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기다렸던 매치였다. UFC 178에서 붙기로 했으나 존 존스의 부상으로 인해 경기는 딜레이되고 결국 이번주 주말에 둘은 붙는다. UFC만 놓고 보자면, 케인 벨라스케즈와 주니어 도스 산토스의 3차전보다도 더 기대되는 경기. 많은 이들이 이 경기를 기다리고 있는 이 시점에서 조심스레 경기 결과를 예상해본다. 원래 종합격투기는 사전에 경기 예상을 잘 안 하는 편이긴 한데, 이번만큼은 기대하는 경기다 보니 해볼란다. 참고로 도박사들은 6:4로 존 존스의 우세를 점치고 있는데, 나는 다니엘 코미어가 이길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아래는 그 이유다.
레슬링 실력은 상대가 안 된다
이건 뭐 종합격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흔한 상식이 되어 버려서 굳이 얘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또 처음 보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서 정리하자면, 존 존스의 레슬링 경력을 보면 이렇다.
① 12살 때부터 레슬링을 해왔다.
② NJCAA(전국 주니어 칼리지 선수권 대회) 전국 우승
NJCAA는 우리나라로 치면 2년제 전문대 선수권 대회라 생각하면 된다. 당연히 4년제 대학 선수권 대회(NCAA)가 실력 있는 선수들도 많고 급이 높지. 다만, NJCAA 전국 우승한 덕분에 4년제 대학 스카웃 제의도 들어왔지만 4년제 대학을 가지 않고 바로 MMA로 뛰어들었다는 거. 다니엘 코미어의 평을 빌자면, 만약 존 존스가 NCAA에서 활약을 했어도 충분히 좋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최상급에 속하는 국가대표 그리고 국가대표들끼리 맞붙는 올림픽 대회에서 메달리스트가 된 다니엘 코미어와 비할 바는 아니라는 게지. 그래서 료토 마치다의 레슬링 파트너인 킹 모라는 사람은 이 둘을 두고 이렇게 평가했다.
존 존스는 굿 레슬러고,
다니엘 코미어는 위대한 레슬러다
그럼 다니엘 코미어의 레슬링 실력이 얼마나 되길래 그런 얘기를 하는 걸까? 지금까지 그럼 UFC에서는 레슬링 국가대표가 없었나? 있었잖아. 그럼 비교해보자. 우선 다니엘 코미어가 라이트 헤비급으로 전향하고 나서 라샤드 에반스와 상대를 하려다가 교체되어 붙게 된 패트릭 커민스. 이 선수도 국가대표 레슬러 출신이다. 실제 레슬링 경기에서도 패트릭 커민스는 다니엘 코미어에게 졌었고. 그러나 UFC는 레슬링이 아니라 종합 격투기 무대가 아닌가. 타격이 허용되기 때문에 얘기가 틀리지. 우리나라 유도 메달리스트, 씨름 천하장사가 왜 Pride 무대에 진출했다가 무너졌는데? 타격 때문 아니냐고.
봤지? 상대가 안 된다. 참고로 다니엘 코미어의 테이크다운 방어 능력은 현재까지 100%를 자랑하고 있다. 상대가 테이크다운하려고 하면 지금까지 100% 다 막아냈다는 얘기지. 그럼 이번에는 국가대표이면서 올림픽에도 출전한 적이 있는 선수. 바로 댄 핸더슨이다. 이 댄 핸더슨은 다니엘 코미어가 라이트 헤비급으로 전향한 후에 두번째 붙은 선수였지. 결과? 직접 보시라.
다니엘 코미어 vs 댄 핸더슨
난 이 경기 보고 정말 정말 놀랬다. 댄 핸더슨을 아주 그냥 갖고 논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이리 던졌다 저리 던졌다 할 정도. 그리고 발견한 기사 하나.
클래스가 틀린 거다. 이런 상대를 두고 존 존스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살펴봤더니, 자신있다는 거다. 헐~ 붙어봐야 정신을 차리지. 아직 다니엘 코미어와 근접전을 해본 적이 없으니 다니엘 코미어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가 없으니 자신만만하겠지. 게다가. 옆에서 바람 불어 넣는 사람도 있다. 누구냐? 그렉 젝슨이란 인물인데, 이 사람이 누구냐? MMA 전략가로 현재 존 존스의 코치를 하고 있다. 그의 업적 중에 보면 재미난 게 있다. NCAA 챔피언 출신이면서 4번의 올 아메리칸 챔피언을 자랑하는 레슬러 조쉬 코스첵을 상대하게 된 조르주 생 피에르를 코치하면서 조르주 생 피에르가 조쉬 코스첵을 테이크다운 시키기도 했었는데 그런 걸 다시 보여주겠다는 거다. 재밌는 게 조쉬 코스첵은 다니엘 코미어가 속한 AKA(아메리칸 킥복싱 아카데미) 소속이라는 거.
그런데 말입니다.(그것이 알고 싶다 버전)
테이크다운을 시킨다는 게 꼭 이긴다는 걸 대변하지는 않는다는 거란 말이지. 그래서 나는 이렇게 보고 있다. 존 존스가 다니엘 코미어를 테이크다운 시킬 수 있다! 그러면 존 존스가 진다 하더라도 다니엘 코미어의 100% 테이크다운 디펜스의 아성을 무너뜨려 존심은 살릴 수 있다. 거기까~~~아지.
근접전을 하려는 다니엘 코미어 vs 거리 싸움을 하려는 존 존스
사실 이건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하는 거기 때문에 얘기해봐야 입만 아니 글로 적으니 손만 아픈 얘기지만 상대가 그렇게 자신의 강점을 활용할 거기 때문에 오히려 존 존스는 근접전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할 수도 있다. 즉 존 존스는 자신의 주특기인 거리 싸움 이외에 근접전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할 거란 얘기지. 이런 부분에서는 존 존스가 유리하다. 왜냐? 아무래도 하드웨어의 차이로 인해서 다니엘 코미어는 근접전을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고, 존 존스는 거리 싸움이나 근접전이나 다채롭게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의 비교다. 리치만 보자. 다니엘 코미어는 72인치(182.9cm)인 반면 존 존스는 84인치(213.4cm)다. 무려 30cm나 차이가 난다. 이런 하드웨어 때문에 존 존스는 거리 싸움에 유리한 거고 말이다. 그러나 다니엘 코미어가 그럼 자신보다 긴 리치의 선수와 싸워본 적이 없느냐? 아니다. 패트릭 커민스만 하더라도 리치가 193cm 정도 되니까. 그러나 존 존스와 비할 바는 안 된다. 그렇다면 다니엘 코미어는 어떻게 준비할 것이냐? 존 존스의 리치가 닿지 않는 거리를 두고 있다가 잽싸게 원투 치면서 파고 들어 클린치 또는 테이크다운을 하겠지.
이 때 리치의 차이 즉 30cm의 차이가 상당히 크게 느껴질 거라 본다. 그 사이에 존 존스가 니킥을 올리든, 어퍼컷을 올리든 카운터를 할 수 있는 타이밍이니까. 그러나 다니엘 코미어가 생각보다 빠르단 말이지. 그리고 들어갈 때 그냥 들어가는 게 아니라 타격과 함께 들어갈 거란 말이야. 그러면 존 존스는 타격을 방어해야 하기 때문에 그 카운터 찬스를 잡기가 쉽지 않을 거다. 다니엘 코미어가 타격 센스가 나쁘다거나 느린 선수라면 몰라도 말이다. 예전부터 다니엘 코미어를 보면서 어디까지 올라갈까 매우 궁금했었던 이유도 이런 데에 있다. 그래서 나름 근접전을 펼치기 위해 다니엘 코미어는 카운터에 대한 준비를 단단히 할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중요한 건 존 존스가 다니엘 코미어를 테이크다운 시킬 수는 있지만 테이크다운 시켰다는 정도에서 크게 바뀌지 않을 거라 보고, 아무리 거리 싸움을 한다고 해도 근접전을 안 할 수는 없는 상황은 벌어진다는 거다.
그렇다면 나는 다니엘 코미어가 더 우세하다고 본다. 왜냐? 근접전에서의 타격은 다니엘 코미어가 많이 해봤던 거고 레슬링 실력은 우위니까. 게다가 다니엘 코미어의 완력은 보통이 아닌 거 같거든. 오히려 긴 리치의 존 존스가 근접전에서는 불리할 수가 있단 말이지. 거리 싸움에서는 장점인 긴 리치가 근접전에서는 단점이 되는. 그래서 정작 근접전을 해보면 존 존스가 '아~ 이건 좀 얘기가 다르네'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거라 본다. 당황할 수도 있는 거지. 물론 반대로 거리 싸움에서 다니엘 코미어가 30cm 거리가 많이 머네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훈련을 통해서 거리감을 익힐 수 있는 거지만 근접전은 스파링을 많이 해본다 해도 다니엘 코미어가 클래스가 다르기 때문에 쉽게 익힐 수 있는 게 아니란 얘기다. 현재 존 존스는 레슬링 파트너로 NCAA 챔피언 출신과 훈련을 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상대는 다니엘 코미어라니까. 레슬링만 잘 하는 게 아니라 밸런스가 매우 좋은 종합격투가란 말이지.
그래서 1라운드가 내가 볼 때는 가장 중요하다 본다. 상대에 대해서 나름 탐색전을 하면서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해보는 라운드니까. 이번에도 분명히 존 존스가 상대의 눈 앞에 손가락을 올려놓는 짓(?)을 할 거다. 이게 더티한 플레이다 뭐 그렇게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어떻게 보면 심리적인 요소가 강한 행위라 본다. 그러니까 상대 선수 시야 앞에 손이 왔다 갔다 하면서 상대에게 이런 걸 느끼게 해준다. '봤지? 엄청 멀지? 들어와봐' 뭐 그런 걸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해준다는 얘기지. 상대는 심리적으로 위축이 될 수도 있겠고, '생각보다 많이 머네'라는 생각에 쉽사리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는 거다. 그러나 이건 하드웨어의 우위에서 나오는 건데, 지난 구스타프손과의 경기에서 봤듯이 비슷한 신체의 상대에겐 존 존스도 그리 경기를 잘 풀어내지는 못했거든.
마찬가지로 이번 다니엘 코미어와의 경기에서는 비록 신체적으로는 존 존스가 우세하다고 하지만 극강의 레슬러는 처음 상대하는 거다 보니까 존 존스는 분명 당황할 거라 본다. 게다가 타격이 존 존스의 타격과는 달리 좀 묵직할 거라는 거. 거기에도 존 존스는 다소 당황할 거라 본다. 자신의 타격은 어찌보면 날카로운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타격이지만 다니엘 코미어의 타격은 해머로 때리는 듯한 타격일 거거든. 이런 부분 때문에 정말 존 존스의 타격이 다니엘 코미어에게 잘 들어가게 되면 또 이변이 생길 거라 생각은 하지만 쉽게 그리 되지는 않을 거라 본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존 존스가 쉽게 질 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케인 벨라스케즈를 세번째 상대했던 주니어 도스 산토스처럼 챔피언으로서 존심을 걸고 임하는 경기이기도 하지만 정말 실력 있는 선수니까.
전략 vs 전략
서로 남다른 대비 전략을 갖고 나오겠지만 아무리 준비한 전략이라고 하더라도 실전에서 먹혀들어야 한다. 다니엘 코미어가 라이트 헤비급으로 체급을 바꿀 때부터 둘은 앙숙이었거든. 내가 볼 때 다니엘 코미어 입장에서는 '우째 너같은 하룻강아지 레슬러가 챔피언이냐? 응?' 하는 듯 존 존스를 깔보았고, 존 존스는 챔피언의 입장에서 그런 도발에 그냥 넘기지는 못했겠지. 그렇게 감정의 골이 깊었기에 경기에서도 감정에 휩싸일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아무래도 리치가 긴 존 존스가 다른 많은 경기에서도 보여줬듯이 상대를 머리를 손으로 잡는다거나 손가락으로 시야를 방해한다거나 하는 식을 하면 다니엘 코미어가 감정적으로 말려들 지도 모른다. 그러다 카운터를 맞고 쉽게 경기가 끝날 지도 모를 일이다. 헤비급에서 주니어 도스 산토스와 케인 벨라스케즈의 1차전 경기와 같이 허무하게 말이지. 그러나 정말 이기는 전략을 갖고 나온 정상급 선수라면 경기에 임할 때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아무리 좋은 전략을 갖고 나왔다 하더라도 전략을 실행하는 건 선수다. 그런 면에 있어서 나는 존 존스보다 다니엘 코미어를 더 높게 보고 있다. 존 존스도 영리한 선수이긴 하지만 다니엘 코미어는 헤비급 챔피언인 케인 벨라스케즈의 레슬링 코치이기도 하면서 현재 그가 속한 AKA(아메리칸 킥복싱 아카데미) 주장이다. 누군가를 가르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실력이 출중하다 할 수는 없지만 가르치다 보면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다니엘 코미어는 선수이기도 하지 않냐고. 그만큼 전략적인 부분에서는 다니엘 코미어가 더 낫다고 보는 거다. 즉 다니엘 코미어는 이기는 전략을 들고 나온다는 얘기. 그리고 나는 그런 점을 언제 느꼈냐면, 케인 벨라스케즈와 주니어 도스 산토스의 3차전 경기 예상을 하는 다니엘 코미어를 보고서다. 경기 결과는 그의 예상대로였거든. 영상 공유가 안 되어 URL 남긴다.
http://tvpot.daum.net/v/v3f1dYtT2jYj25526tfT0RP
그가 예상한 경기 결과가 맞았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 다니엘 코미어는 여러 면에 있어서 밸런스가 좋은 선수라 생각한다. 게다가 UFC의 옥타곤은 레슬러들에게는 다소 유리한 면이 있는 링이 아니던가. 만약 다니엘 코미어가 레슬링만 극강이라고 하면 내가 다니엘 코미어보다는 존 존스가 좀 더 우세하다고 했을 지 모르겠지만, 그는 단순히 극강의 레슬러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밸런스가 좋은 선수인지라 나는 존 존스보다는 다니엘 코미어가 좀 더 우세하지 않을까 싶다는 거다. 이변이 없다면 말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에상을 하면서도 어느 누가 쉽게 이기기보다는 엎치락 뒷치락하면서 명승부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억에 남을 만한.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변이 일어난다면 존 존스의 카운터에 의한 이변인데, 그건 쉽게 경기를 끝내게 되는 거니 기대하지 않는 바이고, 그러다 보니 결국 다니엘 코미어의 우세쪽으로 기우는 게지. 그래도 경기는 붙어봐야 아는 거다. 어서 빨리 경기를 봤으면. 이 경기는 실시간 생중계로 봐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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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 경기 예상일 뿐이다. 다른 사람들이 존 존스를 이길 거라고 생각하면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 그리고 서로 자신이 이길거라 생각하는 선수 응원하면 되는 거고. 그런 편가름도 어찌보면 스포츠를 열정적으로 보게 만드는 원동력이 아닐까? 경기 전에 이게 맞니 저게 맞니 그런 건 의미없다 본다. 괜히 뭐가 어떻게 덧글 달릴까 싶어서 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