해도 무엇이 서로에게 중요한지 알기에 객관적으로 평해주었는데 그러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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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서 메일을 체크하는데 원고 검토 메일이 왔다. 사실 이 분은 내가 집필을 할 거라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분인데 간간이 하는 얘기에 내가 쓴 글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다. 돌아온 피드백에 있는 첫 표현은 이거였다. "엄청난 원고", "저자의 혼이 느껴진다." 재미도 있고 내용도 있고 생각도 안 할 수 없는 내용이라 오랜만에 즐거운 독서가 되었다고.
그리고 글 참 잘쓴다고. 솔직히 기분이 좋았다. 누군들 집필을 하면서 고생을 안 하는 사람이 어디있겠냐만은 나같은 저자 정말 찾기 드물다는 얘기까지 해줬다. 블로그에 올리는 글과는 사실 비교를 불허한다. 왜냐면 블로그의 글을 그냥 생각나는 대로 글을 적어나가는 거지만 책은 생각을 정리해서 쓰는 글이기 때문에 다르다. 내가 적은 글이지만 블로그의 글과는 격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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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원고에 대해선 자신 있는게 대중서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적었지만 결코 어떤 특정 독자가 아니라 인간이면 누구나 필요하기에 전세계 어디에 내놔도 자신있다 할 정도가 아니면 탈고하려 하지 않았다. 내가 올리는 리뷰를 보면 알겠지만 내가 어지간해서는 좋은 책이라는 얘기 잘 안 한다. 게다가 나름 책쓰기는 그런 게 아니라고 동영상 강좌까지 올렸던 사람이다.
그런 내가 책을 적어서 뭔가를 보여준다고 한다면 사실 내 스스로는 부담스러워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래 해봐라. 니가 해봤자 뭐 얼마나 하겠냐?'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블로고스피어에서의 내 아이덴티티가 다소 까칠하고 직설적인 사람 아니던가? 그러니 그렇게 생각하는 거 당연하다. 그러나 난 부담스럽지 않았다. 자신있었으니까. 보여주면 되니까.
분명 나는 탈고하면서 겸손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겸손이 책 내용에 자신이 없어서 그러는 겸손이 아니다. 그런 생각으로 오해를 살 수도 있기에 난 분명 자신있다고 떳떳이 밝혔다. 어차피 내 원고는 내 손을 떠났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그 내용 그대로 공개가 될 것이다. 그러니 모든 건 책 내용을 보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껏 나를 많이 안다고 생각했던 지인들이라도 정말 내 머리 속에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내가 아니면 알 수가 없듯이 내가 블로그에 글을 적어도 답답했던 부분들이 많았다. 그게 잘못 표현되어 공격적이고 직설적인 어법이 되었던 지난 세월이었기에 나는 이 책에서 정말 많은 걸 보여주고자 최선을 다했다.
보여줬으니 이제는 겸손해질 수밖에 없는 법이다. 이제는 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사는 사람인지 책 내용을 통해서 알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자신있으되 겸손해질 수밖에 없는 거다. 어쨌든 글쓰기의 고수, 출판계의 시각에서도 그런 얘기를 한다는 건 그래도 칩거하면서 고생했던 지난 시간이 내게는 헛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듯 하다. 그래서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