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사천면 사천진리에 위치한 바하마 다이브 리조트에서 1일차 교육이 있었다. 원래는 오픈 워터와 어드밴스드 오픈 워터 코스 교육을 한꺼번에 받으려고 했지만 바다 사정이 그리 좋지 못해서 어드밴스드 오픈 워터 코스 교육은 8월 15일~16일로 미뤘다. 참고로 오픈 워터 코스는 4회 입수, 어드밴스드 오픈 워터 코스는 5회 입수해서 교육 받아야 한다. 또한 블루오션 다이버스 황재필 강사는 정말 FM 강사다. 뭐 하나 건너뛰는 법이 없다. 다 해봐야 한다. 안 하면 안 넘어감. 그 정도로 FM 강사인지라 어드밴스드 오픈 워터 코스 교육까지 준비를 해갔건만(장비며 기타 등등) 써보지도 못하고 그냥 돌아왔다는.
날씨가 그닥 좋지가 않다. 파도가 좀 있는 편이라고 한다. 그 때까지만 해도 난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게 어떤 의미인지 와닿지 않았다.
그래도 좀 있으니 일부 구름이 걷히고 괜찮았다. 겉보기에는. 바다는 상황이 달랐는데...
나름 입수 전이라 즐거웠는지 이렇게 셀카도 찍고 말이다. ㅋㅋ 옆에는 다이브 마스터 빈수홍. 요즈음 자주 보는 동생이다. 흰머리 봐라 이거. 염색해야겠네. ㅠㅠ 얼굴에 주름 봐라 이거. 보톡스, 필러 맞아야겠다. 안 되겠다. 나이 드니까. ㅠㅠ 치아 봐라. 가지런하지? 라미네이트다. ㅋㅋ 거금 들여서 한. ^^;
이건 우리 장비들. 이 때까지만 해도 좋았지. 고생할 거라 생각 못 했다고. 첫번째 입수 때 정말 고생했거든. 비록 사진은 없지만 나름 그 때의 기억을 되살려 흔적을 남긴다.
첫번째 다이빙 포인트 - 아가짬
여기가 아가짬이라고 불리는 포인트다. 오픈 워터 즉 초보자 교육하기에 적당해서 여기로 갔는데, 그 날 파도가 좀 있는 편이었다. 아가짬 포인트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사항은 바하마 다이브 리조트 홈페이지에 있는 다이빙 포인트 페이지를 참고하길 바란다. 근데 배 타고 있을 때는 파도가 있다고 하는 정도가 그리 심해 보이지 않았었지. 입수하고 나서는 와~ 상황이 영 다르더라고. 이 때 확실하게 배운 게 있다.
- 바하마 리조트 다이빙 포인트: http://www.hyenc1472.co.kr/sub3/sub4.php
첫번째 교육 시에 느낀 점들
① 파도 치는 해수면에서는 호흡기 꼭 물고 있는다
호흡기 물고 있어야 된다. 보통 공기 아끼려고 해수면에서는 부력 확보한 후에 스노클의 호흡기로 호흡을 하는데, 파도가 좀 있다 보면 스노클의 호흡기로 바닷물 들어온다. 그래서 적당치 않다. 공기통에 연결된 레귤레이터의 호흡기 물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바닷물 먹어보면 짜다. 짜다 보니 뱉어내게 된다. 뱉더라도 호흡기 물고 뱉어야 된다. 이 때 해수면이라고 호흡기 빼고 뱉어내다가 또 바닷물 먹는다. 파도가 있으니까 말이다. 아 환장하는 줄 알았다.
② 파도 치는 해수면에서는 마스크 꼭 장착한다
호흡기도 그렇지만 마스크의 경우에는 더 그렇다. 마스크 속으로 물이 들어와도 스쿠버 다이빙을 하다 보면 코로 숨을 쉬지는 않으니까 상관없다. 근데 나는 몇 번 코로 바닷물 마셨다. 코로 바닷물 마시면 일반적인 경우 기침 하기 위해서 마스크 벗고 호흡기 떼고 켁켁 대게 된다. 이 때 또 바닷물 마시게 된다. 켁켁 대는데 파도 때문에 바닷물이 내 입속으로. 아주 그냥 미치는 줄 알았네. 이 때문에 같이 교육을 받았던 동기 한명 포기.(이 때만 포기하고 나머지는 다 잘 교육 받았다.) 나도 맘 같아서는 포기하고 싶었다. 이거 꼭 이렇게라도 해야 하나 싶은 생각에. 근데 물 아래를 보면 동기들 기다리고 있어. 그것도 둘 다 여자 동기들이. 내가 여기서 포기하면 안 되지 싶었다.
③ 수면보다는 바다 속이 훨씬 평온하다
동기들 수면에서 있을 때 바다 속에 들어가봤더니 바다 속이 훨씬 평온하더라. 일단 조류가 있긴 했어도 파도 치는 해수면보다는 훨씬 낫다. 줄 잡고 편안하게 호흡기로 숨쉬면 되니까. 고로 파도 많이 치면 해수면에 있기 보다는 빨리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 게 좋다. 근데 이 때는 오픈 워터 개방 구역 교육 처음이었거든. 그러니까 입수할 때 떠 있기 위해서 BCD에 공기 이빠이 넣고 입수하잖아. 그러니까 둥둥 뜨지. 공기를 빼도 처음에는 잘 내려가지 않는다고. 비기너잖아~ 그러다 보니 수면에서 이리 저리 힘들었던 거다.
그렇게 바다 속에 있었으면 됐을 건데, 왜 난 올라왔냐? 코로 물 먹어서. 이 때문에 내 다이빙 컴퓨터에 로그 기록이 4회가 아니라 5회로 되어 있다. 순토 D4i NOVO의 경우, 다이빙 모드는 1.2m 수심 이하로 내려가면 자동으로 작동하게 되어 있거든. 물론 자동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설정도 할 수 있지만 디폴트로는 작동하게 되어 있으니. 1.2m 수심 아래로 내려가서 작동하고 있는데 다시 올라왔다가 또 물 먹고 고생하고 다시 내려왔지. 그래서 로그가 5회로 남겨져 있다. 이 때문에 순토 다이브 매니저 로그 기록에서 첫번째 잠깐 들어갔다 올라온 거는 로그를 삭제했지. 다이빙 컴퓨터에 있는 로그는 내가 맘대로 지울 수가 없어서 5회로 기록되어 있고 말이다.
바다 속에서 코로 물을 먹은 이유는 마스크 문제였다. 첫번째 다이빙 시에 재필이가(블루오션 다이버스 대표로 내 고향 후배이자 내 스쿠버 다이빙 스승이다) 자꾸 내 마스크를 아래쪽으로 내리던데, 코가 나와 있다는 거다. 나름 조인다고 조였는데도 그렇더라고. 그래서 나중에 바다 속으로 들어갈 때도 계속 내 마스크 잡고 아래로 내리더라고. 몇 번씩이나. 그렇다고 코로 숨을 쉰 건 아니지만 말이다.
근데 파도가 있는 날이다 보니 수면 조금 아래에서는 이리 저리 물살이 좀 있었던 편이었다. 그러다 보니 물이 코로 들어가더라고. 시큰하거든. 짠 바닷물이니까. 그래서 올라왔던 건데, 올라와서는 더 고생했지. 차라리 시큰해도 호흡기 물고 기침을 하거나 했으면 됐을텐데 말이다. 한번 올라가고 나서 내려가기가 쉽지 않더라고. 그 때 생각했다. 이거 해야 돼? 말아야 돼? 그 때 여자 동기들 물 속에 있는 거 보고 그래 하자 했지. ㅋㅋ
④ 바다는 풀이랑 다르다
확실히 바다는 풀이랑 다르더라. 파도가 좀 친다고 하면 수면에서 호흡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 나같은 경우는 마스크에 문제가 있었기는 했다. 그 다음 입수 때부터는 마스크를 바꿨으니까. 다른 사람이 마스크를 써도 물이 계속 들어와. 그래서 그 마스크는 다이브 마스터가 착용하고 난 다른 마스크로 바꿨다. 좀 얼굴 면적이 넓은 사람이 착용해서 그런지 마스크를 꽉 조여도 옆쪽이 들려 있어. 그러니까 얼굴에 착 달라붙지가 않더란 얘기다. 그러다 보니 그 틈으로 물 계속 들어오고, 그 들어온 물은 코에 고여 있게 되고. 계속 물이 들어오다 보니 코가 잠기게 되고 물이 차니까 뺀다고 빼는데도 물살이 있으니 이런 상황을 경험해보지 못한 나는 당황스러웠고.
이러한 때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건? 바로 강사다. 심리적 안정을 취하게 해주는. 정신 하나도 없지. 그런 상황에서 강사는 나를 바라보고 아이 컨택하고 진정하라고 한다. 나는 다른 데 안 보고 강사 눈만 바라보고 강사의 지시만 따르고 말이다. 여튼 그렇게 해서 입수했다. 정말 고생 고생해서 말이다. 그래도 바다 속은 그나마 낫더라고. 스쿠버 다이빙에서 가장 위험한 건 패닉이다. 일단 사람이 패닉 상태가 되면 어떻게 해서든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몸에 힘이 들어가고 다른 사람 신경 안 쓰고 독단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그러면 그럴수록 상황은 더 악화되기 마련이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편안하게 심리적 안정을 취하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면서 행동해야 하는데 그런 상황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그래서 이번 교육은 정말 산 교육이었던 거 같다. 비록 고생은 꽤나 했지만, 그런 상황을 겪어봤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맞닦드리게 되도 이제는 별로 당황하지 않을 듯 싶다. 차분하게 생각하면서 가급적 빨리 입수하려고 하겠지. 이제는 수면 아래로 하강하는 게 그리 어렵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이 날 파도가 좀 심한 편이어서, 오픈 워터 교육하기에는 조금은 악조건이었다고 한다. 물론 무리하게 교육한 건 아니다. 그건 FM 강사인 재필이가 허용하지 않기도 하지만 말이지. 다만 이런 악조건이 간혹 가다 교육 시에 생기곤 하는데, 이번의 경우는 좀 심했다는 거. 그래도 무사히 끝나서 다행.
나의 첫번째 로그
이건 무브스카운트에 있는 걸 캡쳐해서 가져온 거다. 총 다이빙 시간은 18분, 최대 수심 10m, 바닥 온도는 11도 정도다. 11도면 뭐 괜찮네 싶겠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내가 오픈 워터 다이버가 되고 나서 송도 풀장에서 연습했을 때 풀장의 물 온도가 29도였다. 11도면 웻 슈트를 입고 들어가도 차다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첫번째 입수할 때는 파도 때문에 경황이 없어서 그랬지만 입수할 때 느낌이 어땠냐면 아~ 차다. 뭐 그렇다. 내가 입었던 웻 슈트가 5mm 짜리였는데. 그 때 생각했지. 우리나라에서는 다이빙 하려면 드라이 슈트가 진리! 결국 그래서 드라이 슈트 샀다. ^^; 여튼 이것이 나의 첫번째 다이빙 로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