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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덕유산 휴게소: 부산 내려가다가 들린 휴게소, 눈덮인 풍경이 참 멋스러웠던 휴게소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째인 듯 싶다. 1월에는 후배 녀석 아버지 돌아가셔서 운구까지 했었고, 2월에는 친구 아버지 돌아가셔서 급하게 부산 내려가게 됐다. 30대 초반에는 이리 저리 결혼식 때문에 오랜 만에 보게 되는 사람들이 많더니만 이제는 부모님 돌아가셔서 장례식장에서 얼굴 보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 듯. 이러다 좀 지나면 누구 죽었다더라 하면서 하나씩 세상을 떠나는 나이가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인생 덧없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그래도 간만에 정식이 만나서 같이 내려가는데 내려가는 6시간 동안에 참 많은 얘기를 나눴다. 성인이 되어서 만난 사람들이야 그 사람의 과거를 알지 못하고 현재 시점에서 그 사람을 보게 되겠지만 우리네들이야 어릴 적부터 걸어온 길을 잘 알기에 그만큼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다른 이들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런 게 오랜 인연의 장점 아니겠는가? 비록 1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해도 말이다. 그리고 올해는 퍽이나 예전 친구들을 보게 되는 기회가 많아진 듯 하다. 저번주에는 14년? 15년? 만에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 녀석 서울에서 보고 밤새도록 놀고 말이다.

내가 만약 차를 몰고 갔다면 아마 덕유산 휴게소는 보지 못했을 거다. 중부고속도로는 이용해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나는 친구네 집에 차를 세워두고 친구 차에 타고 내려갔는데 친구가 그 쪽으로 가다가 점심 먹으려고 들린 곳이 덕유산 휴게소. 간디학교 정치/사회 교사인 친구 말로는 여기는 겨울이면 항상 눈으로 뒤덮여 있는 휴게소라고. 항상 그렇다고 한다. 날씨는 따뜻한데 아직도 눈이 녹지 않아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좋았던 휴게소다.


그 중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건 나뭇가지에 앉은 눈이 마치 꽃과 같은 형국을 보인 거였다. 난 꽃에 눈이 쌓여서 그런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는. 정말 이뻤다.


그러나 풍경만큼 휴게소 음식이 맛있지는 않았다. 내가 시킨게 고추장 돼지 불고기인가? 뭐 그런 거였는데 6,000원이다. 음식 시킬 때 내가 분명 그랬다. 휴게소 음식 맛없는데 여기서 그래도 인기 있는 게 뭐냐고 해서 이거 시켰는데 별로다. 찬도 김치와 깎두기 두 개 밖에 없고. 이 마저도 깎두기는 4 조각 나오는 거 친구가 더 가져온 거란다. 헐~ 먹긴 다 먹었는데 다 먹어도 배고프더라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게 그리 만만치는 않다. 일 때문에 아니면 나름 여행이라 생각하고 작정하고 가야 하는 정도니. 그래도 친구 아버지 돌아가셨다는 얘기 듣고서 잠깐 내려갔다 올라왔지만 오랜만에 연락이 끊겼다가 카카오 스토리 덕분에 연락되게 된 친구들도 보게 되어 좋았던. 조만간 일 때문에 내려갈 때는 좀 여유 있게 내려가서 이런 저런 얘기나 나누고 그래야겠다. 이 나이가 되니까 나 뿐만이 아니라 주변 친구들도 하나둘씩 동창들 찾게 되는 듯. 그런 나이가 되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