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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뷰티/뷰티

오바마 향수: 오바마가 즐겨는 향수, 흑인들이 좋아하는 향수

지난 주 열렸던 DCT Flea Market에 가서 산 향수다. 사실 나는 뭘 사려고 갔던 게 아니라 행사 진행이 어떻게 되는지 분위기는 어떤지 파악하기 위해간 거지만, 행사가 행사인 만큼 결국 얼마 하지는 않지만 물건 하나 사게 되네 그랴.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 죽 둘러보다가 나의 발길을 멈추게 만드는 문구가 하나 있었다. 


날림 글씨지만 재밌었다. 그래서 물어봤다. 근데 판매자(나이는 28살의 남자인데 지금은 형, 동생하는 사이가 됐다)가 내가 흑인에 관심이 있는 줄 아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해준다. 사실 나는 흑인 전혀 관심 없다. 다만 말이 재밌어서 그렇다고 했는데, 자신의 경험담을 죽 늘어놓는다. 미국에서 살면서 유명한 흑인 아티스트들도 많이 만났나 보다.

자신이 흑인을 좋아하기 때문에(그렇다고 여성 취향이 흑인이라는 게 아니라 흑인 문화를 좋아하는 듯. 왜냐면 여친은 한국인이거든) 알게 된 건데, 이 향수를 바르고 흑인을 만나면 이 향수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본다고. 정말 그러니까 한 번 바르고 이태원이나 그런데 가보면 알 거 아니냐는 거였다. 비닐에 두 개의 향수가 있던데 냄새를 맡아봤다.

노란 색과 파란 색 향이 좀 달랐는데, 노란 색은 흑인들에게서 많이 나는 냄새(?)가 나더라고. 파란색은 시원한 냄새? 일단 생각해보겠다고 하고 말았다. 그러다 나중에 벼룩시장 끝날 때 즈음 되니까 짐을 싸길래 가서 벌써 가냐고 하면서 그럼 파란색 향수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귀뜸해준 게 이게 오바마 향수라는 거다. 왜? 오바마가 실제 즐겨쓰는 향수라고. 그렇군. 오바마도 흑인이지?


오바마가 즐겨쓰던 향수, 흑인들이 좋아하는 향수


판매자는 이걸 미국에서 3만원 정도 되는 가격에 구매했다고 한다. 어디서? 미국 할렘가나 브롱크스 가면 길거리에서 흑인들이 이런 거 판매한다고 한다. 흑인들이 뭔 오일을 갖고 만든 거라고. 그래서 바르고 나면 향이 오래 간다는 거다. 판매자 말로는 일주일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난 매일 운동하고 샤워하거든요. 일주일동안 안 씻으면 몰라도 ^^;

향은 시원하면서도 은은한 남성 향 + 묘한 향

여름에 남자들이 많이 쓰는 향수 중에 다비도프가 있다. 시원한 향. 이와 비슷한 느낌의 향이라 생각하면 된다. 근데 다비도프는 넘 진해. 거기다가 톡 쏘는 듯한 느런 향이라면 이 오바마 향수는 은은하다. 그래서 오히려 이게 더 낫다고 본다. 근데 시원하면서도 은은한 남성 향인데 거기에 플러스 알파로 뭔가 묘한 향이 섞여 있다. 이 향이 흑인들이 좋아하는 듯한 그런 향인 듯 싶다. 말로 설명하기 조난 힘드네. 거. 맡게 해볼 수도 없고 말야. 좀 독특한 향이 섞여 있다. 이 향이 좀 진한 편이고.

 

보통 향수라고 하면 칙칙인데 이건 좀 특이하게 되어 있다. 물파스 용기? ㅋㅋ 중간에 볼이 있는데 그걸 누르면 향수액이 나온다. 그냥 톡 찍어 바르면 돼. 사실 그렇게 내게 필요한 건 아니지만 향수잖아. 향수는 다른 것들 있어도 구매하는 아이템이잖아. 나도 향수 5종류 정도 있는데 향수 잘 안 바르고 다니니까 언제 다 쓸 지 모르거든. 그래서 하나 더 있다고 해서 문제될 건 없고, 스토리가 좋아서 그리고 판매자의 열정적인 설명에 내가 구매를 해준거다.

나중에 판매자 왈, 나의 경험담에서 오는 진정성을 알아줘서 고맙단다. 나는 스토리 있는 제품이 좋아. 뭔가 얘기할 꺼리가 있잖아. 여튼 이 오바마 향수 하나로 판매자와 좋은 관계 갖고 형, 동생까지 하게 되었으니 18,000원의 값어치와는 비교할 수 없겠지. 근데 정말 이거 흑인들이 알아볼까? 궁금하군. 담번에 이태원 가게 되면 한 번 사용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