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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당구

이제서야 당구에 감이 잡히기 시작하네

동호회에서 리그전을 한다. 리그전은 두 명이서 치되, 35이닝(한 번 치면 1이닝) 내에 둘 다 자기 점수를 다 못 쳤을 경우에는 둘 다 패다. 양패. 만약 먼저 친 사람이 20이닝에서 자기 점수를 다 치면, 나중에 친 사람은 한 번의 기회는 있다. 초구로 셋팅하고 난 다음에 치게 되는데 보통 초구는 특별나지 않는 이상 먹기 때문에 1점 정도 모자란다고 하면 무승부 되기가 쉽다. 게다가 초구는 힘조절을 잘 해서 치거나 제대로 맞으면 바깥으로 돌려치기(우라마시)가 뜨기 때문에 2득점도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무승부다. 패는 1점, 무승부는 2점, 승은 3점으로 해서 전체 합산해서 등수를 매기게 된다.

나는 전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기고 싶은 생각보다는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강했고, 자세 교정과 스트로크 교정 때문에 35이닝에 내 점수를 다 뽑는 게 정말 어려웠다. 그러다 무사시 큐를 구매하고 난 다음에 한 게임에서 첫 승을 거뒀다. 상대는 나를 코칭해주는 26점 대마왕 형님. 큐가 좋긴 좋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도 잠시 다시 뭔가 안 맞기 시작하고 답답했다. 그러다 어제 감 잡았다. 이번에도 역시 대마왕 형님과 치면서 말이다. 근데 그것도 리그전. 대마왕 형님한테 또 이겼던 거다. 대마왕 형님이 봐준 건 아니지만 대마왕 형님은 상대가 편안히 칠 수 있게 해주고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독려해주고 또 치고 난 다음에는 항상 코칭을 해준다. 그래서 집중해서 최선을 다할 수 있었던 듯.

얼마나 미안했던지. 왜냐면 다른 사람들한테는 다 지는데 스승한테는 이기니까. 나도 사람인지라 그냥 넘어갈 수는 없지. 게임비는 내가 냈다. 그게 당연한 거라 생각했고. 그리고 그 다음 게임은 나보다는 하수지만 샷이 정말 좋아서 나보다는 한 수 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쩡민이란 동생이랑 쳤는데 이겼다. 둘 다 초반에는 못 쳤는데 중반 이후부터는 집중해서 잘 해서 말이다. 보통 쩡민이랑 치면 내가 이겨도 겨우 이기는 식인데 이번에는 좀 차이가 나게 이겼다. 그 다음에는 동호회 회원은 아닌데 당구장에 자주 오시는 24점 형님이랑 쳤다. 이겼다. 나보고 잘 친단다. 샷도 좋고. 15점에 비해서 잘 치는 편이라고. 죄송스러웠을 뿐. 난 배우려고 쳤는데 말이다. 쩝.

그리고 2:2. 이건 뭐 내가 잘 쳤다기 보다는 내 편이었던 대마왕 형님이 워낙 잘 쳐서 이기게 된 거지만 말이다. 여튼 어제 당구는 모두 이겼다는 거. 뭐랄까. 이제 감 좀 잡은 거 같다. 나의 경우에는 특히 뭘 조심해야 하는지(성격이 급해서 치고 난 다음에 일어나는 습관이 종종 나온다)를 알게 되니 항상 의식해야겠고, 내가 잘 못 치는 공이라고 안 될 거 같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배운대로 어떻게 치면 된다는 거 그대로 부담없이 치면 되는 거였는데 말이다. 여튼 이제 감 좀 잡은 듯. 이러다 보니 이제 좀 샷에 대해서도 자신감이 생기고 게임도 재밌게 할 수 있을 거 같다. 아직 많이 모자라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

며칠 전 종민이가 올라와서(이 녀석은 사전에 연락도 없고 서울 와서 연락해서 오라고 한다니까. 그래도 가지. 내가. ㅋㅋ) 오랜만에 부산 친구들이랑 당구를 쳤는데 그 때 내 무사시 큐 들고 갔었다. 근데 종민이가 너무 잘 쳐서 뭐 이길 수는 없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대대에서 30점 놓고 쳤단다. 헐~ 30점이면 뭐 준프로 수준인데. 확실히 예전과 달라진 건 친구들이 치는 걸 보면 어떻다는 게 보이더라고. 종민이는 확실히 다르더만. 역시나. 대대 30점의 실력이 그냥 실력이 아니지. 그래도 종민이가 나보고 샷을 떠나 길 보는 게 예전과는 정말 많이 달라졌다고 실력 많이 늘었다고 하더라고. 쉬운 공을 치고 말이지. 예전에는 구멍만 있으면 빵구였는데. ㅋㅋ 여튼 재밌다. 이제 실력 좀 많이 향상 시켜볼까나.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