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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최근 장례식장 다니면서 새삼 느낀 것 2가지

이번 달에는 장례식장 갈 일이 있을까 싶다만 1월에 후배 아버지 돌아가시고, 2월에 친구 아버지 돌아가셔서 장례식장 다녀왔다. 연달아 장례식장을 다녀오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 나는 다른 일들은 뭐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죽음이란 글자 앞에서는 왠지 모르게 엄숙해지는 듯하다. 예전에 절친이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절친: 난 니랑은 죽음과 바꿀 수 있는 친구라 생각한다
나: 죽음을 맞닦드리는 순간, 이 말 다시 생각해보거라

난 그렇다. 삶이란 거에 대해서 인생이란 거에 대해서 사람이란 거에 대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고 살던 나였기에 고등학교 시절에 양아치 생활을 하면서도 친구들과의 대화에서는 매우 시니컬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우린 친구 아이가"라고 얘기하는 친구한테 "우리가 고등학교 졸업하면 볼 수나 있겠나? 고등학교 때니까 친구겠지"라고 대답을 해줬었다.

그 때 나와 대화를 했던 그 친구는 충격을 먹었는지 재수를 마무리할 때 즈음인가 내게 편지를 보내왔었다. 남자가 편지를? 그렇다. 노트에 또박또박 적어서 연애 편지 전달하듯이 접어서 내게 읽어보라고 주고 갔다. 그 편지 난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 고등학교 이후로 받았던 그 어떤 편지도 버린 적 없다. 다 보관하고 있다. 내가 좀 정리벽이 있는지라. ^^;

결국 내 말대로 그렇게 됐다. 서로 의지를 갖고 노력을 하면 여전히 친구로 지낼 수 있다고? 글쎄다. 무엇을 친구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건 지인이지 친구가 아니다. 게다가 멀리 떨어져 있으면 만나기가 쉬울까? 쉽지 않다. 그 친구가 공부를 못 해서 내가 무시해서 그런 얘기를 한 게 아니다. 어릴 적부터 나는 생각이 참 많았다. 인간의 삶이란 거에 대해서. 그 당시에 그렇게 될 거라 생각했을 뿐.

그랬던 나였기에 인간의 삶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이 남들과는 좀 다른 면도 많고, 나의 가치관 또한 남들과 좀 다른 면이 많다. 그러나 잘 얘기는 안 한다. 왜냐면 다른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왜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한데 이해하기가 쉽지 않거든. 그래서 그런 얘기는 어르신들하고 담론이나 할 때 하곤 하지 친구들끼리는 잘 안 하는 편이다.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궤적

연이어 장례식장을 가면서 느낀 두 가지 중에 첫번째가 이거다. 인생이라는 게 참 덧없이 흘러가는 듯 느껴졌다. 10대 때는 공부하거나 반항하면서 자라고, 20대 때는 내 세상이라고 생각하고 이것저것 하면서 놀고 또 자신의 길을 찾아나가느라 바쁘고, 어느덧 결혼할 나이가 되는 30대가 되면 결혼식에서나 오랜만에 만나게 되는 친구들이 많아지더니, 이제 부모님 돌아가셔서 장례식장에서 친구들을 보게 된다.

그러다가 좀 더 있으면 누구 죽었다더라. 어떻게 하다 죽었노? 이래가 죽었다카더라. 맞나? 우짜노. 뭐 그런 얘기들이 오고가며 나도 조심해야지. 건강 챙겨야지. 하는 생각을 갖게 되겠지. 아직까지는 그럴 나이가 아니라 그렇지만 그럴 꺼라 본다. 그래도 그런 인생의 대사 때마다 마음으로 위안이 되는 이들은 오래된 친구들이더라. 한 시절의 재밌는 또는 뼈아픈 추억을 공유한 이들 말이다.

비록 장례식장이긴 하지만 오랜만에 보게 되는 이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좋더라고. 요즈음에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 보다는 기존에 알던 사람들을 더 챙기려고 하다 보니 더 그렇게 느껴졌고. 이건 작년에 느낀 바 블로그에 글로도 적은 거지만. 오히려 사회에서 성공하고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일수록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이랑 더 친해지는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의미로 보면 나는 성공하고 돈 번 사람은 아닌 거 같다. ㅋㅋ

오히려 나는 그런 친구들이 적은 편이다. 고등학교 시절에 나는 친구들(여기서 말하는 친구라고 하는 건 위에서 언급한 내가 보는 기준에서의 친구가 아니라 일반론적인 관점에서의 친구다)의 폭이 넓었다. 여자 많은 부류, 싸움 좀 하는 부류, 공부 잘 하는 부류. 그 부류 각각에 어느 정도 이상의 영역을 갖고 있었기에 그랬던 건데 공부 잘 하는 부류들과는 별로 안 친한 듯 싶다. 왜냐면 오히려 그런 녀석들이 사회에서 비인간적이고 꼴사나운 짓거리를 하더라는 거다.

근데 나는 그네들도 알겠지만 중고등학교 시절에 그네들보다 공부를 못한 경우가 별로 없다는 거다. 내가 성적이 망가지기 시작한 게 고등학교 2학년 중반부터니까 실질적으로 그네들 중에서 년수로나 시험 회수로 따졌을 때 나보다 공부를 잘 했다고 할 만한 애들이 많지가 않다. 또한 나는 어렸을 적부터 공부 잘 하는 아이였고, 그네들은 막판에 공부에 열을 올려 대학을 잘 갔을 뿐이니까. 그래서 나한테 공부로 들이대는 경우는 별로 없다.

대우를 받겠다는 건 아니지만 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냐면, 고등학교 때는 내게 말도 못 붙이던 것들이 깝죽거리네 그런 생각들 많이 한다. 그럼 공부? 아니면 돈 버는 거? 뭘로 할래? 상대해줄까? 난 얼마든지 상대해서 보여줄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건 나란 녀석을 겪어본 사람들은 잘 알 거고. 사람의 관계라는 게 꼭 그래야만 할 필요는 없는데 그렇게 느끼게 만들기 때문에 내가 싫은 거다.

그래서 오래된 친구들을 만나면 그네들에게 나는 항상 공부 잘 하는 아이, 우리 중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 천재, 전교1등 뭐 그런 소리를 듣곤 한다.(전교 1등은 딱 한 번 밖에 안 해봤다) 그런 소리가 듣기 좋아서 그런 게 아니다. 단지 그네들은 내 친구가 이렇다는 거 자체가 자랑이고, 나는 그런 인간미 넘치는 사람을 좋아할 따름이다. 혹시나 이 글을 읽는 친구들 중에서 공부 좀 했다 싶은 녀석들 있으면 똑똑히 들어라. 인간미 넘치는 사람이 되라. 어차피 인생 매한가지다.

그런 대사 외에도 카카오 스토리 덕분에 친척이나 오래된 친구들과 연락하는 일이 잦아졌다. 요즈음에는 오래된 친구들을 더 자주 만나는 편이고 말이다. 적어도 그네들은 내 인생의 조연이고, 관객으로써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알잖아. 그러니까 이해의 폭이 넓고 말이다. 그게 좋다. 나란 거에 대해서 꾸밈 없이 대할 수 있고 실수를 해도 저 새끼 여전하네. 살아있네 하면서 웃을 수 있는 이들이니까. 나이가 들수록 그런 인간 관계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거 같다.


이젠 돈 좀 벌어야겠네

돈에 대해서 욕심이 없는 사람 없다. 그러나 일반적인 기준에서보다 나는 좀 덜한 거 같다. 내가 명품을 좋아하지 않고, 외제차를 좋아하지 않는 거 아니다. 난 결코 검소하게 살 그런 인간은 아니다. 그러나 겪어본 사람들 알겠지만 어느 정도 먹고 사는 데에 지장이 없으면 욕심 내지 않는다. 돈을 벌기 위해서 일하는 경우는 먹고 사는 데에 지장이 생겼을 때 아니면 그닥 그래본 적이 없다. 돈이 없어도 그렇게 신경 써본 적이 없고 말이다. 그래서 돈 있으면 잘 빌려주는 거다.

그런데 돈 못 받았다고 내가 지랄을 하는 경우는 돈을 못 받아서가 아니라 거짓말을 하고, 전화를 안 받고 하기 때문이다. 그건 내게 돈 빌려간 사람들은 잘 알껄? 난 전화할 때 전화 받고, 사정이 이러저러하니 그렇다고 하면 같이 머리를 맞대고 이렇게 합시다 하면서 좋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몇 년쨰 내 돈 갚는 사람도 있다. 나보다 나이가 많지만 처음에는 그 사람도 그래서 엄청 나한테 혼쭐 났었는데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서는 속이거나 지키지 못할 약속 하지 않으니 전혀 문제 없다.

돈이야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는 거니까 살면서 갚으면 그만이지. 안 그래? 그런 나라도 내가 돈 빌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왜?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서 말이다. 내가 돈 빌려달라고 하면 정말 급한 경우 아니면 없다. 지금까지 살면서 오른손 손가락 개수보다 덜하다. 돈 빌린 회수가 말이다. 난 기본적으로 빚지고는 못 산다. 그래서 나와 같은 경우, 최고의 재테크는 대출이다. 대출을 받으면 빚이니까 빚지고 못 사는 나는 빨리 갚는다. 이자 내기 싫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야 목돈이 생긴다. 적어도 나란 인간의 재테크 패턴은 그렇다.

인생의 고저가 심하고 또 돈에 대해서 그리 큰 의미를 두지 않다 보니 생각보다 내가 그리 돈이 많지가 않다. 가만히 따져보면 친구들은 집 산다고 대출 받아서 그거 갚느라고 돈이 없는 건데 나는 캐쉬 플로우에 집중하기 때문에 이리 저리 돈은 잘 쓰고 댕긴다. 결국 뭐냐? 목돈이 없다는 거다. 그런데 장례식장 다니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돈 좀 모아야겠네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우리나라 장례식 문화 아주 뭐같다. 다 돈이더만. 몰랐다. 결혼도 그렇다고? 난 그렇게 안 했거든? 잘못된 거, 남들이 하니까 나도 그렇게 해야 한다 난 그런 거 별로 신경 안 쓴다. 나는 나고 내 생각대로 움직일 따름이지 남들의 생각에 휘둘림 당하는 거 싫다. 그런데 장례는 얘기가 좀 다르다. 왜냐면 고인에 대한 연민의 정 때문도 있고 하니까. 근데 그걸 상술로 활용하는 게 많더라는 거다.

뭐 그런 의미에서 그런 것도 있지만 나이가 들다 보니 그런지 돈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에 대해서 좀 다른 시각을 갖게 된 거다. 지금까지는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였는데 말이다. 그러다 보니 꿈을 꾸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명예만을 위해서 꿈을 꿨는데 지금은 명예보다는 돈을 위해서 꿈을 꾸기 시작하는 게 차이가 있다. 단지 돈을 벌어도 나만의 방식으로. 남들 핍박하면서 돈 버는 게 아니라 좀 더 발전적인 뭔가를 제시하면서 돈을 버는 거다.

예를 들면, 장례 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면서 돈을 번다거나 뭐 그런. 이거 가능하다고 본다. 단지 시점이 중요한데 아직까지는 무리고 10~20년 정도? 그 정도면 적정 시점이 아닐까 싶다. 뭐든 시점이 중요한 법이다. 나는 아이디어가 많다. 게다가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기획력이나 그걸 실행하는 추진력이 부족한 사람이 아니다. 다만 나의 가장 큰 문제점은 혼자서 모든 걸 다하려고 하는 거다. 열 가지 재주 가진 놈이 하루 밥벌이 하기 힘들다는 말이 딱 나를 두고 하는 말인 듯.

게다가 정리벽이 있는 거처럼 다소 완벽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서 자꾸 눈에 거슬리면 내가 처리해버리는 그런 경향도 강하다. 그래서 나는 사업가가 아닌 거다. 전문가지. 그래서 바꾸기 시작한 거다. 정말 중요한 게 뭔가?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누구한테 뒤지지 않은 핵심적인 요소가 뭔가? 뭐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거기에 집중을 하고 사람들을 모으고 자금을 가져와서 돈을 벌면 되는 걸.

그래서 다시 꿈을 꾸기 시작한 거다. 나름 일찍 은퇴하려고 막연하게 생각은 하고 있었다만 그냥 순간 순간 열심히 하면 그렇게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나를 믿었는데 지금은 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거다. 물론 세상이 내 생각대로 돌아가는 건 아니지만 지켜보면 알겠지. 내가 돈을 버나 안 버나. 지금까지 살면서 돈을 벌고자 하는 욕구가 지금처럼 강했던 적은 없으니까. 그러나 나는 유명해지고 싶지도 않고 조용히 살거다. 만약 유명해진다면 책을 통해서겠지. 그 외의 걸로는 아니다.

그래도 그런 생각을 해서 그런지 내 삶에 좀 더 열정을 갖게 되는 거 같다. 돈을 버는 게 나쁜 건 아니지. 근데 왜 나쁘게 생각을 할까? 많은 이들이. 그건 그들이 돈을 쉽게 벌어서다. 그네들은 하는 게 없는데 남들 활용해서 돈 버는 거거든. 즉 자기만의 영역, 능력이 없어서 그런 거다. 남들을 활용하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세상에 혼자서 일할 수는 없으니) 그네들이 욕 듣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나는 결코 돈 쉽게 벌려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력하되, 내가 할 수 있는 많은 것들 중에서 남들이 잘 하지 못하는 거에 집중할 뿐. 그래서 그런지 요즈음에는 생각이 참 많다. 그래도 그런 생각들이 결코 기분 나쁘거나 나를 옭아매는 게 아닌 거 같아 다행이고. 내게 돈 벌자는 얘기는 더 열심히 살자는 얘기인 거다. 여튼 오늘은 그냥 주저리 주저리 생각나는 대로 끄적거렸다. 이런 얘기 잘 안 하려고 하는데 왠지 모르게 하고 싶더라고.

나중에 내가 어떻게 되든지 간에 그건 지켜보면 알겠지. 분명한 건 나는 돈에 대한 내 시각이 예전과는 달라졌다는 거. 그렇다고 거기에 집착하는 건 아니지만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은 강하다. 얼마를 벌어야 많이 버는 것일까? 그런 거 모른다. 단지 그런 의식을 갖고 열심히 할 뿐. 그게 돈만 쫓는 이들이 얘기하는 돈 많이 벌어라는 것과의 차이인 거다. 훗날 내가 다시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재미있을 듯 싶다. 가끔씩 예전 글들 보면서 그런 적 있거든. ㅋㅋ 자. 돈 벌자! 화이팅~ 아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