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맥북에어 대신 삼성 시리즈 9을 선택한 건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가격 대비 성능 그리고 맥북에어에 딸리지 않는 디자인. 맥북에어 이쁘긴 하지만 이제 너무 흔하다. 그래서 식상한 감이 없지 않았다는 거다. 자주 사용하지는 못하고 이따금씩 사용하지만 잘 샀다는 생각이 든다. 맥북에어 대신 산 것에 후회가 없을 정도로. 근데 이제 구형이 되어버렸다.
프리미엄 노트북이라지만 넘 비싸다
비록 내가 시리즈 9 유저라서 2세대 시리즈 9 발표 소식에 디자인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사양은 얼마나 업그레이드 되었는지 등을 살펴보다가 가격을 봤더니 기가 막힌다. 13.3인치 i7 기준으로 293만원. 아무리 프리미엄 노트북이라고 해도 293만원? 내 시리즈 9의 거의 2배에 육박하는 가격이다. 헐~ 과연 이게 적정 가격일까?
부품이 얼마나 좋은 건지를 따지기에 앞서 시리즈 9 맨 처음에 발표되었을 때가 생각난다. 높은 가격으로 인해 팔리지 않자 점점 가격이 다운되어 150만원대까지 떨어졌다는 거. 그런 거 보면 이번에도 고가 전략으로 일단 승부해보고 만약 안 되면 가격 다운 시켜서 팔면 되지 하는 꼼수를 부리는 게 아닌가 싶었다.
왜 이렇게 생각하냐면 발표 당시에 가격 공개된 건 13.3인치 i7 하나 밖에 없다. 나머지는 공개 안 했다. 왠지 모르게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려고 한 게 아닌가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거. 시리즈 9과 같은 경우도 초반에 산 사람들은 비싸게 주고 샀는데 가격 다운되면 환불해주나? 디지털 제품이야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급격히 떨어진다 하더라도 이건 좀 상황이 다르잖아? 엉?
기사를 보면 아무래도 난 삼성이 이번에도 도박을 하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지르고 나서 상황 보고 결정하자. 뭐 그런. 제품 좀 풀었는갑다. 일부 블로거들이 칭찬을 해놓은 것들을 보면 말이다. 난 그들에게 묻고 싶다. 니 돈 주고 살 생각있냐? 맥북에어 살래? 뉴 시리즈 9 살래? 가격은 이렇다. 너같으면 그거 사겠냐? 나같으면 안 산다. 딱 보면 답 안 나오나?
그래도 출시될 때는 가격이 좀 다운된 듯 하다. 240만원대까지 검색되는 거 보니까. 240만원대라. LG의 울트라북을 겨냥하고 나온 겐가? 그렇다면 LG의 울트라북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겠지만 나는 노트북을 오래동안 사용해보면서 이런 노트북을 사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노트북은 노트북일 뿐. 데스크탑이 더 낫다
집에서도 노트북 쓰고 항상 노트북을 쓰는 경우라고 한다면 비싸게 주고 살 만도 하겠다. 그렇게 자기 합리화를 하는 소비자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293만원 정도의 가격이면 맥북 에어나 구형 시리즈 9(시리즈 9은 신제품 나오면 기존 꺼 단종되어서 구하기 힘들 수도...) 사고 데스크탑까지 사고도 남겠다. 노트북 아무리 기능이 좋아도 데스크탑에 비할 바 안 된다. 노트북은 노트북이라고.
내가 시리즈 9을 잘 안 쓰는 이유는 데스크탑이 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데스크탑이 있으면 데스크탑을 쓰지 노트북을 쓰지는 않는다. 그래서 사두고 많이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가볍고 성능 좋고 디자인 좋아서 맘에는 딱 들긴 하지만 그렇다는 거다. 돈이 넘쳐나서 그걸 샀다고 해도 이왕 돈 쓸 꺼면 제대로 쓰는 게 맞다고 본다.
삼성은 디지털 제품을 명품화하려고 하는 듯 하다. 명품의 경우, 아무리 디자인이 좋고 재질이 좋다고 해도 마진이 참 많이 나도록 고가 전략을 취하고 있고 명품 브랜드에 열광하는 수많은 소비자들이 비싸도 사고, 갖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디지털에도 접목해보자 뭐 그런 생각인 듯. 그러나 나는 안 된다고 본다. 애플도 나름 고가인데 이 정도는 아니거덩?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터무니없는 가격을 책정했는지... 내가 살 게 아니라고 해서 이렇게 얘기하는 게 아니다. 그 정도 가격이라고 해도 적정하다고 보고 정말 메리트가 많은 제품이라고 한다면 이렇게까지 얘기하지 않지. 아니 아예 블로그에 글을 적지도 않을 거다. 왜냐면 난 이미 시리즈 9이 있으니 뉴 시리즈 9을 살 생각이 없으니까 말이다.
실제로 보니 디자인은 좀 더 세련
홈플러스 들렸다가 뉴 시리즈 9 진열되어 있는 것을 봤다. 실제로 보니까 기존 시리즈 9보다 디자인은 더 나은 듯 하다. 바빠서 꼼꼼이 살펴보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내 시리즈 9은 항상 보다 보니 식상해졌고 이번 뉴 시리즈 9은 신선해서 그런가? 이쁘긴하다. 가격만 괜찮다면 추천해주고 싶은데 가격 생각하면 비추다.
삼성 뉴 시리즈 9 소개 영상
왠지 모르게 명품 시계 선전 같다는 그런 느낌? 노트북의 명품을 지향한다는 그런 느낌으로 만든 거 같다. 과연 얼마나 팔릴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