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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매트릭스 II : 리로디드

매트릭스 2 - 리로디드 포토
감독 앤디 워쇼스키,래리 워쇼스키
개봉일 2003,미국
별점
date : May 23, 2003 / film count : 1,862

Matrix II : Reloaded
를 보면서 영화 자체에 대한 재미는 8 정도로 주고 싶다. 사실 블럭 버스터 라는 것에 6점이 8점으로 된 것일 뿐이다. 그러나 나는 그 영화에서 남다른 것들을 볼 수 있었는데, 이 영화를 다 보고 난 다음에 드는 생각은 바로 워쇼스키 형제의 사상이나 그 사람들의 대해서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이 영화는 지극히 동양 철학을 많이 담고 있다. 이 동양 철학을 담고 있다는 핵심 키는 다음의 사실들이다.

1. 선택에 대한 것은 운명이라는 사실, 우리 앞에는 선택만이 존재한다는 사실
2. 인과 응보 사상인 원인과 결과. 액션과 리액션.
3. NEOCore에 들어가서 들은 얘기. 이미 결정된 사실에 대한 얘기 속에 인생는 끊임없는 부정의 반복이라는 금강경의 얘기가 떠오른다.

아마도 단언하건데, 워쇼스키 형제는 동양에 실로 많은 영향을 받았고 많은 관심을 가졌음에 틀림이 없다. 이는 동양 철학에 대한 심오한 이해에서 비롯되어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아마도 흥행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I 편 보다 못 하다고 할 것이다. 왜냐면 이해할 수 없고, I 편에 비해서 너무나도 많은 특수 효과로 인해 보는 관객들이 거부감을 자아내게 했기 때문이다. 즉, I 편과 비슷한 수준 또는 떨어지는 수준으로 관객들은 평가할 것이다. 분명히...

그러나, 난 이 영화를 만든 워쇼스키 형제의 의도를 알 수 있을 듯 하다. 그들이 얘기하고저 하는 것은 지극히 인생이라는 관점에서의 철학을 승화시킨 것이다. 난 영화 평론가는 아니다. 영화를 두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쓴 각본 그들이 쓴 대사들에서 그러한 것들이 묻어 나오기 때문에 하는 얘기다.

이 영화는 이해하기 힘들 것 같다. 저러한 사실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실 알지 못하면 그냥 지나치기 쉽고 일반인들에는 가슴에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최소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의 입장에서 자신이 얘기하고 싶은 것을 묻어 나오게 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더 중요한 사실을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춰야 하는 것이다. 그게 이 영화가 Matrix I 보다 평점이 낮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이유인 것이다.

난 이 영화 하나로 많은 것을 얘기할 수 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선택을 하게 되면 그 선택으로 인해 우리는 다음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경우가 많다. 고로, 선택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해야 하는데, 많은 이들은 선택을 잘못하는 경우가 많다. 직업을 선택해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한다. 잘못된 것이다.

왜냐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자신이 잘하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즉 관심사와 적성은 다른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고로, 선택이라는 것으로 인해 다음의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것은 너무나도 많다. 물론 이 영화에서는 선택이라는 것에 어떤 운명론이나 결정론적인 사고 방식(Matrix 라는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세계 안에서)을 따랐지만 NEO 는 남다르다.

인과 응보 사상은 누구나 아는 것이지만 인과 응보 사상을 얘기하면서 나오는 장면들은 인과 응보 사상을 뛰어 넘은 또다른 면들을 보여주고 있다. 어떤 액션으로 인해 상황이 만들어지면 사람들은 상황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을 하기 이전에 그 상황을 자연스레 주어진 상황이라 생각하고 이유를 찾지 않는다.

당연히 좀 더 나은 사람이 그런 상황을 만들고 다른 사람들은 그런 상황 속에서 선택의 폭이 좁아질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다. 국가나 기업들이 하는 많은 것들이 이런 과정을 따른다. 거기에 휩쓸리는 많은 사람들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절대 다수이다. 세상은 소수가 이끌어 나간다는 것을 나는 믿는다. 잘못된 것이 아니라 어쩔 수가 없다.

마지막 NEOCore 에 들어가서 나누는 얘기들. 그 진리는 결국 Matrix 를 원점으로 돌려놓게 되는데... 내가 이번 년도에 느꼈던 철학하고도 똑같다. 결국 사람이구나. 결국 원점이구나. 그래서 어쩔 수가 없구나 하는 것 말이다.

마치 이것은 자동차 튜닝의 끝은 Normal 이라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결국 극으로 가게 되면 원점이 되어 버린다. 마치 원에서 뱅뱅 도는 듯한 느낌이듯이 말이다. 금강경의 인생은 끊임없는 부정이라는 말을 여기에 접목시킨 것은 내가 이 말을 이해하는 과정과 똑같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것은 이것이다. 그 어떠한 운명이나 결정론적인 선택이라 하더라도 인간의 내면에 그 순수한 사랑(영화에서는 사랑으로 표현되지만 나는 Purity라 부르고 싶다. 때묻지 않은 인간 본성에서 나오는 것이기에)은 그 모든 운명이나 결정론적인 상황을 뛰어 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장면의 NEO 가 난 그들을 느낄 수 있어 하면서 손으로 그들을 막는 장면은 다음 편에 실마리를 제공한다. 결국 ONE 을 뒤집은 NEO 라는 글자가 뜻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

이 영화는 지극히 철학적이다. 철학적인 것을 얘기하고 싶어 눈으로 현란한 기법들을 통하여 사람들을 보게끔 하는 것이다. 허나,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워쇼스키 형제들이 사람들에게 전달하려고 했던 것은 이미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의 대부분은 이미 그런 것보다는 눈에 보는 것 그리고 재미라는 요소만을 따지는 사람들이라 그들이 어떤 철학적인 생각을 가지기에는 힘들 것이다.

재미가 없으면 아 재미없어 하고 그냥 무시해 버리는 그들에게(물론 나도 그런 경우가 많다.) 너무나 무거운 주제를 던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워쇼스키 형제에 대해서 남다른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어떤 놈들이길래 영화라는 것 그것도 흥행했던 영화에 이러한 얘기를 담았을까 하는 생각에 대단한 놈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