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금강산 여행 갔다가 돌아와서 북한 담배에 대해서 적은 글에 덧글이 하나 달렸다. 려명이라는 담배도 파는 지에 대한 덧글이었는데 희한하게도 그 다음 날인가 그 다음 다음 날인가 실제로 려명이라는 담배를 업체 사장실에서 보게 됐다는 거. 담배나 한 대 태우자고 들어갔는데 이 담배를 권하길래 너무도 신기해서 DSLR 꺼내 들고 사진을 찍자 가져가란다. ㅋㅋ 근데 문제는 정작 어디서 구매했는지 얼마인지 모른다는 거. 챙기기 바빴다. ^^;
제조처는 조선룡봉담배공장이라고 되어 있다. 검색해보면 여기서 '려명' 외에도 다른 담배도 생산하는 듯 싶다. 북한 담배 중에서 제조처가 평양백산담배합영회사라는 회사도 있는 거 보면 조선룡봉담배공장에서만 생산되는 건 아닌 듯.
북한 담배에도 주의 문구가 있는데 아주 짧다. 국산 담배에는 '흡연은 폐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며 내 가족, 이웃까지도 병들게 합니다. ~'로 긴 데 반해 '담배는 건강에 해롭습니다'라는 짧은 문구만 있다. 니코틴 1.2mg, 타르 12mg. 헐~ 엄청 쎄다. 시중에 판매되는 담배 중에 가장 쎈 게 니코틴 0.8mg, 타르 8mg인데... 그것보다 1.5배나 쎄다.
이게 그래도 북한 담배 중에서는 순한 맛에 속한다는... 예전에 부산에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 조선족한테 중국 담배를 얻어서 피워본 적이 있는데 그것도 엄청 독했던 기억이 있다.(예전에는 객실은 안 되지만 열차 연결되는 곳에서 담배 피울 수 있었다.) 피워보니 독하긴 하더라는 거. 독하다는 게 한 모금 빨면 바로 느낄 수 있다.
국규 6993:2005. 여기서 6993은 남북산업표준협력에서 려과담배를 뜻하고, 2005는 2005년도부터 생산한 담배라는 뜻이다. 려과담배는 필터가 장착된 담배라는 뜻인데 필터가 장착되지 않은 담배도 많이 파나? 국내에서는 필터가 없는 담배 본 적 없는 듯 한데. 여튼 려과담배는 북한에서는 고급 담배에 속한다고.
케이스가 조금 구리긴한데 그래도 담배는 쓰리톤이다. 필터 부위에 금테를 둘러서 조금 있어 보이기도 한다. 게다가 담뱃잎이 있는 부위에는 실선으로 스트라이프 처리를 했다. 케이스보다는 담배에 더 신경을 쓴 듯. ^^;
필터 쪽에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근데 한글이 이쁘긴 해도 저렇게 적어놓으니 구려보인다. 북한에는 산업 디자인 전문가가 없나? 그네들도 우리나라 제품이나 외국 제품들 쓰지 않나? 그러면 좀 따라 만들지. 디자인이 구려~ 딱 봐도 이거 북한 담배다는 티가 팍 난다는...
나한테 7개피 있는데 언제 피울 지 모르겠다. 담배는 피고 싶은데 없고 사러 나가긴 귀찮고 그럴 때 하나씩 피울 생각이다. 이거 한 대 피우면 담배 피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나마 잊게 된다는... 독하니까. 근데 담배도 개봉한 채로 오래 놔두면 순해지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