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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나를 찾아줘: 데이빗 핀처 감독의 웰 메이드 스릴러지만 결말은 조금 아쉬워


나의 3,414번째 영화. 그래도 영화는 좋아하는 편인지라 언제 어떤 영화가 상영되는지는 챙겨서 보는 편인데, <나를 찾아줘>는 언제 개봉했는지조차 몰랐었다. 보통 대중적으로 호평을 받는 영화(평론가들의 호평을 받는 영화가 아니라)는 개봉 후의 네티즌 평점이 어떻게 되는지를 보면 된다. 보통 1,000명 정도이 네티즌이 참여해서 8점 이상이 되는 영화다 싶으면 믿고 봐도 되는 정도 수준. 그래서 뭔가 있겠거니 해서 챙겨본 영화다. 충분히 좋은 평점 받을 만한 영화다 싶네. 그러나 나는 결말이 다소 아쉬워서 개인 평점 8점 준다. 왜 아쉽냐는 걸 설명하려면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밖에 없으니 스포일러 싫어하면 읽지 말길.



두 번 꼬았어, 근데 자연스럽게 꼬았어


나를 찾아줘
길리언 플린 지음, 강선재 옮김/푸른숲


<나를 찾아줘>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에 얼마나 충실한 지 여부야 원작자와의 판권 계약이 어떻게 되느냐에 좌우되겠지만 내용을 보건대, 원작에 충실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유는 원작 자체가 매우 스릴있고 재밌기 때문에 원작에 충실한다 하더라도 충분히 흥행할 수 있기 때문. 스릴러물을 많이 본 사람이라고 하면 영화 전개되는 와중에 대충 어떻게 전개가 되겠거니 짐작이 가기 마련이다. 물론 나도 그랬고. 이런 거네. 이런 거야 뭐 대애~충 보면 알지 했지. 그렇게 흘러가는 듯 했는데, 살짝 한 번 비틀어주시네. 오호~ 센스있네 생각했다.


그렇게 살짝 한 번 비틀어주고 스토리가 전개되는데 또 사람이란 게 그렇다. 보다 보면 또 예상하기 마련이다. 이렇게 되겠네. 음. 그래도 괜챃아. 재밌게 잘 구성했으니. 그렇게 생각했다. 근데 또 한 번 더 비틀어주시네. 오호~ 센스 있네. 근데 어거지로 비튼 느낌이 아니라 아주 자연스러워. 그만큼 스토리를 만드는 데에 원작자가 많은 생각을 했다는 거다. 오밀조밀하게 말이다. 난 이런 류의 영화 좋아라하지. 뭐 <인셉션>과 같은.



근데 살짝 결말이 아쉽단 말이야


보통 스토리를 구성할 때 좀 어려운 게 마무리다. 그래서 보통 시나리오나 소설 등을 쓸 때는 결말을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쓴다고 알고 있는데(그래서 미드와 같이 흥행이 되냐 안 되냐에 따라 시즌이 결정되는 경우에는 어떻게 될 지 모르기 때문에 결말을 정하지 않고 계속 스토리를 만들어나가다 보니 복잡하고 이리 저리 많이 꼬이는 거 아니겠냐고) 두 번 자연스럽게 비틀어준 거는 상당히 맘에 드는데, 결말이 조금 아쉽다는 거. 원래 사람이라는 게 복수란 테마를 좋아하지 않던가?


그게 좀 아쉽네. 근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만약 결말이 내가 원하는 대로 되었다면 그만큼 또 스토리가 길어질 수 밖에 없다는 거. <나를 찾아서> 러닝타임이 149분이다. 2시간 30분 정도 되니 최신 영화치고도 긴 편에 속한단 말이지. 그걸 한 번 더 꼬았다면 훨씬 더 길어지지 않았을까 싶다는 거다. <나를 찾아서>가 이렇게 러닝타임이 길 수 밖에 없는 게, 두 번 꼬아서 그렇거든. 그래서 빠르게 전개를 시킴에도 불구하고 2시간 30분 정도가 육박한다는 게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긴 하지만 뭐랄까 너무 재밌게 보다 보니 결말 부분이 살짝 아쉽다는 느낌이 들어서 말이다.



믿을 만한 감독, 데이빗 핀처



어떤 감독이 좋다고 해서 그 감독의 영화가 모두 다 나한테 맞는 건 아니다. 그래도 내가 이렇게 믿을 만하다고 하는 이유는 그의 작품을 보면 확률적으로 괜찮은 영화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얘기다. 그의 감독 데뷔작인 <에이리언 3>는 전작 <에이리언 2>가 워낙 잘 만들다 보니 전작에 비해서는 떨어지지만(참고로 <에이리언 2>의 감독은 제임스 카메론이다) 그 다음 작품인 <세븐>, <더 게임>을 보면 얘기가 틀리다. 개인적으로 <더 게임>을 상당히 재밌게 봤는데 아직 보지 않았다면 강추하니 보길 권한다. <더 게임> 또한 스릴러(마이클 더글라스 주연의 영화다)


그 외에 브래드 피트와 에드워드 노튼 주연의 <파이트 클럽>, 조디 포스터 주연의 <패닉 룸>, 제이크 질렌할 주연의 <조디악>과 같은 스릴러물을 주로 맡았다. 보면 다들 기본 이상은 하는 내용의 영화들. 그리고 브래드 피트와 케이트 블란쳇 주연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로맨스물이고, 페이스북 창업 이야기를 다룬 <소셜 네트워크>도 그의 작품이다.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본 미드 중에서 최고라고 손꼽는 <하우스 오브 카드> 또한 그의 작품.


이 정도면 데이빗 핀처 감독이라 하면 믿고 볼 만하지 않을까?



짧은 머리보다 긴 머리가 어울리는 배우, 로자먼드 파이크




<007: 어나더 데이>로 데뷔한 영국 배우. <007: 어나더 데이>의 본드걸인 할리 베리보다 더 눈에 들어왔었던 배우였지. 개인적으로 할리 베리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지라. 그녀의 작품 중에 눈에 띄는 작품들은 브루스 윌리스와 함께 출연한 <써로게이트>, 샘 워싱턴과 함께 출연한 <타이탄의 분노>, 톰 크루즈와 함께 출연한 <잭 리처> 정도다. 가만히 보면 우리나라 여배우와 비스무리. 무슨 말인고 하니 우리나라는 여배우가 주인공이 되는 경우보다는 남자배우의 파트너인 경우가 많잖아. 그러니까 내가 적으면서도 '~와 함께 출연한'이라고 표현했던 거고.


주연은 주연이라 하더라도 메인은 남자배우고 남자배우의 파트너로 나온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나를 찾아줘>에서는 남주인공인 벤 에플렉보다 더 메인인 역할을 맡았다. 지금까지 여타의 영화에서 본 로자먼드 파이크와는 달랐던. 뭐랄까? <애스트로넛>에서 처음 보고 반했던 샤를리즈 테론이 주연을 맡은 <몬스터>를 보고 샤를리즈 테론을 달리 보게된 것과 비스무리한 느낌? 그만큼 로자먼드 파이크를 재조명해볼 만한 계기를 만들어준 영화. 로자먼드 파이크에게는 의미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다만 이 세상에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는 법. 헐리우드의 많은 여배우들이 화장 전후가 많이 틀리다는 걸 익히 알고는 있지만 영화 속에서 이렇게 극명하게 차이나는 경우는 드물 듯. 민낯의 로자먼드 파이크와 메이크업한 로자먼드 파이크가 얼마나 다른 지는 영화 속에서 잘 드러난다. ^^;



오랜만~ 두기



어디선가 낯익은 배우같아서 찾아보니 맞네. 어릴 적 TV에서 방영되던 미드 <천재소년 두기>의 주인공이었던 닐 패트릭 해리스. 넓은 이마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지라(저렇게 이마가 넓은 사람 찾기도 그리 쉽지는 않을 듯) 알아볼 수 있었다는. 그 때보다 많이 늙었네. 그러고 보니 벌써 35년 전의 모습이군. 헐. 세월 빠르다.



예고편



최근 개봉한 영화 중에서 추천할 만한 영화다. 다음주 개봉하는 <인터스텔라> 이전에는 흥행할 듯. 그리고 <나를 찾아줘>는 특이하게도 평론가들의 평점 또한 높은 영화다. 대중과 평론가 모두를 만족시키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