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서울에서 고등학교 동창 모임을 나간 적이 있었다. 처음 나간 모임이었는데 대부분 문과 출신으로만 구성되어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다지 친한 녀석들이 없었다. 게다가 사실 분위기가 그리 나랑은 맞지 않았던 것이 나는 고등학교 시절에 양아치 부류에 속해 있었기 때문이다.
뭐 어떤 부류에 속해 있었다고 해서 분위기가 맞지 않고 그런 건 사실 없다. 고등학교 시절에 나는 공부 잘 하던 부류, 여자친구 많은 부류, 싸움 잘 하는 부류 두루 두루 속해서 친했기 때문에 학생회장 선거 시에 내가 나가면 학생회장은 따놓은 셈이라고 할 정도였으니.
사실 내가 고등학교 3학년 시절에 학생회장 당선된 녀석이 선거 전에 나에게 찾아와서 선거 나갈 꺼냐고 물어봤었다. 관심없다 하자 자신을 밀어달라고 했을 정도다. 무효 처리가 되었겠지만 선거에 나가지 않은 내 이름을 적은 친구들도 있었다. 학생회장 선거날 당구장을 가니 친구들이 그런다. "회장님 오십니다." "내는 니 적었다. 아나?"
어쨌든 문과 출신이 주축이라서 그런 지는 모르겠지만 소위 말해 좀 나가야지만 참여 가능하겠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그네들이 스스로 그런 방어벽(?)을 만들려고 노력한 것은 결코 아니겠지만 전반적인 분위기가 좀 그랬다.
그래도 동창들보다 경험적인 면에서 빨랐던 나였던 지라 그런 게 충분히 이해되기도 했다. 원래 이런 저런 경험을 하다 보면 지금 순간이 영원이라 착각하는 사회 초년 시절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 때 더 잘 해야하는데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당시 아무 것도 내세울 게 없었던 내가 그러면 뒤에서 과거에 좀 나갔다고 그런다는 소리가 나올 수도 있어서 말았다.
그 날 모임에서 조금 늦게 도착한 동창이 있었는데 이과 출신의 의사다. 그런데 말 한 마디 한 마디 할 때마다 욕이 배어 나온다. 원래 부산 출신들이 그렇긴 하지만 원래 그렇지 않은 녀석이 그러니 뭐랄까 거부감이 들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한 마디 했다. 대꾸하면 한 대 때릴 수도 있었을텐데.
"마. 니는 나이를 똥구멍으로 먹나? 와~ 새끼 욕 존나 하네."
사실 고등학교 3년 동안 그 녀석이 나보다 성적이 우수했던 시절은 그리 많지 않다. 중학교 때 이미 고등학교 주요 과목을 다 예습하고 간 나였기에 신나게 놀았지만 성적은 그리 떨어지지 않다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추락했던 나였기에 그 동창 모임에서 고등학교 시절에 나보다 공부를 잘 했다고 떳떳이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유일하게 VIP 투자자문의 대표인 준철이 밖에 없다.
동창 모임에 속하지 않은 동창들 중에 돈을 많이 번 친구도 있겠지만 이 모임은 공부를 좀 하면서 성공하는 반열에 있는 친구들이라고 해야할까? 뭐 그런 분위기였다. 그런 친구들이 보통 사회에 나가 인정 받기 시작하면서 겉멋 드는 경우가 참 많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굳이 그것을 뭐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는데 내 신경을 건드리거나 척 하면 그 때는 내가 그냥 넘어가지는 않는 편이다.
동창 모임에 나온 동창들 개개인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게다가 걔네들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려고 했던 것도 아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모여 있으니 그런 분위기가 형성된다고나 할까? 그네들끼리는 친하고 서로를 위하는 것 같은데 참 기분 묘했다. 그 날 이후로 기회가 안 되어 나가보지는 않았지만 굳이 시간 내어 참석하고 싶은 생각 또한 없었던 게 사실이다.
그리고 난 동창 모임에 대해서 까맣게 잊고 있었다...
며칠 전 부산에서 올라온 동창 정민이랑 술을 마셨다. 그런데 동창모임 얘기를 꺼낸다. 동창모임에 갔던 정식이가 전화가 와서 화를 내더라고 얘기하는 거다. 그 녀석 화내는 모습 보기 힘든데... 정식이라는 친구는 내 블로그에도 몇 번 언급되었던 친구로 사회적 기업에서 활동하다가 지금은 간디 학교 교사로 있는 친구다. 중학교 때부터 친구니 꽤나 오래된 친구.
정식이를 통하면 고등학교 친구들 다 연락이 된다고 할 정도로 발이 넓고 친구들 챙기는 녀석인데 그 친구가 화를 낼 정도라면 무슨 이유가 있겠거니. 불현듯 내가 동창모임 나가서 느꼈던 게 생각났다. 얘기를 하다보니 그런 이유 때문인 듯. 친구를 친구로 대하는 게 아니라는 그런 느낌.
나는 그런 부류의 동창들을 보면서 별로 인간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나는 오히려 고등학교 시절에 양아치 생활을 했던 친구들이 더 좋다. 왜냐? 그네들은 남자고 의리가 있기 때문이다. 친구를 친구로 대할 줄 알고, 단돈 1,000원이라도 내가 낼께 하면서 자신이 내려고 하고. 어려우면 돕는다.
내 동창만 봐도 이러하니 사회에서 좀 나간다는 것들은 어떨까 싶다. 그네들 중에는 블로그를 통해서 사람이 중요하다고 떠드는 녀석들도 있겠지. 그러니 내가 인터넷에서 떠드는 걸로는 절대로 그 사람에 대해서 좋게 보거나 하는 왜곡을 막으려고 직접 만나보고 대화하는 걸 좋아하지.
30대 중반이 되니 그래도 이런 저런 경험치가 쌓인 친구들이 서서히 변해가는 걸 느낀다. 바람직하게 말이다. 무엇이 더 중요한 지를 알고 어떻게 해야될 지를 스스로 생각하며 과거에 대해서 반성을 하고 좀 더 인간적으로 변해가는 친구들이 많다. 그에 반해 공부 좀 했다는 녀석들은 욕심을 내고 더 올라가려고 아웅다웅하면서 인간미를 잃어간다.
무엇이 옳다고 떠든다한들 세상이 변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그렇게 떠들어야지 좀 더 나은 세상이 올 거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겠지만(나도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인간이라는 것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다 보면 그렇지는 않다. 단지 이 시대의 흐름이 어떠한지를 있는 그대로 보려고 할 뿐.
그런 동창들도 언젠가는 느끼겠지. 인생이 항상 좋으리라는 법은 없으니. 인생의 과정 중에 일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러려니 하고 내버려둬라고 했다. 안 맞으면 안 보면 그만이니까. 그렇다고 달라질 건 없으니까. 그네들도 언젠가는 느끼게 될 것을 굳이 지금 말로 한다고 달라질 꺼리는 아니니 말이다. 모든 건 과정 속에서 해결되게 마련이다. 그 해결을 지금 당장 해야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뭐 어떤 부류에 속해 있었다고 해서 분위기가 맞지 않고 그런 건 사실 없다. 고등학교 시절에 나는 공부 잘 하던 부류, 여자친구 많은 부류, 싸움 잘 하는 부류 두루 두루 속해서 친했기 때문에 학생회장 선거 시에 내가 나가면 학생회장은 따놓은 셈이라고 할 정도였으니.
사실 내가 고등학교 3학년 시절에 학생회장 당선된 녀석이 선거 전에 나에게 찾아와서 선거 나갈 꺼냐고 물어봤었다. 관심없다 하자 자신을 밀어달라고 했을 정도다. 무효 처리가 되었겠지만 선거에 나가지 않은 내 이름을 적은 친구들도 있었다. 학생회장 선거날 당구장을 가니 친구들이 그런다. "회장님 오십니다." "내는 니 적었다. 아나?"
어쨌든 문과 출신이 주축이라서 그런 지는 모르겠지만 소위 말해 좀 나가야지만 참여 가능하겠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그네들이 스스로 그런 방어벽(?)을 만들려고 노력한 것은 결코 아니겠지만 전반적인 분위기가 좀 그랬다.
그래도 동창들보다 경험적인 면에서 빨랐던 나였던 지라 그런 게 충분히 이해되기도 했다. 원래 이런 저런 경험을 하다 보면 지금 순간이 영원이라 착각하는 사회 초년 시절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 때 더 잘 해야하는데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당시 아무 것도 내세울 게 없었던 내가 그러면 뒤에서 과거에 좀 나갔다고 그런다는 소리가 나올 수도 있어서 말았다.
그 날 모임에서 조금 늦게 도착한 동창이 있었는데 이과 출신의 의사다. 그런데 말 한 마디 한 마디 할 때마다 욕이 배어 나온다. 원래 부산 출신들이 그렇긴 하지만 원래 그렇지 않은 녀석이 그러니 뭐랄까 거부감이 들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한 마디 했다. 대꾸하면 한 대 때릴 수도 있었을텐데.
"마. 니는 나이를 똥구멍으로 먹나? 와~ 새끼 욕 존나 하네."
사실 고등학교 3년 동안 그 녀석이 나보다 성적이 우수했던 시절은 그리 많지 않다. 중학교 때 이미 고등학교 주요 과목을 다 예습하고 간 나였기에 신나게 놀았지만 성적은 그리 떨어지지 않다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추락했던 나였기에 그 동창 모임에서 고등학교 시절에 나보다 공부를 잘 했다고 떳떳이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유일하게 VIP 투자자문의 대표인 준철이 밖에 없다.
동창 모임에 속하지 않은 동창들 중에 돈을 많이 번 친구도 있겠지만 이 모임은 공부를 좀 하면서 성공하는 반열에 있는 친구들이라고 해야할까? 뭐 그런 분위기였다. 그런 친구들이 보통 사회에 나가 인정 받기 시작하면서 겉멋 드는 경우가 참 많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굳이 그것을 뭐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는데 내 신경을 건드리거나 척 하면 그 때는 내가 그냥 넘어가지는 않는 편이다.
동창 모임에 나온 동창들 개개인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게다가 걔네들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려고 했던 것도 아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모여 있으니 그런 분위기가 형성된다고나 할까? 그네들끼리는 친하고 서로를 위하는 것 같은데 참 기분 묘했다. 그 날 이후로 기회가 안 되어 나가보지는 않았지만 굳이 시간 내어 참석하고 싶은 생각 또한 없었던 게 사실이다.
그리고 난 동창 모임에 대해서 까맣게 잊고 있었다...
며칠 전 부산에서 올라온 동창 정민이랑 술을 마셨다. 그런데 동창모임 얘기를 꺼낸다. 동창모임에 갔던 정식이가 전화가 와서 화를 내더라고 얘기하는 거다. 그 녀석 화내는 모습 보기 힘든데... 정식이라는 친구는 내 블로그에도 몇 번 언급되었던 친구로 사회적 기업에서 활동하다가 지금은 간디 학교 교사로 있는 친구다. 중학교 때부터 친구니 꽤나 오래된 친구.
정식이를 통하면 고등학교 친구들 다 연락이 된다고 할 정도로 발이 넓고 친구들 챙기는 녀석인데 그 친구가 화를 낼 정도라면 무슨 이유가 있겠거니. 불현듯 내가 동창모임 나가서 느꼈던 게 생각났다. 얘기를 하다보니 그런 이유 때문인 듯. 친구를 친구로 대하는 게 아니라는 그런 느낌.
나는 그런 부류의 동창들을 보면서 별로 인간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나는 오히려 고등학교 시절에 양아치 생활을 했던 친구들이 더 좋다. 왜냐? 그네들은 남자고 의리가 있기 때문이다. 친구를 친구로 대할 줄 알고, 단돈 1,000원이라도 내가 낼께 하면서 자신이 내려고 하고. 어려우면 돕는다.
내 동창만 봐도 이러하니 사회에서 좀 나간다는 것들은 어떨까 싶다. 그네들 중에는 블로그를 통해서 사람이 중요하다고 떠드는 녀석들도 있겠지. 그러니 내가 인터넷에서 떠드는 걸로는 절대로 그 사람에 대해서 좋게 보거나 하는 왜곡을 막으려고 직접 만나보고 대화하는 걸 좋아하지.
30대 중반이 되니 그래도 이런 저런 경험치가 쌓인 친구들이 서서히 변해가는 걸 느낀다. 바람직하게 말이다. 무엇이 더 중요한 지를 알고 어떻게 해야될 지를 스스로 생각하며 과거에 대해서 반성을 하고 좀 더 인간적으로 변해가는 친구들이 많다. 그에 반해 공부 좀 했다는 녀석들은 욕심을 내고 더 올라가려고 아웅다웅하면서 인간미를 잃어간다.
무엇이 옳다고 떠든다한들 세상이 변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그렇게 떠들어야지 좀 더 나은 세상이 올 거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겠지만(나도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인간이라는 것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다 보면 그렇지는 않다. 단지 이 시대의 흐름이 어떠한지를 있는 그대로 보려고 할 뿐.
그런 동창들도 언젠가는 느끼겠지. 인생이 항상 좋으리라는 법은 없으니. 인생의 과정 중에 일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러려니 하고 내버려둬라고 했다. 안 맞으면 안 보면 그만이니까. 그렇다고 달라질 건 없으니까. 그네들도 언젠가는 느끼게 될 것을 굳이 지금 말로 한다고 달라질 꺼리는 아니니 말이다. 모든 건 과정 속에서 해결되게 마련이다. 그 해결을 지금 당장 해야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