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밝았다. 오늘은 어제와 다르리라는 생각으로 날씨를 보니 날씨도 어제와 달리 따뜻했다. 오늘은 오전 일찍 다이빙한다. 아침 먹지도 않고 다이빙 하러 준비. 다이빙하고 나서 점심 먹기로 하고, 점심 먹고 다시 다이빙 한번 더 하기로 했다. 뭐 상의한 건 아니고 재필이가 그렇게 스케쥴링을 해서 말이다. 우리는 교육생이고! ^^; 오픈 워터 코스는 4회 입수를 해야하기 때문에 전날 2회 했으니 다음날 2회해야 오픈 워터 코스가 마무리 되는 셈이다.
이날이 지나면 오픈 워터 다이버가 되는구나 싶었다. 오픈 워터 다이버 뭐 별 거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결코 그렇지가 않더라고. 다이버가 되기 위해서는 오픈 워터 교육을 아주 제대로 받아야 한다고 본다. 그건 재필이도 강조하는 바이고. 첫단추를 잘 꿰야 한다는. 다이브 마스터인 수홍이도 외국에서 딴 거라 재필이한테 처음부터 다시 배우고 있는데, 수홍이 왈, 내가 모르는 게 많더라~ 그렇다니까. 외국에서 어드밴스드 오픈 워터 자격증 취득하고 한국에 와서는 장비 셋팅도 못 하는 경우도 있다니.
교육은 뭐든 제대로 배워야 한다. 머리 쓰는 거는 대부분 난 독학하지만, 이렇게 몸을 쓰는 경우에는 처음에 제대로 배워둬야 나중에 더 빨리 배우고 스킬도 업그레이드하기 쉽다. 여튼 둘째날은 다이빙 포인트부터 달랐는데, 둘째날 첫번째 그러니까 나에겐 세번째 로그로 기록된 다이빙에서는 두 가지 첫 경험을 하게 된다.
첫 경험 #1. 수심 19m, 다이빙 시간 31분
내 세번째 다이빙 로그 되겠다. 확실히 두번째 날은 따뜻했다. 뭐랄까? 바다에 들어가도 어제와는 달랐다는 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그러나 수심이 깊어지자 어느 순간에 갑자기 물이 차가워지더라고. 신기했음. 이게 바로 수온약층이라는 걸 몸으로 느껴봤다. 마치 허리 위에는 따뜻하고, 허리 아래는 찬 느낌? 그리고 이번에는 처음으로 10m 이상의 수심을 경험했다. 다이빙 컴퓨터 상의 기록으로는 19m 나오네. 근데 이거 반올림이다. 18.7m인가 그랬을 거다. 이 수심에서 또 오픈 워터 코스 교육을 했다. 그래도 전날보다 시야는 훨씬 좋았다는. 게다가 다이빙 시간 또한 최초로 30분을 넘겼다.
첫 경험 #2. 뱃멀미
나 원래 뱃멀미 안 한다. 근데 전날 술을 마셔서 그런지(그렇다고 그렇게 많이 마신 건 아닌데, 내 주량껏 마셨지) 배를 타고 나가는데 속이 미식거려서 죽겠는 거다. 너울이 좀 심하긴 했지. 나중에 물어봤더니 다들 미식거렸다고 하더라고. 다이브 마스터 수홍이도 그렇고 말이다. 그래서 배 위에 못 있겠다 싶어서 일단 입수는 내가 먼저 하겠다고 해서 입수는 내가 제일 먼저 했다. 도저히 배 위에 있기가 그래서 말이다. 차라리 바다가 낫지. 그리고 어제와 같이 파도가 높고 그렇지는 않았거든. 너울이 있어서 그렇지. 여튼 그렇게 제일 먼저 입수하고 나서 이번엔 제대로 된 다이빙을 끝마치고(올라오면서 안전정지도 처음 해봤네 그려. 그것도 3분씩이나. ^^;) 보트에 올라와서는 구토했다. ㅋㅋ 와~ 미식거려서리. 두번 정도 하니까 두번째는 맥주 나오더라. ㅋㅋ
첫 경험 #3. 공기 고갈
세번째 다이빙 시에 실습했던 거 중에 CESA가 있다. 공기통의 공기가 고갈되어 상승해야 하는 경우에 대비해서 하는 연습이었는데, 나는 실제로 세번째 다이빙 시에 내 공기통 공기 거의 고갈되었다. 안전 정지한 상태에서 10bar 조금 안 되게 남아서 재필이 옥토퍼스(여분의 호흡기로 버디-다이빙 파트너-를 위해서 추가로 달린 호흡기다.)를 물고 있었다는. 딱 나의 경우가 CESA하기 적합한 상황이긴 했지. 내가 호흡이 좀 빠른 편인 거 같더라고. 그러다 보니 공기가 남들보다 빨리 고갈 돼. 계속 연습하면서 호흡을 천천히 하는 걸로 바꾸려곤 하지만 뭐 숨쉬기를 하루 이틀 한 것도 아니고 39년 했던 숨쉬기 습관을 바꾸는 게 그리 쉽나. ^^;
숨바꼭질 포인트
이거 바하마 리조트에 있는 다이빙 포인트 설명에서 가져온 사진이다. 원본은 다음의 주소에서 확인 가능하다.
- 바하마 리조트 다이빙 포인트 설명 페이지: http://www.hyenc1472.co.kr/sub3/sub4.php
원래 내려가면 저렇게 인공 조형물을 갖다 놨다고 하는데, 이 날 숨바꼭질 포인트로 내려가긴 했지만 조형물이 있는데 말고 다른 데 갔다. 왜? 우리는 교육생인지라 교육해야 해서 말이다. 그래서 버디와 같이 공기 고갈 상황 시의 대처 유형 등등에 대해서 풀장에서 교육 받은 걸 바다에서 해보곤 했다. 그래서 숨바꼭질 포인트에 있는 조형물은 보지도 못했다는. 그리고 상승할 때는 안전정지 3분 하고(안전정지하러 상승하는데 갑자기 물이 따뜻해지더라. 물이 따뜻하니까 정말 다이빙할 만하다는 걸 그 때 동기들은 다들 느꼈다지?) CESA(비상 수영 상승) 연습했다.
근데 바다에서 하는 CESA의 경우는 풀장과는 좀 달랐다. 상승하는 거까지야 뭐 하면 된다지만 수면에 올라와서 편안하게 있으려면 BCD(공기를 넣을 수 있는 조끼)에 공기를 넣어야 하는데, 공기통에 공기가 고갈된 상태야~ 그러면 내가 직접 불어서 넣어야 돼~ 근데 숨을 내쉬면 가라앉아요~ 가라앉으면서 숨 불어넣고, 다시 올라왔을 때 숨 들이마시고, 다시 가라앉으면서 숨 불어넣고. 이거 쉽지 않더라고. 또 바다 물은 짜잖아~ 강사 재필이가 옆에서 있었기에 도움을 좀 받아서 했지 이게 실전이라면 정말 나는 패닉 상황이 됐을 듯 싶다. 아직 나는 물에 익숙치는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