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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액트 오브 킬링: 인도네시아 학살을 소재로 한 다큐


나의 3,408번째 영화. 1965년 인도네시아 쿠데타 시에 반공을 빌미로 100만명을 학살한 내용을 담고 있는 다큐멘터리다. 다큐멘터리지만 시리즈물이 아니고, 영화적 성격이 짙어서 영화 카운팅에 포함시켰다. 다큐멘터리 성격상 일정한 톤으로 설명하듯이 스토리가 전개되기 때문에 이런 거 안 맞는 사람은 보다가 재미없다 해서 안 볼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러닝 타임도 2시간 39분이나 되요~ 그러니 지루할 수도 있을 거다. 그래서 대중적으로 권할 만하다고는 할 수 없을 듯. 그래서 개인 평점은 6점 준다. 다른 이들은 점수 높게 줬던데 글쎄 나는 대중적인 시각에서 평점을 주는 지라.


이 다큐멘터리의 중심 인물은 당시 100만명의 학살을 주도했던 안와르 콩코다. 그들은 과거의 학살에 대해서 자랑스럽게 얘기를 하고 그것을 영화로 만들겠다는 제안에 동의해서 어떻게 죽였는지까지 상세하게 얘기해주고 직접 배우로도 참여한다. 그래서 다큐멘터리 제목이 <액트 오브 킬링>이다. 재밌는 건 그 안와르 콩고라는 인물이 처음에는 자신들이 과거에 저지른 일에 대해서 영화로 찍는다니 자랑스럽게 얘기하더니 나중에는 죄책감을 느끼는 거다.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는 장면이 있는데, 안와르 콩고 자신이 공산주의자 역할로 자신이 학살 때 즐겨 사용하던 철사줄로 목이 감기면서 취조당하는 연기를 하면서다. 그 때 뭔가를 느낀다.


이후 스스로 뭔가를 깨달은 척 "내가 고문한 사람들도 내가 느낀 기분과 마찬가지 기분이었을까요?"라고 하면서 자신이 그 연기를 하면서 느꼈던 공포감에 대해서 설명한다. 그러자 감독은 이렇게 답변한다. "당신이 고문했던 사람들의 기분은 더 끔찍했을 거에요. 당신은 이게 영화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들은 곧 죽을 거라는 걸 알았을테니까요." 그 때 안와르 콩고의 표정. 사뭇 진지하다. 그냥 연기였다면 이렇게 하기 힘들었을 듯. 그가 다큐 속에서 영화를 찍을 때 했던 연기와는 너무나도 달랐기에.



감독의 얘기를 듣고도 자신은 정말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하면서 이렇게 묻는다. "내가 죄를 지은 건가요?" 그리고 자신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고문을 했는데 이 모든 것들이 나한테 되돌아오는 거냐고 감독에게 물으면서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다시 자신이 주로 학살했던 장소(맨 처음에 다큐가 도입부에 나왔던 장소다)에 가서 둘러보면서 자신이 잘못했다고 인정하면서 그래도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고 변명한다. 그러면서 구역질을 하는 안와르 콩고. 비록 젊었을 때 분위기에 휩쓸려 그렇게 하는 게 맞는 것이라 생각하고 아무런 죄책감없이 그랬고 지금까지도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주변에서도 대단한 업적으로 칭송하지만 본인 스스로 잘못이라는 걸 느끼고 마는 거다.


이렇게 끝이 날 줄은 몰랐다. <액트 오브 킬링>을 보면서, 심리 치료 중에서 역할극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보통 부부 관계 개선을 위해서 TV에서 종종 나오곤 하던데 그런 역할극을 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거 같다. 역지사지라고 내 입장이 아니라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는데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입장에서만 얘기를 하니까 그런 역할극을 통해 상대의 입장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이해의 폭을 넓히려고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안와르 콩고는 영화라는 걸 통해서 그런 역할극을 대신했던 것. 마지막 부분은 상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이다. 마지막 10분이 재미없고 기나긴 나머지 2시간 29분을 보상해주는 듯 느껴질 정도로.



판카실라 청년조직


<액트 오브 킬링>에서 보면 판카실라 청년조직이라는 준군사조직이 나온다.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영화 제작 년도가 2013년도니까 있을 듯 싶다) 이런 조직이 있다는 거 자체가 신기하다. <액트 오브 킬링>에서도 나오지만 뭐 깡패 집단도 아니고 말이지. 말이 준군사조직이지 보호비 뜯고 말이지. 완전 조폭이네 그려. 이런 거 보면 우리 이해 안 가지? 근데 지금 우리나라에서 정부가 하는 짓거리도 이해 못할 짓거리 하고 있지 않나? 훗날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지 참... 그래서 자식 교육이 중요한 거다. 응? 피는 못 속인다는.



예고편




풀영상


유투브에 보니 풀영상 올라와 있다. 물론 자막은 읍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