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틱낫한 지음, 최수민 옮김/명진출판사 |
마치 어느 따스한 날 오후 먼지가 폴폴 날리는 시골길을 걸어가면서 길가에 난 민들레를 쳐다보는 듯한 느낌이다.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 그리고 삶의 여유를 가지고 바라보는 꽃 한 송이에 어떠한 의미도 없이 생명이라는 것에 대한 신비감과 삶에 대한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것과 같은 책이다. 틱낫한. 난 사실 맘에 안 들었다. 선입견이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좀 뜨니까 한국이라는 땅덩어리에 와서 TV 도 출연하고 대단한 듯 칭하는 것이 싫었던 것이다. 그러나 나의 오해였다. 그는 그러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의 책 속에서 읽혀지는 그는 나에게 깨달음을 주었다기 보다는 스님이라는 것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했다. 사뭇 다르다. 우리 나라 불교에 몸을 담고 있는 많은 땡중들하고는 다르다. 그는 진정한 종교인이다. 그리고 정말 사랑으로 남을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인 듯 하다. 그의 얘기들 속에서 나는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 의미가 뭔지...
그러나 아쉬운 점은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지만 그게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왜냐면 속세는 그러기에는 너무나도 기분 나쁜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게 단지 아쉬울 따름이다. 틱낫한은 자신이 보는 환경에서 많은 도움을 주려고 애쓰고 있지만 돌아서면 사람들은 예전대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는 점 또한 알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항상 노력을 한다. 대단한 사람이다.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그렇게 못한다. 덜 된 인간이라는 소리다. 그래서 스님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무수한 사람들이 산다. 인구가 증가하면서 변종도 많이 생겼다. 남자로 태어나 여자이기를 바란다던지 여자로 태어나 남자이기를 바라는... 그것은 변종이다. 즉 유전학적으로 회수를 거듭하면서 생긴 변종이라는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인간으로 분류는 되지만 그것은 병을 가진 인간이다.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단지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도 있는가 하면 이렇게 순수한 영혼을 가진 사람도 있다는 사실. 너무나 나도 현실에서 내달리는 사람이다 보니 망각했었던 듯 싶다.
아무런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누구나 말이다. 틱낫한의 글에서 처럼 오늘 밥을 먹으면서 밥 한 톨 한 톨을 의미를 새기면서 씹어보았다. 우습지만 말이다. 맛있더군. 하하하... 예전같으면 이거 무슨 자다 봉창 두드리는 소리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런데서도 의미를 부여하고 삶의 재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시대이 삶에 찌들은 사회인들에게 조금은 마음의 여행을 떠나게 해줄 책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