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3,148번째 영화. 영화 제목에서 조조가 나오길래 조조에 대한 재평가가 된 영화가 아닌가 싶었는데 맞다. 관우가 죽은 시점부터 조조가 죽을 때까지를 그리고 있는데(관우가 죽은 다음 해에 조조도 죽는다.) <조조 - 황제의 반란>에서와 같이 조조가 죽지는 않는다. 허구라는 얘기다. 하지만 <조조 - 황제의 반란>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조조는 난세의 간웅이 아니라 대의명분을 갖고 자신의 뜻을 펼치기 위해 고뇌하는 조조였다. 개인 평점 7점의 영화.
진시황의 <영웅> vs 조조의 <조조 - 황제의 반란>
<조조 - 황제의 반란>을 보면서 떠오르는 영화가 하나 있었다. <영웅>. 단지 암살의 대상이 진시황이냐 조조냐에 따라 다를 뿐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이 비슷하다. 암살을 위해서 모인 이들이 암살 대상에 접근하면서 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게 되는 뭐 그런. 자신이 생각치 못했던 더 큰 세상을 바라보는 이의 생각에 동화가 되어 암살하지 못했던.
진시황은 분서갱유를 했고, 조조는 도겸 정벌에서 무차별 살육을 했다. 그래서 그들을 좋게 평가하기 보다는 나쁘게 평가하는 경향이 많다. 그들이 행한 실적들은 차지하고서라도 말이다. 마치 우리나라 근대사에 대한 요즈음의 평가와도 비슷하게 느껴진다. 아직 세대가 완전히 바뀐 게 아니다 보니 그런 것일까? 좀 더 세대가 바뀌면 지금 진시황이나 조조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듯이 우리나라 근대사도 재평가가 이루어질까?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영화였다.
이웃 나라의 역사고 이웃 나라의 인물이기에 그들에게는 좋게 평가하고, 우리 나라의 역사이고 우리 나라의 인물이기에 나쁘게 평가할 수는 없는 법이다.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이기에 좋은 점수를 주고 최근에 있었던 일이기에 나쁜 점수를 줄 수도 없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가까운 역사, 우리가 접해보고 직접 목격했던 역사에 대해서는 평가가 야박한 거 같다. 그건 그만큼 오래 전의 역사는 그 당시에 살아보지 않아서 그 시대의 논리와 상황에 대해서 가슴 깊이 느끼지 못해서일까?
그래서 역사에 대한 평가를 할 때는 사실에 기반한 문헌 조사도 필요하지만 그 시대의 논리와 상황을 이해해야할 필요가 있다. 당시의 논리와 상황은 지금과는 다르니까. 즉 절대적인 기준에서 좋다 나쁘다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거다. 과거에는 죄를 지으면 극형에 처하는 게 당연하게 여겨졌다 하더라도 지금은 인권 문제로 인해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것만 봐도 그 때와 지금의 가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기준점 자체가 같을 수 없다는 거다. 그런 인식의 기반 위에서 재평가해야 된다는 거다.
나는 삼국지 인물 중에서 조조가 가장 좋았다고
나는 삼국지에 등장하는 수많은 캐릭터 중에서 유비나 제갈량에는 그리 큰 매력을 못 느꼈다. 물론 멋모르고 삼국지를 읽었을 때는 아니었지만. ^^; 문무를 겸비하고, 자신의 출신이 그러하기에 가능했다고 보는 인재지거 등용책을 펼쳤던 조조가 내겐 가장 매력적이었다. 나름 통일을 위해서 최선을 다했지만 죽기 전에 통일을 이루지는 못하고, 남들은 자신을 두려워하고 황제를 마음대로 휘두른다고 생각할 지는 몰라도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고 관철했던 인물. 그런 면면이 <조조 - 황제의 반란>에는 아주 잘 나타나 있다.
왜 그가 황제가 되지 않았는지. 황제가 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았던 건 분명 이유가 있었으리라. 그에 대해서 수많은 해석을 할 수 있겠지만 분명한 건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것과 못 해서 안 하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는 거다. 내가 만약에 조조라고 해도 그랬을 거 같다. 조조가 보기에 황제는 무능했다. 그 황제 아래에서 태평성국을 이루기는 힘들었다고 본다. 그래도 자신이 황제가 될 명분이 없으니 자신은 위왕으로만 남았던 것이고. 그래서 <조조 - 황제의 반란>에서 조조가 했던 고뇌와 대사들이 가슴에 와닿았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조조 - 황제의 반란>에서 조조가 죽기 전에 황제에게 했던 말이 있다. 이제는 더이상 나도 황제를 지켜줄 수 없다고. 물론 실제로 그렇게 죽은 게 아니기에 이건 허구지만 조조에 대한 재평가를 하면서 조조의 뜻이 그러했기에 스스로 황제가 되려고 하지 않았겠냐는 해석에서 나온 대사라고 본다. 그리고 나 또한 동의하는 바이고. 그런 사람이 어찌 도겸 정벌에서 무차별 살육을 했을꼬 하고 반문한다면 원래 인간은 하나의 모습이 아니라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고 그런 모습들 면면을 살펴보다 보면 모순이 많이 보이는 법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그건 그렇게 얘기하는 자기 자신을 봐도 그럴 것이고. 이제 이런 얘기 그만하자. 여기까지만. ^^;
지나가다 길에서 만날 법하게 흔하게 생긴 유역비
여주인공 유역비. 풋풋하네. 어리다 보니. 그래서 그런지 여자로 느껴지기 보다는 한참 어린 동생처럼 느껴지는 배우다. 87년생이니까 26살인데, 26살이면서도 여자로 보이는 애들도 있는데. 생긴 게 그래서 그런가? 그냥 별로 여자라는 생각이 안 들어~ 이쁘다? 이쁘긴 하지. 그러나 이런 페이스는 길 지나가다가 오~ 이쁘네. 참하다. 뭐 그렇게 느끼는 애들과 비슷한 수준이라 본다. 빼어나게 이쁘다 뭐 그런 건 아니란 거지. 그렇다고 섹시하거나 육감적이지도 않고.
최근에 장백지 내한했을 때 개그콘서트인가에 나오는 거 보고 실망. 많이 늙었다 뭐 그런 거 보다는 나이 들어서 추해진 듯한 느낌? 사람이 곱게 늙는다는 게 그리 쉽지 않은가 보다. 짙은 화장하고, 좋은 옷을 입고, 비싼 액세서리에 몸매 관리를 한다 해도 풍기는 매력은 그런 데서부터 기인하는 게 아니다 보니. 참 많이 실망했었다. 유역비는 아직 어리니까 가능성이 많은 배우겠지만 이런 얼굴상은 화장 진하게 하기 보다는 내츄럴하게 하는 게 더 매력적일 듯.
원제는 조조가 살던 궁의 이름, 동작대
<조조 - 황제의 반란>의 원제는 동작대다. 조조가 살던 궁의 이름이다. 그런데 영어 제목은 <The Assassins(암살자)>다. 그리고 국내 제목은 <조조 - 황제의 반란>이고. 참 제목 다양하다~ <조조 - 황제의 반란>에서 대부분의 배경이 되는 곳이 동작대다. 이 동작대 세트장이란다. 나름 역사적 고증을 거쳐서 만들었다는. 음... 멋지네.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