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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손자병법을 다시 들춰야할 때

요즈음 사람 문제로 생각이 많다. 예전이라면 내가 어떻게 했을지 뻔했겠지만 요즈음은 좀 다른 면이 많다. 남들은 느끼지 못할 지 몰라도 내 스스로가 확실히 예전과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그것은 그만큼 인간이라는 어쩔 수 없는 동물을 있는 그대로 보기 시작한 후부터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하지만 그것도 어떤 때에나 적용되는 말인지라 항상 그렇다고 할 순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손자병법을 전략서로써 꼽곤 한다. 근데 문제는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손자병법을 보면 이거 아니다 싶은 전략이나 전술이 많다. 그러면서 배울 게 많다고 한다. 아이러니다. 자신은 그렇게 하지 못하면서 말이다. 이거 아니다 싶은 전략과 전술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건 인간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인간의 본성이란 게 원래 그렇기 때문이다.

좋은 면도 있지만 나쁜 면도 있다. 왜 좋은 면만 보고 나쁜 면은 보지 않고 감추려고 드는지 모르겠다. 이건 마치 성교육을 하지 않고 성에 대해서 숨기려고만 하는 것과 똑같은 거다. 인터넷에서야 좋은 말 지껄이는 참 선한 양반들이 많긴 하다만 나는 그들이 그런 말을 할 정도 수준인지는 사뭇 의심스럽다. 그 중에는 아주 머리가 좋아서 그런 척 하면서 거기에 맞춰 살려고 하는 인간들도 있다.

그런 게 보인다. 정말 그 사람은 원래 그래서 그런 것인지 이성적인 판단으로 자신을 거기에 맞춰서 그런 척을 하려고 노력하고 그런 모습 때문에 자신이 바뀐 듯하게 보이는 것인지. 요즈음은 퍽이나 내 생각을 얘기하고 싶지가 않다. 왜냐면 이해할 사람이 주변에 부족하기 때문이다. 철학적 내공이 깊은 사람은 현실과 비즈니스를 모르고, 현실과 비즈니스에 내공이 깊으면 철학적 깊이가 없다.

언제부터인지 남들이 뭐라 하든지 간에 나는 이런 건방진 생각을 해왔다. '그래 그게 너네들 수준이다. 이해할 턱이 없지. 그냥 그렇게 생각하렴' 뭐든지 때가 되면 이해된다고 본다. 굳이 말로써 설득시킬 필요 없다. 그럴 만한 꺼리라면 몰라도 말이다. 때로는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난 다음에 왜 그런지 해석하기 위해서 이성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 요즈음에 나는 그게 오히려 더 빠르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시간 손해가 적고 말이다.

요즈음 들어 책 한 권 보지 않는 나 자신을 보면서 참 한심하다는 생각도 든다. 본 책은 다시 보지 않는다는 내 철칙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달라져가는 듯하다. 다시 읽고 싶은 책이 생각나니 말이다. 아무래도 손자병법을 다시 정독해야겠다. 다시 보게 되면 또 다른 면들이 보이겠지. 나는 왜 점점 나이가 들수록 대화 상대가 적어지고 외롭다는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다. 물론 전혀 티는 안 나지만 말이다. 가끔씩 이해해줄 만한 상대가 내 주변에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