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영화

오토마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로봇


나의 3,411번째 영화. 2044년 태양의 온도는 계속 올라가 황폐화된 지구에는 고작 2,100만명의 인구 밖에 남지 않고, 사람을 대신해서 노동을 하는 로봇을 생산하게 되는데, 이 로봇들에게는 두 가지의 프로토콜 즉 규약이 적용된다. 첫번째 프로토콜은 인간을 해칠 수 없다. 두번째 프로토콜은 로봇은 스스로 또는 다른 로봇을 개조할 수 없다. 그런데 스스로 개조하는 로봇이 등장하게 되고... 뭐 이 정도 얘기를 하면 이 영화 인간 대 로봇의 대결로 스토리가 전개되겠거니 싶을 거다. 근데 아니다. 로봇이 스스로 개조는 해도 인간을 해치지는 않는다. 어떤 경우에서라도 말이다.


스토리를 보건대, 감독은 먼 미래의 디스토피아적인 세계를 그려두고(이런 건 영화에서 주로 사용되는 소재 아닌가!) 상실된 인간성을 로봇을 통해서 보여주려고 했다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 인간보다 오히려 더 인간다운 로봇. 남을 해치지 않고, 살아있다는 거에 감사해하고 현실에 충실한. 이런 게 극명하게 드러나는 대사가 하나 있다. 로봇의 대사인데, 자기네들은 왜 인간은 인간들끼리 서로 죽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거다. 단순히 시키는 대로 하는 로봇이긴 하지만, 그들의 대사에 감독의 의도가 담겨있다 본다.


뭘 말하려고 하는 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할 수 있음에도 이 영화는 그닥 재미가 없다. 이유는 너무 단조롭고,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기 때문. 뭐가 이해가 안 가냐면 인간을 해치지 않으면 됐지 굳이 자기 스스로 개조한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게 뭐냔 게지. 오히려 수리비 안 들고 지가 스스로 개조하고 업그레이드 하니 좋은 거 아닌가? 그래서 이 영화는 흥행하기는 힘들 듯 하다. 좋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그만큼 대중들에게 재미를 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말이다.


요즈음의 대세는 현란한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앞세운 SF 영화다. 그러나 너무 컴퓨터 그래픽을 남발하다 보니 이제는 뭐 어지간한 컴퓨터 그래픽으로는 대단하다는 얘기가 나오기는 커녕 당연하게 여겨지고. 그런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을 앞세운 영화를 보면 볼 거리, 즐길 거리는 제공하지만 여운은 없다. 영화 보는 그 순간, 즉 러닝 타임 동안 재밌게 즐길 뿐 돌아서고 나면 나 그 영화 봤다는 과거 사실만 존재할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오토마타>는 그런 류의 SF 영화와는 다른 영화다. 그러나 재미가 그닥 없다는 게 안타까울 뿐. 개인 평점은 6점 준다.



안토니오 반데라스


최근 <익스펜더블 3>에서 가르고 역으로 다소 웃긴 역을 맡았던 안토니오 반데라스. 스페인 배우로 한 때는 섹시가이로 불렸던 배우다. 



그의 매력을 물씬 풍기는 영화라고 하면 1995년도작 <데스페라도>가 있다. <씬 시티>를 만든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마는 영화인데,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주인공 엘 마리아치로 나온다. <데스페라도>를 통해서 내가 처음 알게 된 배우가 바로 셀마 헤이엑이다. 멕시코 배우. 이 때만해도 개성 강한 배우였는데 나이 들면서 좀 평범해져가는 느낌? 그러나 그건 어쩔 수 없다 본다. 예를 들어 <트랜스포터>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제이슨 스타뎀이 나오는 영화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 화끈한 액션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제이슨 스타뎀이 액션 연기는 안 하고 로맨스 연기를 한다거나, 가족을 사랑하는 아빠 역을 한다면 어떨까? 뭐 그런 느낌이다. 그러나 그런 연기까지 커버해야 또 오래가는 배우가 되지 않겠냐고. 여튼 안토니오 반데라스도 한 때는 그런 배우였었다는 거.


근데 여기서 언급한 <데스페라도>란 영화에 대해서 잠깐 얘기해야할 필요가 있겠다.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엘 마리아치 삼부작 중에 두번째 영화다. 첫번째 영화는 <엘 마리아치>인데 이 영화이 주연은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아니다. 세번째 영화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로 이 영화에서는 조니 뎁까지 등장하고, 엘 마리아치 역은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그리고 <데스페라도>에서 호흡을 맞췄던 멕시코 여배우 셀마 헤이엑도 그대로 나온다. 추천할 만한 정도의 평점은 아니지만(개인 평점 7점) 최근 영화에 나오는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언급하는 거다.



안토니오 반데라스 & 멜라니 그리피스



<오토마타>에 보면 등장하는 배우 중에 낯익은 배우 한 명 더 있다. 바로 멜라니 그리피스다.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전부인. 꽤 오랫동안 결혼 생활을 했는데, 지금은 이혼했다. <오토마타>는 이혼한 후에 전남편이 출연하는 영화라서 우정 출연? 뭐 그렇다더라. 멜라니 그리피스의 지금 모습을 보면 뭐랄까? 마치 성형 부작용 환자 같다. 풍선 아줌마 같은 모습. 원래 그렇지 않았는데, 어떤 가십에서 보기로는 젊은 남편(고작 3살 차이 밖에 안 되는데) 붙잡아두기 위해서 이뻐지려고 그러다가 그렇게 된 거라고 본 거 같은데 사실 여부는 모른다. 그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하면 1988년작 <워킹 걸>을 꼽을 수 있겠다. 해리슨 포드, 시고니 위버와 같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


비록 이혼했지만 이렇게 우정 출연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부럽다는 생각 많이 든다. 아무리 부부의 연을 맺는다 하더라도 헤어지면 남남이라고 부부 사이는 0촌 아닌가? 피로 맺어진 사이가 아니니까. 그래도 그렇게 오랫동안 같이 살았다면 그만큼 다른 사람들보다 더 상대를 이해할 수는 있을텐데. 비록 같이 사는 건 아니다 해서 헤어진다 하더라도 말이다. 난 이런 거 보면 참 부러워. 우리나라는 헤어지면 남남이야. 욕이나 안 하면 다행.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