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를 칠 때 장갑을 착용하는 사람도 있고, 착용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어느 게 더 낫다고 할 순 없다. 자기 스타일대로 치면 될 뿐. 예전에는 장갑을 착용하지 않았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장갑을 착용하고 나서는 장갑을 착용하지 않고서는 좀 이상하더라고. 그래서 개인 큐 장만하면서도 내 전용 장갑을 사서 착용하고 당구를 치는데 장갑을 착용하고 사용하다 보면 장갑을 좀 자주 빨아줘야 한다. 땀이 장갑에 스며들어 예비 스트로크할 때 뻑뻑해~
그래서 장갑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보통 장갑을 두 개 정도 장만하는 게 좋다. 최근에 하나 장만했다가 나한테는 안 맞는 장갑인 듯 해서(끝에 구멍이 뚫려 있어 손가락 끝이 나오는 장갑인데 이거 나한테는 신경 쓰이더라고) 동호회 고문님한테 그냥 드렸고, 경우에 따라서는 당구장에 있는 일반 장갑 사용하곤 한다. 여튼 장갑을 착용하는 사람은 이런 큐 나라시 작업이 크게 필요가 없는데 장갑을 착용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필요하다.
왜 필요하냐면 큐가 너무 뻑뻑하기 때문. 브릿지를 하고 예비 스트로크를 할 때 큐가 스무스하게 왔다 갔다 해야 하는데, 큐가 뻑뻑하면 그거 신경 쓰이고 그 때문에 힘이 들어가서 샷도 제대로 구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나 나는 새 큐를 산 거라 큐에 코팅이 되어 있는데 아직 코팅이 안 벗겨져 있어서 더 뻑뻑한. 실제로 큐 관리 잘 하는 분들 큐를 만져보면 맨들맨들하다. 아주 부드럽다. 장갑 안 끼고 예비 스트로크해봐도 부드러울 정도.
여튼 그런데 내가 뭐 큐 나라시 작업을 할 수 있는 것도 해서 그냥 가만히 있었는데 당구장 동호회(내가 속한 동호회가 아니라) 회원 분이 큐가 뻑뻑하다고 해주시는 거다. 27점의 고수로 나한테는 종종 이러저러한 거 많이 가르쳐주시는 분이다. 내 스승과도 점수가 똑같고 나이도 똑같은.
여기는 내가 다니는 엔조이 쓰리 칼라 당구장 대대 전용 룸 한켠에 있는 작업실이다. 여기서 큐 관리를 할 수 있다는. 내 큐대를 어떤 기계에 꽂더니 발판을 누르니까 큐가 회전을 한다. 그리고 사포를 큐에 감싸서 큐를 얇게 가는 거다. 일정한 힘을 줘야 하기 때문에 이것도 해본 사람이 해야 한다는. 그냥 했다가 어디는 많이 깎이고 어디는 적게 깎이면 안 되니까.
사포에 날리는 큐 가루 보이나? 작업할 때 마스크 쓰고 해야겠더라고. 많이 날려~
큐 나라시 작업에 사용한 사포를 보면 거칠거칠한 사포면에 큐 가루가 잔뜩 묻어 검은색 사포가 흰색으로 변해 있다. 이 사포는 1,000방 사포. 가는 사포라 이렇게 간다고 해서 큐가 많이 갈리거나 하진 않는다. 그래도 앞으로 두어번은 더 해야 코팅이 다 벗겨진단다. 게다가 어떤 분들은 내 상대가 좀 많이 두껍다는 얘기도 하고 말이다. 좀 더 갈아내야할 듯. 좀 더 갈아서 나도 장갑 착용하지 않고 사용할까 싶기도 하다. 근데 생각보다 내가 손에 땀이 많이 나는 거 같아서.
다한증 뭐 그런 거 아니다. 단지 그만큼 꽉 브릿지를 하기 때문에 그런 듯. 뭐 오락실에서 철권하고 나면 손바닥부터 시작해서 몸에 땀이 쫙 나는 거랑 비슷하다고 해야할까 싶다. ^^; 아직 멀었다고. 힘 쫙 빼고 해야 하는데 물론 브릿지는 꽉 해야하지만. 여튼 부지런히 연습해서 올해 20점까지 올려보자. 현재는 18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