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3,283번째 영화. 정말 보고 싶었던 영화 중에 하나였는데 기대한 이상이었다. 레이싱을 소재로 한 영화다 보니 남자들만 좋아할 법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결코 그렇지는 않더라고. 러닝 타임 2시간 3분이 금방 지나갈 정도로 몰입해서 봤다. 실화라고 생각하니 더욱더 두 라이벌의 관계가 멋져보이기도 했고 레이싱 장면은 긴장감도 넘쳤고. 비록 IMAX에서 보지 못한 게 후회되지만(마지막 타임의 영화에는 IMAX가 없더라고) 꼭 IMAX에서 보기를 권한다. 이런 영화는 IMAX에서 봐줘야돼~ 개인 평점 9점의 추천 영화다. 간만에 가슴 뛰는 영화를 봤다네~
이거 실화다
같은 실화라고 해도 어떻게 각색하느냐에 따라 감동은 달라지기 마련인지라 론 하워드 감독을 믿을 수 밖에. 보고 나면 알겠지만 역시~ 하는 감탄을 하게 된다. F1 경기가 주를 이루긴 하지만 영화의 시작은 F3 시절의 제임스 헌트와 니키 라우다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이 성장해서 F1에서 한 편의 영화와 같은 승부를 펼치는 과정까지를 그리고 있는데, 나는 몰랐지만 <러시: 더 라이벌>보다 보니 알겠더라고. F1 경기는 매 경기마다 챔피언이 있긴 하지만 그게 점수화 되어 그 해에 누적된 점수로 월드 챔피언이 결정된다. 승점 따는 게 중요하기에 매 경기 신중할 수 밖에.
내가 요즈음 즐기는 당구도 분기별 리그전을 하는데 상대 선수와 한 게임씩 해서 35이닝 내에 자기 점수를 다 빼야 승점 3점. 같은 이닝 내에 끝나서 무승부가 되면 승점 2점. 둘 다 35이닝 내에 자기 점수 뺴지 못하면 승점 1점해서 누적 점수가 가장 높은 사람이 우승하는 방식인데 이와 비슷한 듯. F1 역대 챔피언들을 보면 <러시: 더 라이벌>의 두 주인공은 1970년대 말에 그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1975년: 페라리 팀의 니키 라우다
1976년: 맥라렌 팀의 제임스 헌트
1977년: 페라리 팀의 니키 라우다
1976년: 맥라렌 팀의 제임스 헌트
1977년: 페라리 팀의 니키 라우다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이것만 놓고 보면 니키 라우다가 1975년에 우승했으니(제임스 헌트는 1975년 성적이 4위로 마감했다.) 더 실력이 좋다라고 할 수 있겠지만 <러시: 더 라이벌> 보면 그렇다고 볼 순 없다. 그건 영화를 보면 알 듯. 누가 이기고 지느냐라는 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그냥 레이싱 영화가 되었을 지 모르겠지만 가슴 뛰게 만들었던 건 서로 성향이 다른 두 라이벌의 이기고자 하는 강한 욕망과 같은 목표를 둔 두 라이벌이 아이러니하게도 서로를 이끌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뛰어난 운전 실력과 목숨까지 거는 배짱, 제임스 헌트 James Hunt
쇠망치를 든 <토르>의 주인공 크리스 햄스워스가 맡았던 제임스 헌트의 실제 사진이다. 어우~ 잘 생겼네. 뭐 크리스 햄스워스가 더 남성스러워 보이긴 한다만 생김새는 실제 제임스 헌트가 더 나은 듯. <러시: 더 라이벌>에서도 무척이나 여색을 밝히던데 실제 인물 보니까 그럴 만하다. ㅋㅋ
니키 라우다 vs 제임스 헌트
개인적으로 니키 라우다보다는 제임스 헌트가 매력적이었다. <러시: 더 라이벌>을 보면 그럴 만도 하겠지만 내 성향이 니키 라우다보다는 제임스 헌트에 가까워서 그렇기도 하다. 운전 실력에 있어서는 내가 볼 때 니키 라우다보다는 조금 더 낫지 않나 싶다. 왜냐면 니키 라우다보다 조금은 밸런스가 좋지 못한 차를 갖고도 이길 수 있는 실력을 겸비하고 있으니까. 제임스 헌트가 1973년에 F1 경기에 데뷔하긴 하지만 니키 라우다가 우승한 1975년까지도 주목 받지 못했던 건 그가 속한 팀의 문제 즉 F1 경주차의 문제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니키 라우다는 페라리 팀이기에 자신의 기량을 맘껏 발휘할 수 있었고.
게다가 삶의 방식도 둘은 너무나 다르다. 리스크를 생각하는 니키 라우다와 이기기 위해서는 목숨까지 던진다는 제임스 헌트의 캐릭터는 <러시: 더 라이벌>에서 너무나 대조적으로 비춰진다. 어찌보면 제임스 헌트는 어린 듯 느껴지고 니키 라우다는 어른스럽고 노련하다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이러한 둘의 캐릭터 때문에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나오게 된 게 아닌가 싶다. 때로는 실화가 영화보다도 더 드라마틱하기도 하다니까.
1976년 우승 이후
<러시: 더 라이벌>에서는 1976년 우승까지만 그리고 있지만 1976년 우승 이후에 F1을 은퇴한 건 아니었다. 1977년, 1978년까지도 맥라렌팀에 속해 있었지만 레이싱 카의 문제, 팀내의 문제 등으로 인해 니키 라우다가 우승한 1977년에는 5위에 머물렀고, 1978년에도 같은 문제로 인해 결국 1979년 울프 레이싱팀으로 팀을 바꾸지만(제임스 헌트는 페라리와 계약하길 원했다) 결국 레이싱 카 문제로 인해 은퇴하고 만다. 뭐랄까? 실력은 있는데 그에 걸맞는 레이싱 카가 없었다? 뭐 그런 느낌이 드네.
그의 첫번째 아내, 수지 밀러
<러시: 더 라이벌>의 실제 인물들의 사진을 보면 배우를 캐스팅할 때도 좀 닮은 사람들을 캐스팅한 거 같다. <러시: 더 라이벌>에서 바람둥이 제임스 헌트와 결혼한 패션 모델 수지 밀러(Suzy Miller). 왼쪽 흑백 사진이 실제 인물이고, 오른쪽이 영화 속 배우들이다. 수지 밀러의 경우는 배우가 더 낫고, 제임스 헌트의 경우는 실제 인물이 더 낫네. 그러나! 크리스 햄스워스 매력적이지 않나? 난 남성미 넘치는 남자가 좋아. ^^;
<러시: 더 라이벌>에서도 나오지만 제임스 헌트가 방황하던 때에 막말해서 수지 밀러는 리차드 버튼(Richard Burton)에게 간다. 이 사람이 누구냐? 사진 속에 맨 오른쪽에 있는 인물인데, 영화배우다. 뭘로 유명하냐? 나는 영화배우로 유명한 건 잘 모르겠고, 엘리자베스 테일러 남편으로 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두 번 결혼한 장본인. 5번의 결혼 중에 2번을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8번 했지. 헐~ 근데 엘리자베스 테일러 젊을 적에 보면 진짜 넘흐 이뻐~
내가 기억하기로 <클레오파트라>란 영화에서 클레오파트라 역을 맡았는데 그렇게 이쁠 수가 없더라고. 지금까지 클레오파트라 역 중에서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능가하는 배우는 아직 보지 못했다. 보니까 리차드 버튼도 <클레오파트라>에 주연이던데 이 때 만났나? 그런 거 같네. 1963년 작인데, 결혼을 1964년에 했으니까. 리차드 버튼. 능력 있네. 오우~ 그 당시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정말 쵝온디. 늙어서는 주름이 자글자글하고 화장을 짙게 해서 보기가 그렇긴 했지만서도.
그러나 수지 밀러가 리차드 버튼과 결혼한 건 아니라는 거.
운전 실력과 차에 대한 해박한 지식, 니키 라우다 Niki Lauda
이게 실제 니키 라우다와 제임스 헌트의 사진이다. 이거 보는 순간. 허걱~ 정말 배우 캐스팅 잘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정말 비슷하게 생긴 배우를 캐스팅했더라는. 근데 분장을 많이 한 거 같다. 사고 난 후의 니키 라우다는 분장이 필요할 수 밖에 없었겠지만 그 이전의 니키 라우다에서도 헤어 스타일과 튀어나온 앞니는 분장한 듯. 니키 라우다를 맡은 다니엘 브륄이란 배우는 실제로 그렇지 않던데 말이다.
이게 다니엘 브륄이란 배우다. 전혀 안 닮은 거 같지? 영화 보라니까. 내 말이 맞나 틀리나. 근데 이 배우 필모그래피 보다 보니까 <굿바이 레닌>이란 오래된 영화의 주인공이었다. 이 영화 안 본 사람이면 추천하는 영화다. 개인 평점 9점의 영화. 그리고 이 배우 다음 달에 개봉하는 <제5계급>에서도 나온다. 다니엘 돔샤이트 베르크(위키리크스의 2인자라고 불리는 사람) 역으로 말이다. <제5계급> 재미는 있을 지 모르겠지만 영화가 다루고 있는 위키리크스에는 예전에 관심이 있어서 책까지 다 읽어본 터라 나름 기대하고 있다.
니키 라우다의 아내 마를린 노스
아내 또한 비슷한 배우를 캐스팅했다. 실제로 구글에서 그녀의 이름인 Marlene Knaus를 검색해보면 잘 나온다. 헤어 스타일은 똑같이 따라했더만. 나름 실화에 충실하려고 노력한 듯. 근데 1991년에 이혼했네. 왜? 궁금해지네. 남자 외모 보고 결혼한 거는 아닌 듯 한데 말이다. 화상 당해서 얼굴 망가져도 곁에 있더니만 왜 이혼했을까? 상당히 궁금하네. 쩝. 여튼 마를린 노스 역을 맡은 배우는 알렉산드라 마리아 라라라는 배운데 이 배우는 실제 마를린 노스와 같이 올린 머리가 잘 어울린다. 길게 풀어 헤치면 별로.
잠깐 등장했던 배우, 나탈리 도머
<러시: 더 라이벌> 영화 초반에 간호사로 나오다가 제임스 헌트의 연인이 되었던 젬마 역으로 나온 배우. 나탈리 도머. 어디서 많이 봤다 싶은 생각이 든다면 미드 <왕좌의 게임 시즌3>에서 본 거다. 좀 독특한 매력이 있는 배우. 뭐랄까. 좀 묘한 매력이 있어.
- 나탈리 도머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nataliedormerfp
예고편
난 이 예고편 몇 번 봤는지 모르겠다. 그만큼 보고 싶었던 영화였다. 원래 기대를 하면 실망도 큰 법인데 <러시: 더 라이벌>은 기대 이상이었다. 추천하는 영화. 예고편의 말도 멋지다.
More powerful, even the fear of a death itself, is the will to win.
지금 예고편 다시 보니까 편집 진짜 잘 했다. 헐~ 앞뒤가 완전 뒤죽박죽이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