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다이빙을 끝내고 나는 몸을 녹이고 정신 차리고 나서 옷 갈아 입고 커피숍에 나와서 맥북으로 영화나 보고 있었다. 저녁은 이것 저것 사와서 먹는다고 하는데, 회도 사오고, 고기도 사온다고 하더라고. 나는 회 안 좋아하는디. 여튼 그래서 모인 곳이 바하마 리조트 식당. 남자들의 객실인 에코룸이 있는 2층 끝에 있다. 넓어~ 식당에서 바베큐장 가는 길에 보면 냉장고가 있는데 거기에 술 있더라고. 거기서 맥주를 가져왔다. 내가 가져온 거 아님. 난 술을 못 하기 때문에 굳이 내가 술을 챙기진 않는다. 그래도 맥주는 한잔 정도는 하지.
난 맥주하면 d가 제일 낫던데, 여기는 d 없다. 카스만 있더라는. 한캔씩 가져왔다. 나도 이 날 한캔 마셨는데, 내겐 한캔이 내 주량이거든. 한캔 마셨다는 건 그만큼 난 많이 마셨다는 얘기지. 그 때문일까? 담날 태어나서 처음으로 뱃멀미해봤다. 나 원래 뱃멀미 안 하는데... 그래서 담부터는 담날 다이빙하면 절대로 술 안 마셔~ 아무래도 술 때문인 거 같애~ 맥주 한캔 정도야? 내겐 그게 주량이거든? 그렇게 술을 마시면서 오픈 워터 동기들이랑 또 다이빙 하겠다고 온 어드밴스드 오픈 워터 다이버 유나랑 술 마시고 있는데 재필이 뭔가를 들고 온다.
로그북이다. 로그북 작성하란다. 어떻게 작성하는지 알려주고 말이다. 하~ 역시 황재필은 FM 강사여~ 절대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어요. 근데 재필이 하는 거 보면 정말 이렇게 해야 되고 이렇게 배워야 된다는 거 참 많이 느낀다. 교육은 제대로! 원래 재필이가 군인 출신인지라... 어울려~
작성한 로그북 보고 코멘트도 달고, 도장도 찍는 재필이 모습 한 컷 찍었다. PADI의 최고 레벨인 코스 디렉터를 준비하고 있는 재필이. 정말 재필이한테 교육 받으면 달라~ 확실히.
로그야 사실 이렇게 직접 작성하는 거 보다는 컴퓨터로 작성하는 게 좋긴 하지. 깔끔하고 말이지. 그래서 순토 다이브 매니저랑 무브스카운트 이용하는 거 아니겠냐고. 그러나 교육 받을 때는 이렇게 해야 한다. 왜냐면 도장을 받아야 하거든. 그러니까 다이빙했다는 걸 증명해줄 수 있는 자격이 되는 사람이 인정해줘야 한다는 거다. 재필이는 자기 얼굴이 들어가 있는 도장을 팠더라고. 자신의 강사 번호와 함께 말이다. 그리고 이 PADI 강사 번호는 다이브 마스터 때 받은 번호를 그대로 갖고 간다고 한다. 491859라고 해서 49만번째라는 뜻은 아니고, 첫번째 4는 지역을 뜻한다나 뭐래나. 오히려 재필이보다 늦게 다이브 마스터를 취득한 수홍이는 2로 시작하더라고. 여튼 몇번째 강사라는 걸 말하는 건 아니다는 거다.
그리고 저녁 준비. 식당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자신이 먹은 거 자신이 치우는 시스템.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그러나 나는 가만히 앉아서 치킨 뜯으면서 술이나 마시고 있고. ㅋㅋ 난 음식 같은 거 못 해. 고기는 잘 굽지. ^^;
바베큐장에서는 목살이랑 소세지 구워서 나르고. 사진 왜 이 모양으로 찍었대? 음. 또 사진은 안 찍었지만 회도 있었다. 나는 한 점도 먹지 않았던 회. 나 회 좋아하진 않거든.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더라고. 맛이 없다가 아니라 무맛(없을 무). 맛이 나야 무슨 맛있다 없다를 얘기하지. 여튼 그렇게 먹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11시 30분 즈음인가 방으로 들어갔다. 이미 자고 있는 사람들 몇 명 있었는데, 좀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다 보니 내 정면이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데더라는. 내가 에어컨 바람 별로 안 좋아하거든. 그래서 이불 뒤집어 쓰고 잤다. 근데 밤새도록 에어컨 켜놨대. 그것도 빵빵하게. 그래도 이불 덮고 자서 그런지 추운 지는 몰랐다는. 만약 감기 걸렸다면 담날 다이빙 못 했을 수도 있겠지. 그 때문에라도 이불 꼭 덮고 잤다. 눕자 마자 이내 잠들어버렸다는. 그럴 만도 한 게 여기 도착하기 전날 1시간 자고 와서 고생하면서 2회 다이빙을 했고, 거기다가 술까지 마셨으니...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