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을 꿰뚫었던 임요환의 실수
<더 지니어스> 시즌2 8화에서 임요환이 리허설 게임에서 이런 얘기를 한다. "잃을 게 없는 사람이니까" 세상에 가장 무서운 사람 아닐까 싶다. 사람은 소유욕이 강해서 뭔가를 가졌다고 한다면 그만큼 생각할 게 많은 법이다. 그것이 꼭 물질이 아니라 무형의 것이라 하더라도 말이지.(예를 들면, 명예와 같은 류) 나름 8화를 보면서 드디어 임요환이 실력을 발휘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홍진호가 탈락하고 난 다음에 홍진호의 몫을 톡톡히 해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더라는. ㅠㅠ
핵심을 꿰뚫었다. 이상민이 1등만 안 하면 된다. 그래야 불멸의 징표를 쓰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8화를 보면 알겠지만 그거를 달성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상민의 오른팔 격인 유정현도 탈락시키지 못했다. 인생도 그러하듯이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임요환의 실수는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 자신이 생각하듯이 남도 생각할 거라고 생각하는 점(남들이 자신과 같지는 않다)과 다른 이들의 심리에 대한 이해 부족.
물론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고, 메인 게임 중간에 임요환은 이상민의 가넷을 소진하게 만들려고 했으니까. 이상민이 1등할 거라는 생각은 사실 하지 못했던 거 같다.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했던 듯. 좀 더 꼼꼼하게 칩수와 점수를 일일이 계산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그런다 하더라도 변수는 생기기 마련이기에 상황 판단을 잘 해서 대응했어야 했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더 지니어스> 게임은 필승 전략이란 없다. 상황을 주시하고 그에 맞게 대응해야지.
임요환 vs 이상민: 신경전도 볼 만하네
<더 지니어스> 시즌2 8화에선 임요환과 이상민의 신경전도 볼 만했다. 근데 편집을 그렇게 해서 그런지 몰라도 나이 많은 이상민(42살, 반면 임요환은 35살)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임요환의 주도하에 가장 많은 가넷을 보유하고 있고, 불멸의 징표까지 갖고 있는 이상민을 따돌리다 보니 이상민 벽에 걸린 조형물에 대고 뭐라 한다. 뭐 근데 사실 그럴 수 밖에 없거든. 이대로 가면 우승이 가장 유력시 되는데 그렇게 놔둘 수는 없지~
이상민의 말에 대꾸하는 임요환. 같은 조형물에다가 대고 자기 하고 싶은 얘기 한다. 근데 내가 볼 때는 조금 말이 과하다 싶을 정도. 살짝 과하다? 너는 항상 그렇게 살 거야? 속이면서? 뭐 그랬었나? 여튼 이상민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기분 나빴을 거 같다. 내가 이상민이라고 한다면 기분 상당히 나빴을 듯. 나이도 7살이나 어린 게. 물론 임요환의 인간 됨됨이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다만 불멸의 징표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이상민의 배신이 임요환에게는 상당히 충격이었기 때문에 임요환이 그런 거지. 세상에 잊지 말아야할 것이 세 가지가 있단다.
② 힘들고 어려울 때, 외면한 자
③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만든 자
그럴 듯 하지 않나? ㅋㅋ 근데 가만 보면 나는 어렸을 때부터 위의 세 가지 경우에 해당되는 인물을 절대 잊어본 적이 없는 듯 하다. 나한테는 잘 해주면 배로 잘 해주고, 못 해주면 배로 못 해준다. 그리고 아직까지 나는 돌려줘야할(부정적인 의미에서) 사람들이 몇몇 있다. 죽기 전에 기회가 되면 꼭 돌려준다. 꼭! 기필코! 반드시!
임요환의 말을 듣고 난 직후의 이상민 표정. 얼굴이 굳었다. ㅋㅋ 그럴 만 하지. 내가 이상민을 좋아하지는 않아. 믿을 만한 사람이 아니라 말이지. 그렇지만 이 부분에서는 기분이 나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충분히 들더라고.
개인주의가 엿보이는 조유영
<더 지니어스> 시즌2 8화에서의 조유영은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다분히 보인다. 뭐랄까? 아직 어려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더 지니어스> 시즌2를 보면서 조유영의 실제 성격을 유추해보면, 조유영에게 있어서 배려라는 건 배려가 아니라 자신의 이익이 되는 범위 하에서 배려를 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마이너스 경매는 순번대로 진행하는 거기 때문에 이상민 앞의 순번인 조유영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상민의 선택의 폭이 많이 달라지는데 지극히 개인적으로만 판단하고 게임을 한 듯.
모르겠다. 남들은 플레이를 잘 해서 공동 우승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이번 게임에서는 그 누구도 잘 했다고 하기 힘들다. 왜냐면 공동의 목표라 할 수 있는 이상민의 불멸의 징표를 없애지 못했기 때문에. 10번의 경우도 자신이 패스하면 이상민이 선택하게 될 번호인데 패스한다. 패스를 하지 않고 자신이 갖게 된다고 해서 이상민이 우승을 못 하게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후에 돌아가는 순번들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 부분이니까. 다만 편집한 부분만 보이기 때문에 실제 내막은 잘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본 조유영의 캐릭터를 생각해봤을 때, 얘는 좀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다분히 있더라는 거. 어려서 그렇다고 하지만 솔직히 좀 재수는 없다.
역시 머리 나쁜 은지원
은지원이 천재 끼가 있다고 했던 이두희. 나는 도통 모르겠네. 나는 어떤 느낌이냐면, 딴에는 머리 굴리는데 바보 같애~ 옆에서 임요한이 그런다. 점수 1점 줄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크게 보면 맞지. 어차피 1등할 게 아니라고 한다면 말이다. 그럼 이상민이 가져갈 것도 아니라면 돌려서 가넷을 계속 소진하게 만들어야지.
근데 낙찰 받는다. 뭐 그래도 초반이니까 여기는 그래도 그럴 수 있다고 봐.
32가 나왔을 때, 무조건 돌렸어야지. 가넷 4개인가? 그거 먹고 땡? 하여간 머리 나빠. 나는 도통 이해를 못 하겠더라고. 어쩌면 은지원은 게임 도중에 돌발 변수가 생기는 걸 봐왔던 지라 안전빵을 선택한 건지 모르겠지만 참 미련한 생각이거든. 왜냐면 이 게임에서는 이상민이 1등이 되면 안 되고, 누가 되든 간에 이상민을 데스매치로 끌고 가야 하는 게 중요한 거거든. 자신의 안전? 여기서 안전빵이 뭐가 있는데? 진짜 머리 나쁘다. 저기 청와대 계신 분이랑 동급이네 그랴. 피는 못 속여~
노홍철은 포커 치면 안 되겠다
데스매치를 사랑한다는 노홍철. 정작 데스매치 상대자로 지명되고 나니 얼굴 표정이 조금 굳었다. 읽힌다. 표정에서 말이다. 웃고 있지만 즐겁게 한다 하지만 표정은 그렇지 않아. 노홍철과 같은 경우는 포커 치면 안 되겠다. 패 다 읽힐 듯. 순진해서 그래. 개인적으로 노홍철 좋아하지는 않지만(가끔씩 수염 때문에 노홍철 닮았다는 얘기를 듣는 경우가 간혹 가다 있는데 나 상당히 기분 나빠한다.) 이런 거 보면 순진해. <더 지니어스>에서도 제작진 얘기 잘 따르는 거 같고 말이지.
데스매치 작전이 좋았던 유정현
나도 처음에는 생각 못했다. 아무리 데스매치라 긴장이 된다 하더라도 와~ 저럴 수가 있나 싶었는데 작전이었다는 거. 오~ 유정현 쏴라 있네.
중간에 이미 열었던 글자판을 지목했던 건 그만큼 긴장하고 있어서 그렇다고 본다. 내가 비록 노홍철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정도로 머리 나쁘지는 않은데. 한 번의 기회가 소중했던 때에 실수로 한 번의 기회를 날려버리네. 결정적인 실수다. 쩝. 데스매치를 즐긴다고는 하지만 즐기지 못하는 거의 반증이 아닐까.
만약 내가 임요환이었다면
대의를 표방했고, 자신은 데스매치 가도 상관이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솔선수범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나 같으면 내가 꼴찌할 테니까 다들 힘을 합쳐서 이상민 1등 못 하게 막아달라 했을 거 같다. 정말 데스매치 가겠다고 생각하고 게임에 임했다면 플레이가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기가 주도는 하려고 했던 부분에서 다른 이들과 조금 의견 차가 있지 않았나 싶은. 결론적으로 원했던 거 모두를 이루지 못했던 게 아쉬울 따름이다. 나같으면 데스매치에서 탈락하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그렇게 베팅했을 거 같다. 대신 그렇게 하고 게임을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풀어갔을 듯. 어찌보면 그렇게 하면 게임이 금방 끝나니까 제작진이 또 개입할 지도 모르지. 시즌2 초창기에 보였던 거 처럼 말이다. 난 여기 플레이어보다 제작진을 더 신뢰하기 힘들어~ 여튼 아쉬운 8화였다. 그래도 임요환 살아남았으니 계속 본다. 임요환 떨어지면 그 다음부턴 안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