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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레미제라블: 다들 감동적이다 눈물을 흘렸다 하는데 왜 난 지루했지?

 

나의 3,178번째 영화. 감동적이다, 보고 눈물을 흘렸다 그런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만 솔직히 난 지루했다. 사실 난 문학과는 거리가 다소 있는 사람인지라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을 읽어보진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장발장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장발장이 어떤 인물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을 뿐이지 자세한 내용은 몰랐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내게는 감동적이지 않았을까? 그래도 영화 <레미제라블>을 내가 봤잖아. 스토리에 흠뻑 젖어들 수도 있었을텐데 왜 나는 그러지를 못했을까? 또한 지금껏 내가 뮤지컬 영화를 안 본 게 아니다. 잠깐 정리해보자면,

-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한 1933년작 <42번가> 8점
- 존 트라볼타 주연의 1978년작 <그리스> 8점
- 톰 행크스 감독의 1996년작 <댓씽유두> 10점
- 니콜 키드먼 주연의 2001년작 <물랑루즈> 10점
- 르네 젤위거, 캐서린 제타 존스 주연의 2002년작 <시카고> 10점
- 조엘 슈마허 감독의 2004년작 <오페라의 유령> 8점
- 아만다 사이프리드 주연의 2008년작 <맘마미아> 8점


그렇다고 이 영화만 봤냐? 그건 아니다. 유명하다고 하는 영화 중에 <사랑은 비를 타고>, <에비타> 등의 영화도 봤지만 여기에 추가하지 않은 거는 내 개인 평점이 추천할 만한 수준인 8점 이상이 아니라서 그렇다. 스토리야 원작에 많이 충실했다고 보이나(그렇다고 원작과 100% 씽크한다는 건 아니지만) 내가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는 건, 아무리 뮤지컬 영화라고 해도 이건 좀 심하지 않냐는 생각이 든다. 뮤지컬을 그냥 영화로 옮긴 듯한 그런 느낌? 모든 대사를 다 노래로 하는 뮤지컬 영화는 내가 기억하기로는 처음인 듯 싶다.

이렇게 모든 대사를 노래로 하다 보니 당연히 호흡이 길어지게 되어 내용 전개가 늘어지고 그러다 보니 할 얘기는 많겠다 적당히 끊기는 애매하고 하니 러닝 타임이 2시간 38분으로 길어진 거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지루했다. 감동적이다? 글쎄. 내가 볼 때는 이보다 훨씬 더 감동적인 영화 정말 많은데. 너무 많아서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인데. 그래서 나는 평점을 좋게 못 주겠다. 7점 정도 준다. 요즈음 영화를 많이 봐서 어지간해서는 감흥이 없는 시기인지라 그럴 지도 모르겠지만(영화 많이 봐바~ 그럼 그렇게 돼~) 재미가 없지는 않았지만 좀 지루했었다.


앤 해서웨이가 이 정도로 연기를 잘 할 줄이야


다시 봤다. 앤 해서웨이. 연기 잘 하네. 그냥 연기가 아니라 노래로 감정을 표현하면서 연기하는 게 쉽지 않을 건데 정말 잘 한다. 박수를 쳐주고 싶을 정도다. 이런 게 배우거든. 난 이런 배우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냐면 국내 배우들 중에서 얼굴 좀 반반하게 생겼다고 연기는 형편없이 하면서 영화 찍는 수준 낮은 배우들 보고 좀 배워라고 하고 싶다. 연기에는 소질이 없는데 얼굴은 반반하게 생겼다면 CF만 찍거나 모델 활동을 하면 되고, 그래도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하면 드라마에서 조연을 하면서 충실히 연기 수업해야지 이름 좀 있다고 그냥 발연기하는 거 보면 참. 

아~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영화에서 보면 앤 해서웨이가 자신의 딸을 위해서 이빨을 뽑아서 파는데, 이빨 뽑고 난 자리에 이빨이 진짜 없더라고. 머리야 깎을 수 있겠지만 이빨은 CG 처리한 건가? 이빨 뽑고 난 뒤에 노래 부를 때 입속을 보니까 진짜 이빨이 없대? 이런 디테일은 맘에 들었어. 여튼 앤 해서웨이는 <레미제라블>을 위해서 삭발까지 하고 11kg까지 감량했다니 역시 배우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쩐지 <레미제라블>에서는 꽤 말라 보여서 저렇게 말랐었나 싶었더니 살 뺀 거더라고. 보고 배워라~ 응?

참고로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내가 언급하지 않는 게 <맘마미아>라는 뮤지컬 영화에 주연으로 나왔었고 그 때 노래와 연기를 봤기 때문에 이미 잘 알고 있는 바여서 언급 안 하는 거다. 못 해서 언급 안 하는 게 아니라. 게다가 <레미제라블>에서는 앤 해서웨이만 언급할 만 했어~ 보면 알 거 아냐. <맘마미아>에 나왔던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참 귀여웠는데, <레미제라블>에서는 숙녀 티가 물씬.


휴 잭맨 노래도 잘 해~ 연기도 잘 해~
 


몰랐다. 휴 잭맨이 이 정도일 줄은. 혹시나 해서 찾아봤더니 <오즈에서 온 소년>이란 뮤지컬에 주연으로 나와서 2004년도에 토니상 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적이 있단다. 토니상은 연극과 뮤지컬을 대상으로 하는 미국 브로드웨이의 상. 그래서 이렇게 뮤지컬 영화를 정말 멋지게 소화할 수 있었던 거구나. 정말 깜짝 놀랐다. 앤 해서웨이, 휴 잭맨의 이런 연기력만큼은 <레미제라블> 영화의 평점과 무관하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들의 연기 그 자체가 감동이었다고 한다면 나도 인정~! 그에 반해 정말 어울리지 않았던 한 배우가 있었으니 바로 러셀 크로우다. 러셀 크로우는 뮤지컬 영화 찍지 마라. 손해겠다. ^^;


어디서 봤나 했네~ 에디 레드메인


분명 어디서 본 배운데 했는데 필모그래피 찾아보니 <마릴린 먼로와 함께 한 일주일>에서 마릴린 먼로 상대역으로 나왔던 주근깨 많은 배우였다. 그런데 <마릴린 먼로와 함께 한 일주일>을 보면서도 그랬고 <레미제라블>을 보면서도 마찬가지다. 내겐 그리 매력적인 배우가 아니다. 원래 연기를 전공했던 게 아니라 연기에 매력을 느껴서 배우가 된 케이스인데, 집안도 좋고 공부도 잘 하는 엄친아다. 근데 외모 때문에 그런가 난 정이 안 가네 그랴~ 우리나라로 치면 타블로를 보는 느낌? 인간 됨됨이가 어떻다 그런 게 아니라 개인 선호도가 그렇다는 거다. 난 이런 캐릭터 그닥~ 내가 이렇게 생각하듯이 누가 나란 사람을 두고 '난 너같은 캐릭터 그닥~'이라고 해도 뭐 It's OK. 그런가 부다 하는 거지 뭐. 선호도의 문제 아니겠는가?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