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유일하게 즐겨보는 오락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SBS <짝>이다. 내 주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 그래서 목요일 새벽에는 <짝>을 보는데(난 생방으로는 안 본다. TV 시청 자체를 잘 안 하니까) 이번주 <짝>에서 배기성이 재밌는 화두를 던졌다. 여자 5호와의 데이트를 나가는 차 안에서 던진 질문이 그거다. 여자5호에게 "남자랑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에 대한 여자 5호와 배기성의 답은 이렇다.
여자 5호: 중고등학교 때 어릴 때 친구들은 가능하다
배기성: 남자는 절대로 이성과 친구가 될 수 없다. 남자는 목적이 있어야 여자를 만난다.
배기성: 남자는 절대로 이성과 친구가 될 수 없다. 남자는 목적이 있어야 여자를 만난다.
여자들은 남자를 친구로 보지만 남자들은 그렇지 않아
최근에도 그런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 때 내가 그렇게 얘기했다. 배기성과 똑같이. 남녀 사이에 친구란 없다고. 그런데 이렇게 얘기하면 대부분 여자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안 그런데 하면서 말이다. 근데 남자들과 여자들은 근본적으로 다른 면이 많다. 그래서 그런 면을 충분히 서로 이해하고 이성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보면, 남자들은 남자들끼리 영화관 잘 안 간다. 안다. 그래. 가는 사람들 있지. 최근에 내가 영화관 갔을 때도 게이 봤거든? 내가 이렇게 얘기한다고 지구상의 모든 남자가 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대부분이 그렇다는 거다.
반면 여자는? 여자들끼리 잘 다닌다. 맛집도 다니고 쇼핑도 다니고 말이다. 게다가 남자들끼리 팔짱 끼고 다니는 거 봤나? 이상하게 보일 수 있으니까 팔짱은 심했고 어깨동무라고 하자. 그런 경우도 술이 취해서 간혹 하는 경우는 있어도 드물다. 여자들은 걸을 때 팔짱 끼고 걷잖아. 이렇듯 여자와 남자는 분명 다른 면이 있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여자들은 이 남자애를 친구라고 생각해도 그 남자애는 절대 그 여자애를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다. 말로는 친구라고 하지만 어느 정도 관심이 없으면 남자는 여자를 아예 만나지 않는다고.
모두 다 그렇다는 게 아니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렇다는 거다. 마치 남자들끼리 영화관에 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영화 동호회 그런 거 말고 친구들 2~3명이서 영화관 가는 경우 드물잖아~ 나도 평생에 한 번 밖에 없다고. 혼자 보러 가면 혼자 보러 갔지 남자들끼리는 안 가~ 내가 그렇다고 이렇게 얘기하는 건 아니다. 대부분이 그러니까 그렇지.
왜 그럼 여자들은 친구라고 생각할까?
여자들 중에 간혹 오래된 친구라고 하면서 걔랑 나랑은 친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러면서 진짜 그렇다고 하는데 여자 입장에서는 그렇지. 이해한다. 그러나 남자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니까. 말로는 친구라고 하고 편하게 대해주고 친구처럼 지내긴 하지만 그동안 쌓였던 친구라는 벽 때문에 마음을 전달하지 못하고 주변에서 맴돌면서 친구라고 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 정말 그 친구가 나를 친구로만 생각한다면 확인해봐바. 둘이서만 영화를 보고 둘이서만 술을 마시고 그렇게.
그러다 보면 남자는 착각하게 된다. 얘가 날 좋아하나? 그러면서 말이다. 그러면 드디어 본성을 드러내게 되어 있어. 나도 너를 친구로 생각하지만 니가 좋다. 뭐 이런 식으로 아주 조심스럽게 말이지. 조심스럽게 다가오기 시작한단 말이지. 그래서 여자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지만 남자들이 이렇다는 것도 여자들이 이해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거다. 배기성이 얘기한 거는 그런 뜻이라는 게지. 결코 틀린 말이 아냐.
그래서 나는 술 많이 먹는 여자 싫다
나는 술을 거의 못 한다. 체질상 그렇다. 그래서 주사가 있는 사람들, 객기 부리는 사람들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술 먹고 고백하고 그런 거 정말 싫어한다. 왜? 얼마나 자신이 없으면 술의 힘을 빌어서 고백할까? 그래서 잘못되면 술 먹고 실수한 거다? 난 그런 게 정말 싫은 거다. 보통 남자들이 작업한다고 할 때 여자들에게 술을 많이 먹이는데 술을 취하게 만들어서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 의도에서 그런다고 하는 게 충분히 나는 이해가 간다. 나는 내가 못 마시기 때문에 그렇게 해본 적이 없지만.
여자들도 술 많이 먹고 취하면 희한하게 남자들한테 스킨쉽도 쉽게 하는 경우 많이 봤거든. 어떤 경우에는 내가 직접 물어보기까지 했다. 술 먹으면 좀 남자들이 땡겨? 그랬더니 하는 소리가 좀 용감해지기도 하고 그렇기도 한단다. 헐~ 그래서 나는 술 많이 먹는 여자가 싫은 거다. 왜? 여자들 말로 친구라고 하는 남자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취하면 남자들은 내심 기회를 보고 있는 거거든. 그런 자리에서 자기 말로는 친구랑 마신다고 하는데 그게 결코 친구라고 생각이 들지 않아~ 지금까지 친구라고 쌓아온 벽이 다소 낮아지는 찬스라는 얘기지.
그러다 실수하면 어떻게 돼? 술 먹고 실수한거다는 거지. 술이 다 핑계라니까. 그래서 나는 술 많이 먹는 여자, 술 좋아하는 여자 별로 안 좋아한다. 일단 여자로서의 매력이 있다 하더라도 내 경험상 진지한 관계로 발전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는 거다. 물론 술을 많이 마신다, 술을 좋아한다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자신의 주량에 맞게 기분 좋게 마시면 상관없지만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취할 정도로 마시는 건 문제가 있다는 얘기지. 그러면 항상 문제가 생기더라고. 적어도 나의 경우엔 그랬다.
나는 오히려 역의 경우가 더 많았다
내 경우에는 오히려 역의 경우가 더 많았다. 나는 여자로서의 매력을 느껴야만 여자로 보는데 그게 아니면 그냥 여자라기 보다는 인간으로서 대우해준다. 그걸 친구라고 표현하거나 누나, 동생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지내다 보면 오히려 여자쪽에서 다가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술 먹고 취해서 그러는 경우도 있었고. 나도 촉이 빠른 편이라 딱 보면 감 오지. 그러면 예전에는 딱 잘라서 얘기하곤 했지만 나이 드니까 좋게 좋게 상황을 그렇게 흘러가지 않게 만든다.
내가 술을 잘 못 먹으니 술 자리에서라도 항상 정신은 말짱하고 또 내 스타일이 아닌 건 아닌거다는 똑부러진 스타일이다 보니까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대가 음 안 되겠다 싶어서 이내 포기하는 경우가 많더라고. 몰라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다. 내가 다가가기 쉽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뭐 그렇게 생각하시든지 말든지 나는 내가 관심있는 사람에게만 관심을 주는지라. 뭐~ 요즈음에는 남자나 여자나 다 두루두루 좋게 지내려고 하기 때문에 티 안 나지만.
고로 남자든 여자든 그건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냐의 문제로 귀결이 되겠지만 위에서 얘기하는 건 일반적으로 남자들 대부분은 이렇고 여자들 대부분은 이렇다는 거니까 이런 거는 이렇다고 생각하고 상대를 바라봐야 그렇지 않은 사람을 쉽게 구분해낼 수 있다는 거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남자들에게만 불리한 얘기를 했네 그랴~ ㅋㅋ 근데 사실 남자들이 그렇잖아? 안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