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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건강

미국 안과 의사들은 라식 수술 시에 잔여 각막 두께를 얼마나 남길까?

일전에 서울밝은세상안과 송윤중 원장님이 알려주셔서 이런 자료가 있다는 걸 알게되었는데 참 재밌는 자료다. ASCRS(American Society of Cataract and Refractive Surgery, 미국백내장굴절수술학회)에서 매년 ASCRS 회원(당연히 미국 안과의사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을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조사한 자료를 발표하는데 그 발표 자료가 4월에 공개된다. 어디서? Richard J. Duffey라는 미국 의사의 홈페이지에서. 물론 구글링을 하면 얼마든지 쉽게 구할 수 있다.

서울밝은세상안과 송윤중 원장님이 보여줬던 자료는 2011년도 자료였고 4월달이 되면 2012년도 자료가 올라온다고 하셔서 보니까 올라와 있더라는. 2013년 발표한 자료지만 2012년에 조사한 자료기 때문에 2012년도 자료인 거다. 그래서 이게 최신 버전이라는 거. 이 자료를 보면 미국 안과 의사들의 동향을 알 수가 있는데 라식에 관련해서 볼 만한 부분만 몇 개 살펴보려고 한다. 원본은 아래 주소에서 찾을 수 있다. 아래 주소에 가면 2012년도 이전의 자료들도 다 볼 수 있다.

- US Trends in Refractive Surgery: http://duffeylaser.com/physicians_resources.php


우선 이 자료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가?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ASCRS(American Society of Cataract and Refractive Surgery, 미국백내장굴절수술학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이메일을 통한 설문 조사를 통해서 얻어진 것인데, 2011년에는 ASCRS 멤버 4,236명 중에서 이메일 확인을 1,525명이 했고, 그 중에 응답한 사람은 463명으로 전체 대비 11% 정도 응답률을 보였고, 2012년도에는 전체 4,142명 중에(2011년에 비해서 학회 회원수가 줄었다) 452명이 응답하여 11% 정도의 응답률을 보였다. 아래는 그에 대한 통계 자료다.


미국 의사들은 잔여 각막 두께를 어느 정도 남기나?


그래프를 보면 색상별로 년도가 다르다는 걸 봐야 한다. 아래쪽은 단위가 당연히 ㎛가 되겠고 2012년도 색상인 분홍색을 보면 잔여 각막 두께를 최소 250㎛ 기준으로 잡는 의사와 300㎛ 기준으로 잡는 의사가 41%로 똑같다. 물론 설문에 응한 의사들 중에서 225㎛로 FDA 기준보다도 더 얇게 잡는 의사도 1% 있었고, 325㎛로 굉장히 보수적으로 잡는 의사도 2% 정도 있었다. 뭐 보수적으로 잡는 거야 그렇다 해도 FDA 기준보다 더 얇게 잡는 의사는 뭐지? 여튼 여기서 눈여겨 봐야할 건 추세다.

2004년도에는 250㎛가 300㎛보다 절대적으로 많았다. 아마도 FDA 기준이 그러하기 때문에 그걸 따랐던 거 같다. 그러나 예전 글에서 언급을 했듯이 잔여 각막 두께가 FDA 기준인 250㎛로 남겨도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보니 좀 더 보수적인 기준인 300㎛를 남기는 게 추세인데 그게 그래프에도 잘 나타나 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수준 이하는 안 떨어지는 거 보면 오히려 국내 안과 의사들이 더 보수적인 거 같다. 서울밝은세상안과의 경우 라식을 위한 최소 잔여 각막 두께가 300㎛거든.



미국 의사들은 각막 절편 두께를 어느 정도로 만드나?


그럼 미국 의사들은 각막 절편 두께를 얼마 정도로 만들까? 100~130㎛에 91%가 몰려 있고, 그 중에 120~130㎛가 53%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각막 절편을 만들 때 펨토세컨드 레이저를 이용하는 곳이 많다. 펨토세컨드 레이저로 각막 절편을 만들 경우, 100㎛ 정도 두께로 만드니 만약 최신 기종의 펨토세컨드 레이저(엑시머 레이저 아니다. 각막 절편을 만드는 데에 사용하는 레이저는 펨토세컨드 레이저, 각막을 깎아서 굴절 교정하는 데에 사용하는 레이저는 엑시머 레이저다. 둘은 엄연히 다르다.)로 라식 수술을 한다고 하면 100㎛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펨토세컨드 레이저를 이용하지 않고 마이크로 라식이라고 해서 블레이드(칼)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 좀 저렴한 라식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하는데, 요즈음에는 워낙 가격 경쟁이 치열해서 펨토세컨드 레이저를 이용한다고 해도 가격이 많이 낮아지긴 했지만, 마이크로 라식과 가격 차이가 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왜냐면 마이크로 라식은 일회용 칼날 비용만 들어가지만 펨토세컨드 레이저는 1번 사용할 때마다 사용료를 지불해야 되거든. 즉 원가 차이가 나니까 당연히 레이저를 이용하는 라식이 비쌀 수 밖에 없는 거다.


미국 의사들이 생각하는 라식을 위한 최소 각막 두께는?


우선 라식을 위해서는 최소 어느 정도 각막 두께여야 되는지에 대한 설문인데 최소 500㎛는 되어야 한다는 의사들이 응답자의 38%였고, 480㎛ 이상이 38%로 똑같았다. 참고로 2011년도 설문에서는 500㎛ 이상이 46%, 480㎛ 이상이 33%로 500㎛ 이상이 13%나 더 많았다. 자 지금까지 나온 걸로 한 번 계산을 해보자.

잔여 각막 두께 = 각막 전체 두께 - (각막 절편 두께 + 굴절 교정을 위해 깎은 각막 실질 두께)

각막 전체 두께는 480~500㎛에 전체의 76%가 분포해 있었다.
각막 절편 두께는 100~130㎛에 전체의 91%가 분포해 있었다.
잔여 각막 두께는 250~300㎛에 전체의 97%가 분포해 있었다.

가장 밀집된 분포의 수치들로 얼추 계산해보면 굴절 교정을 위해 깎는 각막 실질 두께가 100㎛ 정도 수준 된다. 계산해봐바. ^^; 그러면 이 두께만큼 깎아서 어느 정도 굴절 교정이 된다는 얘길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아래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재밌다니까.


미국 안과 의사들이 초고도근시에 권하는 수술은?


정확하게 얘기하면 30살의 -10 디옵터인 초고도근시 환자에게 수술을 한다면 당신은 뭘 하겠느냐 뭐 그런 얘기가 되겠다. 일단 아래쪽에 수술명들을 하나씩 언급하자면 PRK(이건 이미 이전 글에서 언급했다. 국내에서는 라섹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LASIK, P-IOL(안내렌즈삽입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RLE(투명수정체적출술로 쉽게 얘기하면 안내렌즈삽입술과 비슷하긴 한데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수술을 말한다), Wait(수술하지 않고 그냥 지내라는 의미다)로 나뉜다.


보통 국내에서는 초고도근시라고 하면 안내렌즈삽입술을 권하는 게 일반적이다. 왜? 그만큼 각막을 많이 깎아야 하는데 잔여 각막 두께가 충분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재밌는 건 그런 조건이 제시되지 않고 나이와 디옵터만 제시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라식이나 라섹을 하겠다는 의사가 36%나 된다는 거. 그렇다면 이 의사들은 100㎛ 정도 깎아서 초고도근시의 굴절 교정을 다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나는 모르겠다. 서울밝은세상안과 송윤중 원장님한테 자료에 대한 설명을 들을 때는 2011년도 자료였고 자료에 대한 설명 들을 때는 이렇게까지 계산을 안 해봐서 물어보지도 못 했거든. 물론 설문에 참여한 43%의 미국 의사들은 안내렌즈삽입술을 권한다고 되어 있긴 하지만 말이다. 내가 볼 때는 미국의 의사들은 잔여 각막 두께를 좀 보수적인 기준이 아니라 FDA 기준인 250㎛로 잡는 의사들도 꽤 많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자료에는 더 많은 내용들이 담겨 있지만 이번 글에서는 이 정도만 올리고 기회가 되면 또 정리해서 다른 내용들을 올릴 생각이다. 그런데 자료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수술 비용 면에 있어서도 미국과 비교가 안 되고(우리나라가 훨씬 저렴하다), 수술을 위한 기준을 봐도 국내 안과 의사들이 더 보수적인 거 같고, 국내 의사들이 수술 케이스가 적은 것도 아니니(참고로 서울밝은세상안과의 경우는 비쥬라식에 있어서는 전세계 최다 수술 케이스를 보유하고 있는 병원으로 알고 있다) 미국 안과 의사들에 비해 국내 안과 의사들의 실력 면에서 적어도 떨어지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오히려 좋았으면 좋았지~ 뭐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도움을 주신 분: 서울밝은세상안과 송윤중 원장
 

+ 라식, 라섹에 대해 더 읽을 거리 → 역사로 살펴보는 라식과 라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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