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영화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원작 소설의 뉘앙스와는 조금 다른 듯한 느낌


나의 2,879번째 영화. 사실 2,879번째가 아니라 오래 전에 봤던 영화인데 통계에 카운트가 안 되어 있어서 추가시켰다. 매번 영화를 볼 때마다 정리(현재는 엑셀로 하고 있다.)하는 게 그리 쉽지가 않아 몰아서 하다보면 가끔씩 이런 경우가 생긴다. 

<더 리더>는 원작 소설을 먼저 접했고, 영화를 나중에 봤다. 독서클럽을 운영하고 있기에 <더 리더> 원작 소설로 토론도 했고, TOZ에서 독서클럽 회원들과 같이 영화를 보기도 했었다. 결국 나는 두 번 본 셈이다. 

※ 주의! 스포일러를 싫어하는 나지만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 ^^


원작 소설 <더 리더>: Novel <the Reader>

처음에 영화로 나온다고 했을 때 여배우부터 봤다. 케이트 윈슬렛. 연기파 배우이자 좋은 영화 골라서 맡는다는 배우. 왜 여배우부터 봤냐면 영화를 봤거나 소설을 읽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야한 장면이 나온다. ^^ 그런데 케이트 윈슬렛은 그다지 몸매가 좋지 않다. 다소 볼륨이 있는 몸매의 소유자인지라...

그럼 원작 소설에 충실해서 얼마나 적나라하게 묘사를 할까? 궁금했다. 당연히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것이니 몇몇 떠오르는 장면들은 당연히 영화에서는 반영이 안 되겠거니 하고 생각하면서도 궁금했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얼마나 영화가 원작 소설에 충실한지도 궁금했다. 그렇게 기대하면서 본 게 <더 리더>다.

이렇듯 원작 소설을 읽고 나서 영화를 접하게 되면 소설을 읽을 때 상상했던 장면들이 어떻게 화면에서 그려질 지 매우 궁금해진다. 이게 원작 소설이 있는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이기도 하다.


케이트 윈슬렛: Kate Winslet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함께 나온 <타이타닉> 때만 해도 젊어보였는데 나보다 한 살 밖에 많지 않으면서 나이 들어보이는 배우다. 그게 아무래도 몸매가 좀 펑퍼짐해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그래도 배우는 연기를 잘 해야지. 연기력은 뛰어난 배우니...


<타이타닉> 같이 출연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다시 호흡을 맞췄던 <레볼루셔너리 로드>만 봐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더 늙어진 듯한 느낌을 준다. 어쨌든 그래서 나는 <더 리더>를 볼 때 큰 기대를 안 했다. 원래 케이트 윈슬렛이 바빠서 출연 제의 요청을 거부했을 때, 주인공 역을 니콜 키드먼에게 맡길라고 그랬단다. 그런데 니콜 키드먼이 임신하는 바람에 케이트 윈슬렛에게 재요청을 했다는...

니콜 키드먼이 맡았다면 몇몇 장면 볼 만했을 것인데 아쉽다. ^^ 그래도 <더 리더>의 주인공에는 케이트 윈슬렛이 훨씬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원작 소설과 영화: Novel and Movie

원작 소설에서는 그렇게 느끼지 않았었는데 영화를 보면 이런 느낌이 든다. 케이트 윈슬렛이 랄프 파인즈의 사랑이 식어서 자살을 했다는 느낌. 원작 소설을 보면 꼭 그런 느낌이 들지는 않는데, 영화를 보면 그런 느낌이 들도록 구성이 된 듯.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적어도 그렇게 느꼈다는...


몇가지 궁금한 점: a few Questions

원작 소설이나 영화나 매한가지인데 토론에서도 참 궁금했던 점이었던 부분이다. 결론은 안 났지만(결론을 낼 수가 없지. 상상하기 나름이니까.) 이해가 안 되서 몇 마디 끄적거려 본다. 

1) 마이클(랄프 파인즈)은 왜 답장을 안 해줬을까?


성의를 들여서 녹음을 하고 테이프를 보내주면서 답장은 왜 안 해줬을까? 과거의 추억 속 그녀는 문맹이었기 때문에 그 추억 속의 그녀 그대로의 모습으로 남기고 싶어서였을까? 개인적으로는 마이클의 사춘기 시절 추억의 중심에 있는 그녀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 아닐까 한다.

다른 여러 이유들은 영화 내용들을 보면 모순되는 부분들도 많이 있지만 이런 이유라면 충분히 설득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는 달리 말하면 지금 늙어버린 그녀를 보고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마이클은 알고 있기에 그녀가 자살하기 전에 면담을 할 때 과거에 대해서 별로 생각이 없다고 하는 게 아닐까?

그녀는 예전처럼 대하려고 하는데 마이클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고 사춘기 시절의 좋은 추억으로 남기려고 하다 보니 일부러 그렇게 대답한 것이라 생각한다.

2) 한나(케이트 윈슬렛)은 왜 자살했을까?

영화에서는 마치 마이클의 냉담한 반응 때문에 자살한 것처럼 느껴지게 만드는데 여러 이유를 상상할 수는 있겠지만 자살하는 한나에 대해서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 세상에 다시 돌아갔을 때 마이클이 자신을 도와주지 않을 것도 아니고(세상으로 나갔을 때의 두려움 때문은 아니라는 얘기) 법정에서까지 문맹이라는 걸 들키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도 아니고 (이미 마이클이 다 알게 된 걸 아는 한나이기에) 도대체 뭐 때문에 자살을 하느냔 말이다.

마이클의 냉담한 반응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면 그건 매우 이기적인 생각이다. 언제는 자존심을 지키려고(문맹임을 들키지 않으려고) 마이클을 버리고 도망가더니(마이클보다 자기 자존심이 중요하게 생각한 듯) 이제는 문맹임이 들통나자 마이클을 붙잡으려고 한다는 건 뭐랄까 매우 이기적인 거 아닌가? 

그게 그토록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갈 정도로 심각한 문제였는지 모르겠다. 내가 가진 가치관으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별의별 사람 다 사는 세상이니 그럴 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두더라도 이건 소설이니까 나름 작가가 만든 캐릭터이니 작가의 의도에 따라 그렇게 했을 거 아니겠느냔 말이다. 그런데 왜 그렇게 자살을 하게 만들어서 이해 안 가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작가는 어떤 생각으로 한나라는 캐릭터를 자살하게 만든 것일까? 어쨌든 영화는 개인 평점 8점의 영화다. 소설을 보고 나서 영화를 본 지라 소설의 내용을 꼽씹으면서 어떻게 묘사될 지를 중점적으로 봤는데 재밌었다. 내용을 다 안다고 해서 재미없을 거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내용을 다 알아서 재미있는 거다. 왜냐면 내가 그렸던 이미지가 영화 속에서는 어떻게 보여질 지 궁금하니까 말이다.


예고편: Trailer



뮤직비디오: M/V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부르는 You Raise Me Up의 배경으로 <더 리더> 영화가 쓰였다. 여자같이 곱상하게 생긴 남자를 엄청 싫어하는 나지만 임형주는 노래 하나는 끝내주게 잘 한다. 목소리 조오타~ 게다가 부르는 곡도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곡이라서 더 좋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