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기념 도서관은 입구가 2층에 있다. 1층은 출구. 2층에 올라가면 벤치가 있는데 루시 여기다 매놓았다. 역시나 루시 매두고 이리 저리 다니다 오니 사람들 모여드는 건 금방. 경찰이 와 있길래 가서 "혹시 문제 있어요? 여기 매두면 안 되나요?" 했더니 아니란다. 보니까 핸드폰 들고 사진 찍고 있더라는... 루시 아빠 레퍼토리를 써먹을까 하다가. 사진 찍을 땐 3,000원 만지면 5,000원.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햇빛이 쨍하니 비춰서 그런지 아니면 졸려서 그런지 몰라도 눈꺼풀이 덮였다. 그러니까 더 순해 보이더라는. 게다가 입 벌리고 헥헥 거리는 모습이 아무래도 더워서 그런 듯 보인다. 아무래도 덩치가 덩치다 보니... 나보다 몸무게도 더 나가는 녀석이라... 예전에는 앞발 들고 마주하곤 했었는데 이제는 나보다 커져서 버겁다. ^^; 뭐 응해주지도 않지만. ^^;
잘 생긴 루신데 눈꺼풀이 반쯤 감겨져 있으니 귀엽다. 그래도 여느 그레이트 피레니즈보다는 날씬한 편이라(예전에는 좀 말랐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그렇진 않다. 날렵하게 잘 빠졌다.) 둔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 녀석 하루에 오리 몇 마리를 먹는다더라? 끼니당 한 마리? 삼겹살 같은 거 던져주면 뼈까지 우걱우걱 씹어먹는다. 뭐 삼겹살 뼈야 루시 아빠도 우걱우걱 씹어먹는데... ^^;
그래도 경비견 혈통인지라 뭔가 느낌이 오면 딱 쳐다본다. 이 녀석 그래도 훈련이 된 녀석인지라 사람한테 짖거나 물거나 하지는 않는데 희한하게 오토바이만 보면 막 짖어댄다. 그게 다 이유가 있는데 왜냐면 예전에 오토바이 강도를 잡은 적이 있어서 오토바이만 보면 그렇게 인식하는 듯 싶다. 게다가 자신이 보기에 좀 수상하다 싶은 녀석이면 딱 꼬라본다. 그나마 다행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봐와서 얼굴 아니까. ^^;
별 문제가 없는지 다시 헥헥 댄다. 아까의 그 멋진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순한 모습으로. 루시 보면 나도 이런 대형견을 하나 키우고 싶다는 생각 참 많이 든다. 그러나 유지비나 키울 공간을 생각하면 쩝... 게다가 진정성을 갖고 항상 돌보면서 키운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닌지라 나처럼 이뻐서 키우고 싶다는 생각만으로는 키우기 힘들다. 루시 아빠는 루시 외에도 여러 종의 개를 키우는데 그런 거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갑자기 옛날 생각난다. 인사동에서 전시회할 때 루시가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왔었는데 인사동에 故 앙드레 김 선생님이 지나가다가 들리신 적이 있다. 그 때 루시보고 故 앙드레 김 선생님 꿈쩍 놀라서 "안 물어요?"하고 물어봤던 기억이... 대부분의 경우는 루시 보면 이쁘다고 와서 보는데 故 앙드레 김 선생님도 어지간히 무서워하셨던 듯.
여튼 귀엽다. 털도 복실복실하고. 루시 아빠가 루시를 퍽이나 이뻐해서 어디 데리고 나갈 때면 목욕 잘 시키고 데리고 나오기 때문에 냄새도 좋다. 핥아대면 침 냄새는 어쩔 수 없지만. 핥는 사람이 별로 없다. 예전에는 나를 참 많이 핥더니 요즈음은 핥지 않는다. 좀 컸나? 여자만 핥는 듯. ㅋㅋ 이 녀석 목욕 시키는 데만 1시간 넘게 걸린다니. 참... 아무리 좋아 해도 정성 없이는 못 키운다. 그런 정성이 있었으니 루시는 루시 아빠가 시야에서 사라지면 그 쪽만 바라보고 지키고 있지... 충견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