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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독서

24시간 운영하는 홍대 카페베네에서 새벽에 독서하러 가다

요즈음 책 좀 읽다 보니 독서시간이 조금씩 늘기는 했다. 뭐든 조금씩 불을 붙이다 보면 탄력이 붙게 되어 있는 셈. 어찌된 게 생활이 뒤바뀌어 낮에 자다 보니 밤에 잠이 안 와서 사무실에서 일도 하고 책도 읽고 하다가 바람도 쐴 겸 해서 홍대에 나왔다. 일산 가까운 곳에 24시간 까페가 있다면 거기를 갔겠지만 없어서 생각한 게 홍대라는 거.


북카페를 가고 싶었지만 24시간 운영하는 북카페는 없기 때문에 24시간 운영하는 카페를 찾다가 홍대 정문 아랫길에서 발견한 홍대 카페베네(홍대정문점이란다). 2층 건물인데 들어가보면 지하까지 있다. 카페베네 장사 잘 되네. 벌써 500호점 돌파~ 여기 싸이더스가 지분 갖고 있는 걸로 안다. 게다가 홍보 무료로 해주는 대가로 한예슬도 지분 갖고 있다고.


나름 지하에 북카페 식으로 꾸며놨는데 헐~ 이렇게 책 없는 북카페는 정말 드물 듯. 나름 북카페 콘셉트로 만들었다고 도서 본 후에 제자리에 꽂아두란다. 꽂아둘 도서가 있어야 말이지. 책꽂이에 뭔 책이 이렇게 없냐~ 그리고 내가 간 날이 일요일 새벽이었으니 토요일 클럽에 놀러 갔다가 돈 없어서 여기 와서 자는 애들 꽤나 있나 보다. 집에 갈 택시비가 아까워서 버스 시간을 기다리는 듯. 뭐랄까? 나도 그런 때가 있었나 싶다. 이제 고등학교 시절도 까마득해지는 때라. T.T


출출하기도 해서 빵이랑 함께 음료를 시켰다. 항상 시켜먹는 카라멜 마끼아또를 뒤로 하고 왠지 모르게 맛있을 듯 해서 시킨 유기농 오렌지 주스. 몸에는 좋을 지 모르겠으나 참 맛없다. 맛이 없다는 게 오렌지 주스인데 밋밋하다는 거다. 달달해야 맛있는데.


오늘 다 읽고 가려고 들고 온 책은 <언씽킹>이다. 행동심리학에 대한 사례가 많다는 책. 그 날 다 읽고 오려고 했는데 다 읽지는 못했다. 물론 지금은 다 읽었지만.

언씽킹 Unthinking
해리 벡위드 지음, 이민주 옮김/토네이도

담배도 피면서 읽고 싶고 또 지하 북카페가 좀 시끄러운 듯 하여 2층에 있는 테라스에 나왔는데, 헐 여기가 더 시끄럽다. 들고 올라왔는데 다시 내려가기도 뭐하고 해서 여기서 책 읽었는데 음 아직까지는 좀 춥다. 밤이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의자가 쇠로 되어 있어서 차갑다. 그래도 시켜놓은 빵 다 먹을 때까지는 앉아서 책 읽다가 나중에는 추워서 다시 지하 북카페로 갔다는...


새벽 4시 정도 되었는데 사람들 많다. 나야 클럽 세대가 아닌지라 20대 후반인가 몇 번 가보고 말았던 홍대 클럽. 나랑은 영 안 맞는 듯 싶어서. 여전히 금요일 토요일은 붐비는가 보다. 인근에 힙합 클럽이 있어서 외국인들도 많이 보이고. 얘네들도 취업 걱정은 하겠지?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다시 내려간 지하 북카페. 쇠 의자에 앉아 있다가 이렇게 방석이 깔려 있으니 얼마나 엉덩이가 따뜻하던지. 그렇게 다시 내려와서 또 독서를 했다. 5시가 다 되어가는 시각이라서 그런지 많은 얼라들이 엎드려서 자고 있더라는... 대학생인 듯한 어떤 무리들은 엄청 떠들어대는데 한 마디 하고 싶은 걸 꾹 참았다. 꼴에 떠들기 위해 왔으면서 <넛지>를 들고 왔더라는...

넛지 
리처드 H. 탈러, 카스 R. 선스타인 지음, 안진환 옮김, 최정규 해제/리더스북

대화 도중에 뭔 욕을 그리도 하는지. 나도 고등학교 때는 욕을 입에 달고 살긴 했지만 욕도 욕 다워야 욕이지. 부드러운 톤의 서울말로 하는 욕은 귀가 간지럽다. ^^;

그래도 요즈음은 주말되면 책을 읽으려고 한다. 집에서는 TV 소리나 아들 녀석 때문에 독서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사무실에서 읽곤 하는데, 그래도 주말에는 가급적 북카페 찾아다니면서 북카페 구경도 하고 가서 책도 읽고 할 생각이다. 이번에 찾아보니 홍대 쪽에 새로 생긴 북카페가 많던데 한 번씩 다 들려봐야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