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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한국 최초 우주인이란 이름 뒤에 가려진 이소연이란 보통 사람

사람은 누구나 개인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매우 당연한 얘기고 여기에 이의를 달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어떤 말이든지 상황에 맞게 적절히 해석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 개인의 행복을 추구한답시고 돈만 쫓는다면?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남이 희생해야 한다면? 그래서 맞는 말이라고 하더라도 시의적절하게 써야 하는 법이다. 나는 이런 걸 상황 논리라고 부른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적용이 되는 말은 생각보다 드물고 그런 말을 나는 진리라고 부른다.


선택의 옳고 그름은 문제가 안 되지만


우연히 읽은 컬럼이다.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 컬럼을 쓴 사람의 심정도 이해가 가고 말이다. 이소연 씨를 깎아 내리려고 쓴 게 아니니까. 그렇게 썼다면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쓴 거고 컬럼이라고 할 게 못 되겠지. 컬럼을 읽고 나니 얘기를 안 하고 넘어갈 수 없네. 누가 이소연 씨의 결정에 잘못이라고 할 수 있겠냐 싶다. 이는 이소연 씨가 어떤 선택을 할 때에도 분명 생각해봤을 문제라 본다. 그러나 어떤 선택을 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이소연 씨의 선택은 지극히 개인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좀 여자들이 일적인 부분에서는 이런 경향이 강하더라고. 내 경험상 말이지.

다 그렇다는 것도 아니고 여성은 그렇다고 선입견을 가진 것도 아니다. 모두 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여자를 일적으로 대한다고 하더라도 그런 생각을 갖고 바라보진 않지만 지금까지 경험상 여자들은 그런 성향이 강하다는 거다. 일례로 남자들의 경우는 일자리를 그만두면 바로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는 경향이 강한 반면, 여자들은 휴식을 취하고 평소에 즐기지 못했던 것들 즐기다가 일자리를 알아보는 경향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하는 얘기일 뿐. 

남녀를 구분해서 얘기하는 것처럼 느낄 지 몰라도 이런 부분 때문에 중요한 일을 맡기기가 힘든 부분도 꽤 있다고 본다. 내가 남자라서 이렇게 생각하는 거다고 생각하지 말고 주변을 잘 관찰해보기 바란다. 나는 그렇게 보이더라고. 나름 냉정하게 바라보려고 하는데 말이다. 잘못된 게 아니라 그게 나는 남자와 여자의 근본적인 차이라 본다. 마치 남자들끼리는 팔짱 끼지 않고 화장실 같이 가지 않는데, 여자들은 그러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게 중요한 건 아니고 여튼 이소연씨는 전혀 다른 길을 택했다. 항공우주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자신과 같은 '한국형 우주인 프로젝트' 개발에 참여하다가 현재는 UC 버클리대에서 자신이 걸어온 길과는 전혀 다른 MBA 과정을 밟고 있다. 왜? 궁금했다. 알려진 바가 적다 보니 나름대로 이리 저리 생각해보면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라는 게 가장 설득력 있어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그러한 선택이 그리 좋게 보이지는 않더라는 거다.


역시 사람은 능력보다는 인성을 봐야

올해 초반에 직원을 뽑을 때, 나는 이런 원칙을 내세웠다.(참고로 면접은 내가 안 본다.) 오래 있을 사람만 뽑아라. 그냥 재밌겠네 한 번 해볼까 하는 그런 생각으로 들어올 사람은 안 된다는 거다. 그만큼 요즈음 젊은 애들은 놀기 위해서 일하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는다. 일에 대한 자부심, 열정 그런 거는 느낄 수 없다. 그런 원칙 하에 직원들을 뽑다 보니 이제는 조직이 안정화된 거 같다. 예전처럼 나가거나 들어오는 이들도 없고 이 상태로 유지되는.

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게 뭘까? 사람이라고 얘기를 하곤 하는데 그건 당연한 얘기고. 언제부터 일에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떠들어대기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의미 모르고 떠드는 사람들 꽤나 많다. 그러면서 그네들은 능력 보고 사람을 뽑곤 하지. 난 사람이 중요하다는 지극히 당연한 얘기가 왜 최근 들어서 마인드 있는 척 하는 애들 입에서 나오는지 모르겠다. 그들이 얘기하는 사람이라는 건 어찌보면 나랑 틀릴 수도 있는데 말이다. 

일에 있어서 사람이 중요하다 해도 나는 능력을 보기 보다는 인성을 본다. 일에 대한 믿음보다는 기본적으로 인간적인 믿음이 우선이다. 인간적인 믿음이 바탕이 안 되어 있으면 그건 단순 계약 관계다. 그냥 서로의 이해 관계에서 같이 뭔가를 하는 식이란 거다. 굉장히 느슨한 관계라는 얘기다. 그런 관계 자체를 다 거부하는 게 아니다. 단지 인간적인 믿음이 바탕이 되어야만 타이트한 관계가 되는 거다. 그런데 간혹 그런 걸 빌미로 자기 이익에 부합되는 짓만 하는 이들도 종종 있다.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가 있다. 이소연 씨를 보면서 역시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물론 이소연 씨가 항공우주연구원에서 근무하면서 힘들었던 게 있었는지 알려진 바 없다. 일을 하면서 회의가 느껴져서 진로를 변경했을 수도 있잖아? 그러나 이소연 씨가 그렇게 얘기한다고 해도 나는 별로 설득력 있다고 느끼지 않는 이유는 과학고, KAIST 학사, 석사, 박사까지 공부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어지간한 자기 절제력이나 집념 없이는 힘들다. 그런 그녀가 왜 진로를 변경했단 말인가. 어떤 이유로 인해 말이다. 


한국 최초 우주인이 아니라 한국 최초 정부 투자 우주 체험자일 뿐

운이 좋았다고 본다. 바이오시스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에 18,000:1 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한국 최초 우주인이 아닌 한국 최초 정부 투자 우주 체험자 이벤트에 당첨이 되었을 뿐이다. 사실 이소연 씨는 그냥 우연히 신문 기사 보고 지원했던 거다. 그게 다다. 별 생각이 있었던 게 아니다. 항공우주산업에 나름 큰 뜻을 품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냥 대국민 이벤트에 참여했을 따름이었고 운 좋게 당선되었을 뿐이다. 이런 걸 생각하면 사실 이소연 씨의 선택이 그리 특이해보이지도 않는다. 당선되면 우주 비행 공짜로 시켜준다니 솔깃했을 따름. 참여하면 재밌겠네 하는 생각. That's all.

그냥 그렇게 한국 최초 우주인이란 수식어를 달게 되었고, 이젠 다른 일 하고 싶어서 공부는 잘 하니 UC 버클리대 MBA 과정 이수한 후에 기업에서 활동해야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나름 그림 나오잖아. 과학고에 KAIST 학사, 석사, 박사에 한국 최초 우주인이라는 수식어에 책도 냈겠다 상도 받았겠다. 여러 이력들의 레시피가 잘 갖춰져 있으니 말이다. 나는 그렇게 본다. 그렇게 생각했을 거라고. 원래부터 한국의 항공우주산업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공짜로 우주에 보내준다니 그녀는 기뻤을 따름이었고, 우주인 의무복무기간인 2년은 채워야 했을 뿐이다. 그게 조건이었으니까.

항공우주산업을 접하면서 매력을 느꼈을 수도 있다. 근데 그닥 매력을 못 느꼈던 모양이다. 그러니 이후의 진로는 그 분야로 하지 않은 거지. 그녀에게는 한국 최초 정부 투자 우주 비행 체험자라는 이벤트가 그녀의 일생에 있어서 가장 짜릿한 이벤트였을 따름이다. 그에 대한 대가로 자신은 그닥 관심도 없는 항공우주산업에 2년 동안 일해줘야 했다. 정확히 뭘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보기에는 항공우주산업 발전이라기 보다 항공우주산업의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뭐 그런 거에 걸맞는 거 같다. 그리고 이제는 떠나야할 때.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 해서 미국으로 MBA 과정을 밟으러 간 거다.

거기서 어떤 남자를 만났다. 그리고 결혼을 결심했고, 남자가 재미교포인지라 미국 국적을 취득하면서 자동적으로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 이제는 미국인이 된 거다. 이 또한 별 생각이 없었다. 그냥 으례히 결혼하고 신고하면서 벌어진 일일 따름이다. 그게 다다. 이렇게 써놓고 보면 별로 대단하다는 생각도 안 들고 어찌보면 운이 좋아 벌어진 해프닝에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을 뿐이다. 그러나 그렇게 치부할 수 없는 건 그만큼 국민적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는 점. 그녀에겐 과분한 사랑이었다. 애초에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었는데 말이다.

그녀 개인에게는 개인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그걸 누가 뭐라 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서 그녀의 선택은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선택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 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감당해야할 몫인 거다. 아무리 자신이 어떤 말을 한다고 해도 자신의 행동이 말과 어긋난다면 결국 모순인 거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한다 하더라도 이미 행한 행동들에 대해서는 돌이킬 수가 없는 법이며, 그런 부분에서 봤을 때 그녀는 그냥 공부 잘 하지만 인간적인 매력은 없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사람인데 단지 운이 좋았을 따름이다.

그게 명예나 명성을 가진 이들이 가질 수 밖에 없는 숙명이다. 가끔씩 연예인들은 공인이기 이전에 나도 사람이라고 하는 그런 무식한 발언을 하는 경우가 있다. 누가 모르는 거 아니다. 그러나 공인이기 때문에 그런 지탄도 받고 하는 거다. 노력? 했겠지. 그러나 노력에 비해서 얻는 게 많은 직종이잖아. 명예와 돈. 나는 명예를 얻기 위해서는 돈을 포기할 줄 알아야 하고, 돈을 위해서는 명예를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고 본다. 둘 다 취하려면 그건 욕심이라 생각하거든. 근데 공인은 그렇지 않잖아. 감당해야할 몫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행동 조심해야 하는 거고.

이런 의미에서 이소연 씨는 공인에 준하는 대우를 받았던 거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 선택에 있어서는 개인적으로 왈가왈부할 필요 없지만 그 선택을 두고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 뭐라할 수는 있는 법이다. 그걸 두고 또 개인의 선택을 남이 왜 간섭하느냐고 얘기하는 건 참 무식한 발언이라 생각한다. 결국 이소연 씨는 내가 보기에 그냥 공부 잘 하는 여자일 뿐이다. 그렇다고 여성적인 매력이 느껴지거나 인간적인 매력이 느껴지지는 않는 머리 큰 뚱뚱한 여자. 


인재 육성에서 우리가 꼭 짚어봐야할 점

올해 나는 법인을 하나 더 만들었다. 지분은 50%다. 그런데 대표이사는 내가 아니다. 나보다 10살이나 어린 친구다. 이 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 이 친구에게 건넸던 얘기가 있다. 내가 왜 당신을 보러 왔을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보라고 했다. 얼버무리는 그 친구에게 나는 그랬다. 당신을 보러 온 거다. 어떤 사람인지. 믿을 만한 사람인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 사람인지. 일은 내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왜냐면 나는 능히 그걸 성공시킬 수 있는 자신이 있으니까. 능력보다는 인성이었다.

그 이후에 한 번의 사건이 있었다. 맥락은 같았다. 비즈니스가 어떻든, 능력이 어떻든 나는 기본적으로 인간적인 신뢰가 없으면 일 안 한다. 나는 그렇다. 돈을 버는 행위는 세상을 살아가는 위해 필요한 하나의 필수 불가결한 과정이지만 나는 그 과정을 믿을 만한 사람,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해 나가겠다는 게 강하다. 그게 안 되면 그 비즈니스가 아무리 매력 있다 해도 그건 돈 벌이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돈을 벌기 위한 열정은 결국 인간 관계를 어긋나게 만들고, 나는 그게 싫다. 이제 먹고 살 만하니까 이게 가능한 거지 먹고 살 만하지 않으면 이런 거 지켜나가기도 힘들다.

마찬가지다. 이소연 씨의 행로를 보면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인재 육성에서 우리가 꼭 짚어봐야할 게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막대한 돈을 투자했으니 넌 이 일만 해. 뭐 그런 뜻이 아니다. 이 또한 비즈니스 논리 아닌가. 내가 말하는 건 그런 게 아니다. 능력이 뛰어나서 그 일을 맡기기 보다는 능력은 조금 떨어질 지 몰라도 그 일을 정말 자신의 업(業)이라 생각하면서 감사해할 줄 아는 사람을 키워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진정한 인재 육성이라는 건 인성 교육을 밑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극심한 자본주의, 능력 위주의 사회가 될 수록 더욱더 중요해지는 건 기본이 아닐까 싶다.


이소연 씨는 한국 국적 포기하지 않았다 (9/16 추가)

위의 글은 다음의 사실에 대해서 몰랐던 점이 있다. 그 사실이라 함은 이소연 씨의 미국 국적 취득과 더불어 한국 국적 상실 여부인데,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다. 이는 이 글에서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다. 이유는 내가 어떠한 가치 판단을 하는 데에 있어서 한국 국적 상실 여부는 꽤나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이소연 씨가 미국 국적을 취득했고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은 사실이 아니니 이를 꼭 인지하길 바란다.

이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냐면 미국 국적을 가진 이와 결혼을 한다고 해도 영주권을 가지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지나야 신청 가능하고, 시민권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결혼하고 지금 시점이 한 달 남짓 지난 상황에서는 시민권 취득 즉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 취득 자체가 불가능한 조건이기 때문에 그렇다. 이에 대해서는 이 글에 달린 두 덧글을 확인해보기 바란다.

http://lsk.pe.kr/3934#comment7979156 
http://lsk.pe.kr/3934#comment7980120

고로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이소연 씨의 MBA 과정을 위한 미국으로의 유학과 결혼 등에 대해서는 하등 뭐라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얘기하고 싶고, 전시 행정이라 하더라도 이 정도로 전시 행정을 해서 많은 이들에게 관심이라는 희소한 자원을 얻어냈다고 한다면 내가 볼 때는 비록 막대한 돈이 들었다 해도 조금은 고무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는 정부가 잘 해서가 아니라 워낙 다른 일들이 상대적으로 못 해서 돈은 돈 대로 쓰고 관심도 얻지 못한 일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의미에서 하는 얘기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잘 했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