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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그레이트 피레니즈 루시, 이제 더위 타나 보다

요즈음 날씨 많이 더워지긴 했지만 그래도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할 때도 있어서 자칫하면 감기 걸릴 수도 있지만 낮에는 정말 일하기 싫을 정도로 날씨 좋은 요즈음이다. 몇 주 전인지는 모르겠지만 주말에 지인들과 함께 박정희 기념 도서관에 간 적이 있다. 사실 갔다 와서 바로 포스팅하려다가 선거철이라 괜히 오해받고 싶은 생각 없어서 그냥 말았는데 선거 끝났으니 포스팅해야할 듯.


박정희 기념 도서관은 입구가 2층에 있다. 1층은 출구. 2층에 올라가면 벤치가 있는데 루시 여기다 매놓았다. 역시나 루시 매두고 이리 저리 다니다 오니 사람들 모여드는 건 금방. 경찰이 와 있길래 가서 "혹시 문제 있어요? 여기 매두면 안 되나요?" 했더니 아니란다. 보니까 핸드폰 들고 사진 찍고 있더라는... 루시 아빠 레퍼토리를 써먹을까 하다가. 사진 찍을 땐 3,000원 만지면 5,000원.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햇빛이 쨍하니 비춰서 그런지 아니면 졸려서 그런지 몰라도 눈꺼풀이 덮였다. 그러니까 더 순해 보이더라는. 게다가 입 벌리고 헥헥 거리는 모습이 아무래도 더워서 그런 듯 보인다. 아무래도 덩치가 덩치다 보니... 나보다 몸무게도 더 나가는 녀석이라... 예전에는 앞발 들고 마주하곤 했었는데 이제는 나보다 커져서 버겁다. ^^; 뭐 응해주지도 않지만. ^^;


잘 생긴 루신데 눈꺼풀이 반쯤 감겨져 있으니 귀엽다. 그래도 여느 그레이트 피레니즈보다는 날씬한 편이라(예전에는 좀 말랐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그렇진 않다. 날렵하게 잘 빠졌다.) 둔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 녀석 하루에 오리 몇 마리를 먹는다더라? 끼니당 한 마리? 삼겹살 같은 거 던져주면 뼈까지 우걱우걱 씹어먹는다. 뭐 삼겹살 뼈야 루시 아빠도 우걱우걱 씹어먹는데... ^^;


그래도 경비견 혈통인지라 뭔가 느낌이 오면 딱 쳐다본다. 이 녀석 그래도 훈련이 된 녀석인지라 사람한테 짖거나 물거나 하지는 않는데 희한하게 오토바이만 보면 막 짖어댄다. 그게 다 이유가 있는데 왜냐면 예전에 오토바이 강도를 잡은 적이 있어서 오토바이만 보면 그렇게 인식하는 듯 싶다. 게다가 자신이 보기에 좀 수상하다 싶은 녀석이면 딱 꼬라본다. 그나마 다행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봐와서 얼굴 아니까. ^^;


별 문제가 없는지 다시 헥헥 댄다. 아까의 그 멋진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순한 모습으로. 루시 보면 나도 이런 대형견을 하나 키우고 싶다는 생각 참 많이 든다. 그러나 유지비나 키울 공간을 생각하면 쩝... 게다가 진정성을 갖고 항상 돌보면서 키운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닌지라 나처럼 이뻐서 키우고 싶다는 생각만으로는 키우기 힘들다. 루시 아빠는 루시 외에도 여러 종의 개를 키우는데 그런 거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갑자기 옛날 생각난다. 인사동에서 전시회할 때 루시가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왔었는데 인사동에 故 앙드레 김 선생님이 지나가다가 들리신 적이 있다. 그 때 루시보고 앙드레 김 선생님 꿈쩍 놀라서 "안 물어요?"하고 물어봤던 기억이... 대부분의 경우는 루시 보면 이쁘다고 와서 보는데 앙드레 김 선생님도 어지간히 무서워하셨던 듯.


여튼 귀엽다. 털도 복실복실하고. 루시 아빠가 루시를 퍽이나 이뻐해서 어디 데리고 나갈 때면 목욕 잘 시키고 데리고 나오기 때문에 냄새도 좋다. 핥아대면 침 냄새는 어쩔 수 없지만. 핥는 사람이 별로 없다. 예전에는 나를 참 많이 핥더니 요즈음은 핥지 않는다. 좀 컸나? 여자만 핥는 듯. ㅋㅋ 이 녀석 목욕 시키는 데만 1시간 넘게 걸린다니. 참... 아무리 좋아 해도 정성 없이는 못 키운다. 그런 정성이 있었으니 루시는 루시 아빠가 시야에서 사라지면 그 쪽만 바라보고 지키고 있지... 충견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