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어머니와 큰 이모, 나이를 먹는다는 것


최근에 큰 이모께서 집에 오셨다. 어머니의 큰 언니 되신다. 둘째 이모 보러 안양에 올라오셨다가 이 때 아니면 언제 보겠냐며 일산까지 오신 것. 그래서 가족들이랑 다같이 저녁에 외식을 하러 나갔는데, 이가 안 좋다며 맛있는 거 사드리려고 했는데 짜장면 드시겠단다. 제대로 씹지를 못 하신다고. 그래서 동네 인근에 그래도 괜찮은 차이니즈 레스토랑 가서 외식했다. 그 때 내 소니 엑스페리아 Z2로 찍은 사진. 생각보다 내 기대만큼 사진 퀄리티가 안 나와서 다소 실망.

내가 기억하는 큰 이모는 남자로 태어났으면 어울릴 만한 분이다. 화통하시고 남자다우신 분. 그래서 아버지 또한 큰 이모는 깍듯이 대하신다. 그랬던 분인데 나이가 드니 많이 약해지셨다는 게 느껴진다. 그래도 큰 이모가 집에 오신다는 것 덕분에 그리 멀리 살지 않아도 왕래는 뜸했던 큰 이모의 딸(내겐 둘째, 셋째 사촌누나 되겠다)들도 같이 와서 얼굴 보게 되고. 사람 사는 게 이렇다. 그걸 나쁘다고 보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나이가 들면 먹고 살기 바빠서 동기들 챙기기 힘들다는 거. 덧없다.

아마 큰 이모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보는 자리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물론 아직까지는 건장하시긴 하지만 내가 기억하는 큰 이모의 이미지를 떠올려보면 많이 쇠약해지신 듯. 언젠가 내 어머니도 아버지도 그렇게 늙어가겠지. 내 나이 벌써 40을 눈 앞에 두고 있는데... 30살이 되던 때는 사실 난 별 생각 없었다. 그런데 40을 눈 앞에 둔 지금은 40이라는 숫자가 좀 다르게 느껴지더라고. 

인생의 반을 나는 어떻게 살았나를 돌아보게 되고 또 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라는 관점에서 남은 삶은 어떻게 살아갈까도 고민해보게 되고. 40 즈음이 되니 인생이라는 거에 대해 나에 대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시기인 거 같다. 예전에는 나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길렀다면 지금은 내가 남에게 끼치는 영향이나 그런 것들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듯. 고쳐야지 하면서도 못 고치는 것들 뭐 그런 것들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