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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나비빤쓰 @ 홍대: 안주가 싸고 맛있는 주점

홍대에 볼 일을 보는 도중에 건하가 생각났다. 건하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이 인근에 있어서 전화를 했더니만 오라는 거다. 건하는 연기자의 꿈을 품고 열심히 살고 있는 후배 녀석이다. 그런데 돈 없고 빽 없이 유명 연기자가 되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수많은 오디션을 보면서 가끔은 단역이나 조연을 맡기도 하지만 대중들의 눈을 사로잡기는 쉽지가 않다. 그런 오랜 세월을 거쳐서 대중들의 눈에 들어갈 정도의 배역을 맡게 되면 그 때부터 인생은 순탄하게 풀리는 게 연기자의 길이다.

지금으로부터 십수년 전, 공채 탤런트였던(아마도 KBS였던 거 같다) 창화형의 부름에 술 한 잔 하러 갔더니 그 자리에 이선균이 있었다. 창화형의 선배니까 나보다는 손윗사람이지만 경어체는 생략~ 그 때 연기자로서의 삶이 힘들어서 술 한 잔에 푸념을 떨기 위해 모였던 거였는데 지금은 이선균 하면 누구나 다 아는 연기자 아닌가. 연기자의 삶이란 게 이렇다. 그런 길을 걷고 있는 건하지만 항상 밝고 열심히 사는 게 보기 좋아 내가 참 아끼는 녀석이다.


나비빤쓰. 위치는 맨 마지막에 알려주겠다. 여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건 여기 사장님이 건하 선배라는 거다. 물론 연기자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근데 처음 봤을 때 필이 연기자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느낌상. 연기자로서만 생활을 영위하기 힘들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그만 가게를 하나 인수했다. 여기서 건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거고. 최근에 나비빤쓰라고 가게명도 바꿨고, 내부에 인테리어도 조금 달리 바꿨다.

 

나비빤쓰는 지하인데 지하로 내려가면 이런 게 디스플레이 되어 있다. 그냥 멋으로 달아놓은 거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 사장님이 연기자라는 거를 알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듯. 사장님이 연기자다 보니 여기에 오는 손님들 중에는 감독들도 많다고 한다. 그런 거 때문에 여기 소개하는 건 아니다. 건하가 아르바이트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건하가 음식 솜씨가 일품이다. 남자인데 말이다. 이 녀석이 메뉴를 개발해서 이것 저것 만들었는데. 오~ 맛있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고 말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이런 바 형태가 보인다. 혼자 오시는 분들 중에는 바에 앉아서 이런 저런 얘기 나누면서(아마도 영화 얘기?) 술을 마시곤 하는 듯.


내가 갔을 때 건하는 열심히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사진 한 방 찍자고 하니까 몰골이 별로인데 하면서도 사진 찍으려면 잘 찍어야 한다고 표정을 지어준다. 음. 조명 덕분에 사진은 잘 나왔네. 이 녀석이 건하다. 밝고 열심히 사는 청년! 나는 건하를 보면 그런 이미지가 딱 떠오른다. 고생하더라도 잘 되길 바라는 녀석 중에 하나다. 우리는 어떻게 만났을까? 블로그 덕분이다. ㅋㅋ 나는 오래 전부터 개인 홈페이지 운영하던 시절부터 그런 관계로 시작된 인연이 꽤 되는 편이다.


테이블이 있는 쪽에는 이렇게 프로젝터 스크린을 걸어뒀다. 테이블에는 손님이 있어서 전체 다를 찍지는 못했다.


메뉴판이다. 가격 참 착하지 않나? 게다가 안주 일품이다. 이건 내가 장담하지. 건하의 음식 솜씨는 처음 봤는데 잘 하더라고. 나중에 여자한테 사랑 받겠어~ 카카오스토리에 보면 가끔씩 오늘 뭘 해먹었다는 사진이 올라오는데 요리를 좋아하기도 하고 잘 하는 거 같았는데 내 입맛에도 맛더라고.


사진 찍은 지가 오래 되어 까먹었다. 메뉴판에는 없는 거 보면 서비스 안주였던가? 몰라~ 스팸이랑 달걀 후라이 나오는데 나 이런 거 좋아라하거든. 그 위에 뿌린 건 파슬리였던가? 여튼 그래. 근데 이건 내가 시킨 안주가 아니다. 다른 테이블에서 시킨 건데 그냥 사진을 찍었던 것일 뿐.


맥주는 맥스 크림 생맥주를 시켰다. 뭐 나야 술이 받을 때는 이거 한 잔 다 먹을 수 있지만 보통의 경우 다 못 마신다. 맥스 크림 생맥주는 3,500원. 맛? 글쎄. 나는 술맛을 잘 몰라서리. 그래도 병맥주는 d가 가장 맛있더라. ^^; 난 병맥주를 즐겨 먹지 생맥주는 잘 안 마시거든. 근에 나비빤쓰 가면 맥스 크림 생맥주를 마신다. 아사히 생맥주는 먹어봤어도 맥스 크림 생맥주는 못 먹어봤기에. 나쁘진 않더라고. 게다가 저렴하잖아.


내가 왔다고 나름 건하가 이것 저것 챙겨준다. 쩝. 이건 오인데, 소주 시키면 나오는 기본 안주라고 한다. 뭐랄까 나는 이런 안주가 좋아~ 마치 집에서 먹는 듯한 그런 안주들. 나비빤쓰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하면 안주가 아닐까 싶다. 게다가 저렴하고 말이다.


우리가 시킨 메뉴가 오리지날 스팸감자탕이다. 12,000원. 이건 내가 사 먹은 걸로 안다. 후배 녀석이 아르바이트하는 곳이고 여기 사장님과 인사 한 번 했다고 해서 서비스만 받고 공짜 술 얻어먹으려고 하는 그런 놈 아니올씨다. 이거 맛있다. 이거 먹다 보면 어떤 생각이 나느냐? 밥! 그래서 혹시 밥 있다고 했다. 있단다. 그런데 햇반이란다. 그래서 밥도 시켰다.


공기에 밥을 담아서 그 위에 깻잎인가? 뭐 그런 거 뿌려주는 센스. 건하는 남자지만 여성적인 면이 많아~


밥과 같이 먹으라고 계란 후라이도 더 주고. 내 말이 맞나 틀리나 확인해봐바. 오리지날 스팸감자탕을 시키면 정말로 밥 생각이 절로 날 거다. 밥에 비벼먹고 싶어진다니까.

 

그리고 이건 프로포즈용 녹두전. 가격은 10,000원이다.


그리고 이게 나비빤쓰에서는 가장 유명한 안주 되겠다. 마지막 황태. 12,000원. 이거 때문에 여기 오는 사람들도 꽤 있는 걸로 안다. 나도 예전에 일했던 직원이랑 술 한 잔 하러 홍대에서 이리 저리 찾아보다가 여기 황태 메뉴가 맛있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허거걱~ 건하가 여기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거다. 그것도 내가 거기 간 날이 첫째날인가 둘째날이라고. 이런 우연이 다 있을꼬. 여튼 나도 깜짝 놀랬고, 건하도 깜짝 놀랬다. 인연은 인연인가 보다 하고 둘이서 좋아라 했다는. ^^;

이 황태는 전주에 영화 촬영하러 가면 밤에 술 먹으러 가는 전주가맥(가게맥주의 줄임말)에서 파는 황태란다. 여기 사장님도 맛있어서 전주 가면 그거 먹으면서 맥주 마셨다는데, 가게 차리고 나서는 직접 메뉴를 만들었다는 거. 뭐라고 해야 하나. 황태인데 바삭바삭하다. 살도 두툼하고 해서 씹는 맛이 좋은데 솔직히 나는 이거 보다는 통통하게 살이 오른 노가리를 더 선호한다. 근데 나 외에는 다 이게 더 낫다고 하는 걸 보면 역시나 안주도 사람에 따라 취향이 다른 듯.


이건 황태 안주의 소스다. 전주가맥에서 맛보던 소스를 직접 제작했다는 후문. 소스 맛은 독특하다.



-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30-16

네이버나 다음이나 가게를 등록해놓지도 않았구먼. 얘기해줘야겠다. 검색해도 글도 읍꼬. 헐~ 여튼 위치는 어디냐면 홍대 북촌 손만두 건너편에 있는데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얘기하면 8번출구 안쪽으로 들어오면 고기집 허벌나게 많은 데 있잖아? 거기서 위의 지도 보고 찾아가길. 더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주소도 몰라. 전화도 몰라. T.T 나중에 건하한테 물어보고 나서 여기에 추가시켜둬야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