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962번째 영화. 독일 영화 <엑스페리먼트>를 리메이크한 영화로 알고 있다. 내용은 비슷하지만 결말은 독일 영화와 다르더라는... 독일 영화든 이 영화든 <엑스페리먼트>를 못 봤다고 한다면 둘 중 아무 거나 봤으면 하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독일 영화 <엑스페리먼트>를 더 추천하지만... 개인 평점 7점의 영화.
성악설과 성선설
이 영화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들 것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선한 존재인가? 아니면 악한 존재인가? 많은 이들이 선한 존재라고 믿고 싶겠지만 지금의 나는 그런 이분법적인 잣대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예전 같으면 이렇게 얘기하지 않았을 터인데, 살면서 지식이 쌓이고 그러다 보니 생각에 변화가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는 동양 철학을 공부하면서 느낀 바이지만 성선설이든 성악설이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고 그 속에서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선하든 악하든 그건 큰 의미가 없다. 선한 것을 좋은 것, 옳은 것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관념 덕분에 그래도 선한 사람이 많은 것일 뿐.
그러나 그러한 사회적 관념도 시대에 따라 변하기 마련인지라 도덕이나 윤리도 조금씩 변하기 마련이다. 단지 그 변화의 템포가 느리지만 말이다. 그래서 무엇을 두고 지금 시대의 잣대로 옳다 그르다는 건 시대가 변하면 옳은 게 그를 수도 있고 그른 게 옳을 수도 있는 법이다. 그래서 절대적으로 옳다 그르다는 건 정말 드문 게 사실이다.
변하지 않는 유일한 것이 있다면 변한다는 사실 그 자체다.
이 말처럼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인간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고 같은 영향을 받아도 이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러는 사람이 있듯이 어떻게 획일화된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이런 점들 때문에 심리학 실험은 통계를 많이 활용하는 거다. <엑스페리먼트>의 실험도 실제로 행해진 실험이고 말이다.
<엑스페리먼트>를 보고 누구나 다 그런 상황에서는 그렇게 된다고 생각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그럴 여지가 있다는 점 등을 눈여겨본다면 이 실험이 시사하는 바가 분명히 있다. 그것만 참조하면 될 듯.
애드리언 브로디: Adrien Brody
최근에 본 <프레데터스>에서 주인공인 배우다. 애드리언 브로디. 조금 생긴 게 모니카 벨루치의 남편 뱅상 카셀 비스무리하다. 특히 코가. 필모그래피를 보니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에서 주연을 맡았고 이 배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몰랐네. <피아니스트>를 봤어도 이 배우는 주목하지 않았었는데...
포레스트 휘태커: Forest Whitaker
참 많은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긴 하다. 나는 1992년작 <크라잉 게임>을 통해서 포레스트 휘태커를 알았는데 글쎄 카리스마가 있다거나 연기력이 특출나게 뛰어난 건 모르겠다. 그런데 연기파 배우란다. 뭐 그런가 부지. <엑스페리먼트>에서는 어떻게 인간이 그럴 수 있을까 싶은데 원래 사회에서 인정 받지 못한 이들이 어쩌다 인정 받게 되면 똥오줌 못 가리는 경우 많다.
인정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인간이면 인정해줘도 무방하지만 그렇지 않은데 인정받게 되면 문제가 되는 거다. 그에 부응하기 위해서 더 노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원래 자신은 인정받을 만한 것인 양 깝죽대는 사람들도 참 많다. 내가 겪기에 깝죽대는 부류가 더 많았던 듯. 그래서 난 포레스트 휘태커가 맡은 캐릭터가 그리 새삼스럽지는 않았다.
사실 독일 영화 <엑스페리먼트>를 봤을 때는 충격이었지만 그 때는 나이도 어렸고 세상을 잘 몰랐던 시절이었으니까... 누구든지 영화를 보면 어떻게 인간이 그럴 수 있냐라고 얘기하겠지만 정작 그렇게 얘기하는 그 사람이 그런 상황이 되면 어떻게 될 지는 모른다.
예고편: Trai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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