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3,167번째 영화. 언제는 11월달 개봉작 리스트에 올라가 있더니만 뭔 이유로 개봉일을 내년 1월 3일로 바꿨다. 아마도 <바람의 검심>이 만화로 워낙 유명하다 보니까 방학 시즌을 고려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그 덕분에 미리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긴 했지만. ^^; 원작 <바람의 검심> 만화가 워낙 유명해서 나도 익히 들어는 봤을 정도다. 물론 만화를 본 건 아니지만... 그래서 <바람의 검심>이 원작과 얼마나 다른지 그리고 원작의 느낌을 얼마나 살렸는지 나는 모른다.
다만 내가 기대했던 건 예고편을 보고 재미있을 법 했고, 요즈음 헐리우드에 나오는 액션 히어로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동양 고전의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액션 히어로의 등장이 반가웠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작에 충실하려고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내 마음에 흡족하지는 않았다. 원작을 안 봐서 이런 얘기 하기조차도 애매하다는... 그래도 <바람의 검심>을 보면서 사무라이 히어로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요짐보>를 떠올랐고, 메이지 유신 배경의 사무라이였던 일본의 영웅 사카모토 료마도 떠올랐다. 개인 평점 6점 준다.
전설의 검색, 발도재란 캐릭터
발도재란 캐릭터 매력있다. 이런 캐릭터는 참 많은 곳에서 볼 수가 있다. 어렸을 적에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오직 돈 만을 위해서 살아 부자가 되었는데 나중에는 돈 만을 쫓아 산 자신의 인생을 반성하고 좋은 일에 돈을 쓰는 그런 캐릭터. 오직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서만 살다가 나중에는 달라진 캐릭터. 우리는 이런 캐릭터에 매력을 드끼지만 한번 생각을 해보자. 우리 시대의 정치인들 중에는 그런 사람 없을까? 지금까지 국민들에게 보여준 모습이 항상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에만 급급했던 사람인데 어떤 걸 계기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그런 이미지로만 그 사람을 평가하는 게 아닐까?
영화에서야 왜 바뀌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해당 캐릭터의 내면 심리 또한 잘 나타나기 때문에 과거에 대해서 후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 것처럼 현실에서도 그 사람의 깊은 내면을 들여다 보면 그럴 수 있지 않을까? 다만 현실에서는 그 사람의 속을 들여다볼 수 없다는 게 문제지만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즉 발도재를 허구의 인물이 아니라 현실 속의 인물이라고 봤을 때) 과연 발도재는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을까? 발도재의 뺨에 칼자국을 새긴 그 남자(발도재에게 죽음을 당한)의 아내의 입장에서는 멋몰랐던 시절이었으니 발도재 참 매력있다 할 수 있을까?
나는 어떤 가치 판단을 내릴 때 1인칭, 2인칭, 3인칭 관점을 두루 살핀다. 누가 보든 안 보든 3인칭 관점까지 고려해본다는 얘기다. 발도재를 우리가 매력적인 캐릭터로 보는 건 3인칭 관점이다. 만약에 발도재한테 죽음을 당한 자의 친인척이라고 하면 어떨까? 용서가 안 된다. 이런 걸 두고 입장의 차이라고 할 수는 있겠다. 그러나 3인칭의 관점에서 발도재란 캐릭터가 매력적이기 때문에 그를 두둔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잘못된 거는 잘못된 거고 그에게 죽음을 당한 자의 입장에서도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이래서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거다. 현실에 접목시키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거다. 그래서 대리만족을 하는 것이겠고. 로맨스도 마찬가지 아닌가? 어찌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보고 정말 아름다운 로맨스라고 할 수 있을까? 불륜인데 말이지. 그래서 영화를 볼 때는 현실이 아니기 때문에 영화로 대리만족하는 데에 그쳐야지 나도 저랬으면 하는 착각을 해서는 안 되는 법이다. 영화 속의 발도재라는 캐릭터가 그래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건 과거를 반성하고 역날검을 들고서 살생을 하지 않으려고 끝까지 그걸 고수한다는 데에 있다. 물론 막판에 여자 때문에 살짝 바뀔 뻔하지만. 역시 남자는 여자한테 안 돼. ㅋㅋ
<요짐보>의 사무라이와 발도재
<바람의 검심>을 보면서 떠오르는 영화가 있었다. <요짐보>. 둘 다 검객의 얘기다. 주인공 모두 검 하나로는 둘째라면 서러울 정도의 실력을 겸비한 캐릭터. 게다가 그런 실력을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따뜻하다. 다만 영화의 맥락상, <바람의 검심>에서의 발도재는 과거가 있고, <요짐보>의 검객은 과거가 없다. 영화에서 보여주지 않는다는 얘기다. <요짐보>에서는 자신의 실력을 이용하여 자신에게 이해득실만 따지는 캐릭터로 보여지나 실상 그가 하는 행동을 보면 이해득실보다는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진다.
이렇듯 우리가 이런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가 충분히 자신이 갖고 있는 실력을 이용하면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소위 말해서 돈 되는 일만 하면서 편하게 살 수 있는데 인간적이기 때문이다. 강자지만 약자의 편에 설 줄 아는 강자. 강자에게는 강하고 약자에게는 약한 자. 그래서 매력을 느끼는 거 아니겠냐고. 이런 사람을 현실에서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기도 하고 말이다. 좀만 크면 뭐 지가 원래부터 그랬던 것인 양 깝죽대는 꼴을 워낙 많이 봐왔다. 나는 어렸을 적부터 사업을 하면서 너무나 많이 봤다. 예전에는 IT 기술 좀 안다고 똑똑한 척 하더니만 요즈음에는 블로그 좀 한다고 똑똑한 척 한다. 뭐 얼마나 공부 해봤길래? 학교 성적 까뒤집어보고 싶다. 맞춤법이나 제대로 하고 글을 쓰렴. 원래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진정한 고수들은 가만히 있는데 나대는 녀석들이 많아~
메이지 유신 전후라는 배경에서 떠올랐던 인물, 사카모토 료마
일본 근대화에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인물 중에 하나인 사카모토 료마. 그도 사무라이였다. 근데 사람을 죽이지는 않는 사무라이. 검술이 뛰어나다는 얘기가 있긴 하지만 잘 모르겠다. 찾아보기 귀찮아~ ^^; <바람의 검심>의 배경과 똑같은 시대에 살았던 인물이고 일본에서는 영웅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라 떠오른 거다. 나는 야마오카 소하치의 <사카모토 료마>란 3권의 역사 소설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당시 책을 읽으면서 사카모토 료마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그리 큰 매력을 못 느꼈다. 모르지 지금 다시 보면 어떨지는. 오래 전에 본 소설인지라.
귀요미, 타케이 에미
여주인공 타케이 에미. 고작 19살이다. 헐~ 필모그래피 확인해보니 7편 정도에 주연을 맡았는데 다 2012년작이다. 헐~ 신인치고는 왕성한 활동을 하는 듯. 일본 여자 치고는 이쁜 편이다. 내가 볼 때 전형적인 일본인의 피가 아니라 좀 섞인 듯. 일본 영화는 잘 보지 않아서 뭐 스크린으로 보기는 힘들 듯 하지만 귀요미네. <바람의 검심>에서 나온 캐릭터도 귀엽더만.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