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에 갔다가 여기에 출판사에서 만든 북카페가 있다고 해서 시간을 내어 들렀다. 카라멜 마끼아또를 시키면서 여기가 어느 출판사에서 만든 북카페냐고 물어보니 문학동네란다. 월덴지기님이 보이콧하는 출판사 중에 하나. 내 오랜 블로그 이웃인 월덴지기님이 갑자기 떠올랐다. ^^; 책 좋아하는 심리학자신데 워낙 강직하신 분이시라. 오너 마인드가 안 된 출판사의 경우는 아무리 좋은 책을 내도 여차없이 보이콧~ ^^; 그런데 나는 문학동네에서 만든 북카페에 가서 매상 올려주고 있다. T.T 월덴지기님이 이거 보면 안 되는데.
가장 눈에 띄는 건 2층 높이의 책장이다. 마치 영화에서 보던 그런 책장. 사다리 타고 올라가서 꺼내는. 무슨 영화에 나왔더라? 기억이 안 나네. 요거 하나 특색 있다. 여튼. 이 사다리에 올라가서 사진 찍는 사람들도 있더라고. 나도! 찍고 싶었지만 찍어줄 사람 없고! T.T 그런데 북카페라면 북카페 콘셉트에 맞아야 하는데 읽어볼 만한 책이 없다. 물론 이건 내 기준에서다. 난 소설을 거의 읽지 않기 때문에 문학동네의 책은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고 봐야. 그래서 그런지 읽어볼 책이 내게는 없더라고. 자세히 살펴본 건 아니지만 말이다.
2층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의자가 좀 편하다? 일반 의자와 같이 등받이가 90도로 세워진 게 아니라 45도로 비스듬하게 있어서 약간 누운 자세를 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구조는 복층 식으로 되어 있고, 테라스에도 테이블이 두어 개 있었다. 바깥에 앉고 싶었지만 자리가 없어서 2층으로 왔다는. 2층에는 대부분 커플이거나 노트북 들고 와서 작업하는 사람들, 가만히 앉아서 책 읽는 사람들 다양하게 있었다. 1층은 대부분 여럿이 와서 이런 저런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난 분명 카라멜 마끼아또를 시켰다. 어느 커피숍을 가나 내가 시키는 메뉴는 똑같다. 카라멜 마끼아또. 지금은 미숫가루로 바꿨지만. 근데 나온 거는 카페라떼다. 이게 어찌 카라멜 마끼아또냐고. 들고 와서야 알았는데 그냥 말았다. 카라멜 마끼아또가 500원인가 더 비쌀 건데. 쩝. 간혹 이런 경우 있다. 카라멜 마끼아또 시키면 카페라떼 나오는 경우가. 쩝.
2층 올라가는 계단은 이런 식. 잠깐 머무르고 둘러보다가 나왔다. 북카페 나름 찾아서 다녀보기도 하곤 했던 나였다. 그래서 문학동네에서 만든 북카페를 평하자면 이렇다. 여긴 북카페가 아냐~ 카페에다가 책 갖다 놓는다고 북카페라고 하면 그건 보이는 현상만 보고 본질은 보지 못하는 거걸랑. 여기는 북카페라고 쓰고 커피로 돈 벌고 책 팔아서 돈 벌려는 카페라고 본다. 왜? 여기 보니까 책장에 꽂힌 책도 판다. 정가의 50% 던가? 그래도 남는 장사지. 대형 서점에 납품하는 납품가보다 비싸니까. 직거래니까 이문은 더 남는 셈. 그러나 얼마나 팔리겠냐고. 안 까봐서 모르지.
근데 그런 걸 두고 뭐라하는 건 아니다. 나는 괜찮다고 보는 입장이다. 다만 북카페인데 왜 지네들 책만 있냐고? 가끔씩 출판사에서 만든 북카페 보면 그렇더라고. 뭐 다른 출판사의 책들을 비치하기 싫어서 그런 건지 어쩐 지 모르겠지만 난 이해가 안 간다. 난 그런 경우에는 북카페 취급 안 한다. 그게 무슨 북카페야. 자기네 서적 파는 전용 서점에 커피 파는 곳이지. 그래서 한번 가봤는데 다시는 가보고 싶지 않은 북카페다. 홍대 지역에는 북카페 꽤 있는 편인데 다른 북카페가 훠어~얼씬 낫다. 리스트 업해줘? 좋아. 내가 가본 데 중에 두 군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