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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격투기

[MMA] Pride 33 : 반달레이 실바 vs 댄 핸더슨


의외의 결과를 가져온 프라이드 33이다. 메인 매치인 실바댄 핸더슨의 경기.
난 개인적으로 실바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
그건 실바는 프라이드 측에서 띄워준 경향이 강하고 실바의 실제 능력보다
더 높이 있었던 선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의외의 결과라고 하는 것은 미들급 타이틀전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실바와 핸더슨이 7년 전에 미들급에서 경기를 가진 모습을 본 사람이라면
댄 핸더슨도 만만찮은 실력이라고 이해할 것이다.
사실 나도 그 경기는 정말 프라이드 경기 중에서 잊지 못할 명경기였고
내가 심판이 아니라 어디서 포인트를 주는 지는 몰라도 무승부라 해도 될 만한 경기였다.
댄 핸더슨의 실력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웰터급으로 전향하고 웰터급에서
계속 체중 관리하면서 경기를 했던 핸더슨이 이 경기를 위해서 몸을 불리고
경기 준비를 한 것 때문이다.

원래 자신의 주체급에서 한 체급을 올리고 경기에 임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핸드 스피드도 떨어지고 그 체급에 맞는 몸의 밸런스와 적응력을 기르는 것이
그렇게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파워는 당연히 더 세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댄 핸더슨이 요즈음 경기들을 보면 웰터급에서도 절대 강자라고 할 수 있는가?
작년 GP 때도 미사키 카즈오에게 조금은 무기력하게 진 것을 보면
(물론 판정이지만 챔피언다운 면모는 없었다.)
나이가 이제 어느 정도 있다 보니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들게 했다.

실바는 발전이 없는 선수다. 그의 경기 스타일은 항상 같다.
그래서 이제는 어지간한 선수라도 실바와 경기를 하면
그의 전진스탭과 받아치고 러쉬하는 스타일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한다.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달라진 것이 없다. 그렇다고 주짓수 블랙벨트다운
서브미션 승리도 없다. 단지 러쉬하여 잘 맞고 나면 무자비하게 짓밟는 것 정도 외는...

크로캅에게 패배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
그러나 댄 핸더슨에게 이렇게 KO 당할 줄은 예상치 못했다.
판정까지 가서 근소한 차로 챔피언인 실바에게 승을 주지 않을까 했었는데
호제리오 노게이라 같이 왼속 훅이 턱에 작렬하는 순간 머리가 돌아가더니
그대로 뻗는다. 이것은 크로캅이 케빈 랜들맨한테 당했던 것과 같다.
그래도 크로캅은 무의식 중에서도 상대의 공격을 방어하려고 했지만
실바는 이번 경기에서 그냥 뻗어버렸다.
물론 3라운드기 때문에 체력 소모도 있었고 하니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재 미들급 중에서는 절대 강자가 없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마우리시오 쇼군
가장 유력하다. 그의 경기 스타일은 실바와 비슷하지만 체격 조건이
더 낫고 주짓수 기술도 상당하다.(최근 경기들을 보면...)
실바가 방어 위주의 주짓수를 쓴다면, 쇼군은 공격에서도 주짓수를 사용한다.
단지 쇼군의 스타일 자체가 KO 를 위한 펀치와 스텝핑이 주공격일 뿐이다.

적어도 나는 실바댄 핸더슨에게
미들급 챔피언 벨트를 내주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었기에 이외의 결과라고 생각이 든다.
사실 댄 핸더슨이 자신의 레슬링 기술을 활용하여 그라운드 위주로 이끌어나간다면
충분히 댄 핸더슨이 이길 수 있지만 댄 핸더슨도 한 주먹 하는 파워풀한 펀치의 소유자로
적어도 실바와는 주먹 싸움으로 승부를 보고 싶어할 꺼라 생각했기에
실바가 조금은 더 우세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번 경기도 호제리오 노게이라 같이 카운터 한 방에 넉다운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오히려 이게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같은 슈트 복세 아카데미의 쇼군을 위해서라도.
챔피언 벨트를 실바가 계속 들고 있으면 실바를 존경하는 쇼군이 도전해서
벨트를 뺏으려 하겠는가? 오히려 이제는 후배들에게 양보하는 것이 좋겠다.
댄 핸더슨과 나이 차이를 생각하면 실바는 단순히 자기 스타일대로
경기에 임하기 보다는 좀 생각을 하고 경기에 임해야 된다고 본다.
사실 겉만 봐서는 실바와 같은 경우는 매우 단순 무식하게 보이는데
경기를 보면 단순하기에 과격하고 무식하기에 전략이 없는 경기 운영을 하는 것 같다.

원래 1등의 자리는 차지하기 보다는 지키는 것이 더 어렵기에
1등이 되고 나서도 항상 노력해야 하는 것은 진리일 듯...

동영상은 선수소개부터 시작해서 31분짜리이며,
국가 연주 시에 척 노리스, 해리슨 포드, 니콜라스 케이지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