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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황해: 로맨스 드라마와 잔혹 스릴러의 어우러짐

 
나의 2,997번째 영화. 하정우, 김윤석, 나홍진 트리오의 두번째 작품인지라 나름 기대 아닌 기대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영화 <황해>. 전작인 <추격자>의 대흥행 때문에 많은 관객들 또한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을 듯 싶다. 그러나 예고편은 그리 재밌을 듯 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간만에 영화관에서 보고 싶은 한국 영화였기에 영화관에서 봤는데 긴 러닝 타임에도 불구하고 재밌었다. 개인 평점 9점의 추천 영화.

* 아래 글에는 스포일러 있으니 영화 보기 전에는 보지 마셈~


로맨스 드라마
 

<황해>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게 하정우의 연기일 것이다. 많은 고생을 했다는 게 연기 속에서도 잘 드러나지만 정말 연민의 정이 느껴지는 조선족 연기를 잘 소화해냈다고 본다. 아무리 <황해>가 스릴러물이라고는 하지만 구남(하정우 역)의 관점에서는 자신의 빚을 일시에 갚고 연락 없는 아내를 찾기 위해 한국으로 온 로맨스 드라마로 볼 수도 있겠다.


비록 살인 사건에 연루되어 한국에서도 쫓기는 신세가 되지만 틈틈이 아내를 찾는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면 애잔하기까지 하다. 어쩌면 아내를 찾기 위해서 그토록 질기게도 숨이 붙어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싶다. 아내를 찾고 돌아가는 중에 죽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러나 이 스토리 라인이 <황해>의 메인 스트림이 되지는 않는다.


잔혹 스릴러


역시나 <황해>의 나홍진 감독은 전작 <추격자>와 같이 잔혹하면서 박진감 넘치는 스릴러를 메인 스트림으로 내세웠다. 구남이 한국에 오게된 이유는 잘 설명이 되어 있지만 왜 죽여야 하는지 또 살인 사건에 얽힌 여러 관계들이 어떤 관계인지는 영화를 봐야만 알 수 있다. 그 얽히고 섥힌 관계 속에 구남이 얽히면서 일은 더 꼬여가고 복잡해진다.


김윤석


영화를 위해 살을 찌웠다는 김윤석. 살은 찌웠지만 말투는 어쩔 수 없나 보다. 구수한 부산 사투리가 강한 배우 김윤석이다 보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쓰던 말투를 바꾸기는 쉽지 않은 듯. 조선족 말투와 부산 사투리가 섞여 영화 내내 어색했던 말투가 상당히 거슬렸었다. 그래도 연기력만큼은 인정~ 불사조와 같이 끝까지 살아남는 모습과 저돌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엔딩의 해석

사실 해석은 자유롭게 할 수 있겠지만 나는 엔딩 장면을 보면서 영화 제목인 <황해>를 떠올렸다. 화장한 아내의 재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는 구남이 죽음을 맞이한 곳은 배 위다. 중국으로 돌아가는 배 위였으니 당연히 서해였을테고, 이 서해를 중국에서 부르는 게 황해니 구남과 아내가 함께 돌아가고 싶어했던 고향에 도착했다는 의미에서 서해가 아닌 황해로 표현한 듯 싶다.

그래서 마지막 엔딩 장면이 죽은 아내가 기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고... 다른 이들의 죽음은 사실 당연하다고 생각해도 구남의 죽음은 씁쓸하다. 나름 영화를 보면서 그래도 살아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감독은 그걸 용납하지 않는다. 물론 끈질기게 살아남는 모습을 보면서 용케도 잘 살아남네 하는 생각이 들게도 했지만 말이다.


예고편: Trai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