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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맵 투 더 스타: 헐리우드 스타의 적나라한 이면까지는 괜찮았는데


극장에서 볼 생각은 안 했던 영화다. 게다가 깐느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이라고 하면 말 다 했지. 분명 나랑은 코드가 안 맞는 영화라 생각은 했는데, 역시나였다. <맵 투 더 스타>라는 제목만 들으면 스타가 되기 위한 지도(가이드) 뭐 그런 의미로 해석을 할 수 있겠지만 실제 내용은 스타가 되기 위한 이들이 아니라 스타들의 뒷얘기다. 그것도 꼭지점을 찍고 내리막길로 접어드는 스타들의 얘기. 그렇다고 해서 실제 스타들을 주인공으로 한 건 아니고 가상의 스타들이 등장하지만 대사를 보면 실제 영화배우들이 많이 언급되곤 한다.


그런 캐릭터를 통해서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이 하고 싶은 얘기는 스타라는 화려함 이면에 그 자리를 지키고자 하는 치열함과 비열함, 인간미 상실이 아닐까? 이 정도야 뭐 영화를 보는 누구든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대중적인 관점에서 영화를 보고 캐릭터나 스토리 중심으로만 보니까. 그러나 <맵 투 더 스타>는 그렇게만 볼 수 없는 면이 있다. 나는 좀 이해가 안 갔던 게 왜 이런 캐릭터들을 등장시켰을까 라는 건데, 뭐랄까? 우리나라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거든.


* 스포일러 포함되어 있으니 <맵 투 더 스타> 안 봤다면 패스하길



꼭지점을 찍고 내리막길로 가는 두 스타



<맵 투 더 스타>에서는 두 명의 스타가 나온다. 한 명은 어머니도 스타였고 자신도 스타인 하바나(줄리안 무어), 그리고 다른 한 명은 아역 스타인 벤지. 둘 다 공통점이라고 하면 스타로서의 꼭지점을 찍고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는 거. 하바나는 자신의 어머니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의 리메이크작에서 주연을 따내어 어머니보다 낫다는 걸 보여주고 싶지만, 자신에게 배역이 돌아오지 않는 상황에 처해 있고, 벤지는 자신이 주연을 맡았던 프로그램에서 새로 등장한 신예 아역 배우에게 자신의 위치를 뺏기고 있는 상황.


둘의 공통점은 둘 다 비슷한 상황 속에서 환영을 본다는 거다. 하바나는 죽은 어머니의 환영에 시달리고, 벤지는 자신이 거짓말한 소녀의 환영에. 게다가 스타지만 자신의 입지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들과 돈 좀 번다고 네가지 없는 것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남의 아픔보다는 자신의 기쁨을 더 크게 생각하는 이들. 데이빗 크로넨버그는 헐리우드 스타의 그런 이면을 <맵 투 더 스타>를 통해 꼬집은 듯 보인다.



두 스타의 연결 고리에 있는 두 인물


두 스타의 그런 이면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던 것일까? <맵 투 더 스타>는 여기에 두 스타의 연결고리에 해당되는 두 인물을 등장시킨다. 하나는 하바나의 심리 치료사이자 벤지의 아버지인 샌포드(존 쿠삭)과 하바나의 조수로 최근 채용된 애거서(미아 와시코브스카)다. 근데 재밌는 게 애거서의 아버지가 또 샌포드야. 그러면서 얽히고 섥힌 얘기가 펼쳐지는데 여기서부터가 좀 막장 드라마란 얘기. 마치 우리나라 드라마 보면서 저 애가 이 사람의 숨겨진 아들이야 뭐 그런 식. 근데 좀 쎄~



헐리우드 영화에서 첨 보는 근친


헐리우드 영화에서 이런 설정을 본 적이 있나? 없었던 거 같다. 설정이 근친이다. 애거서의 아버지이자 벤지의 아버지, 그리고 하바나의 심리 치료사인 샌포드는 자신의 동생과 결혼했다. 남매 사이가 결혼하여 낳은 딸과 아들이 바로 애거서와 벤지. 그래서 애거서는 벤지와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맵 투 더 스타> 내용으로는 아버지의 일기장을 보고 애거서가 알게 된 사실이라는데 정작 아버지와 어머니는 서로 다른 부모들 손에 양육이 되어 남매지간인 줄 몰랐다는 것. 



나는 이해 불가


<맵 투 더 스타>는 비극적 결말로 끝난다. 결말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겠지만 여튼 비극이다. 근데 나는 여기서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이 왜 <맵 투 더 스타>라고 제목을 지었고, 여기서 뭘 보여주고자 했던 것인지 좀 이해하기 힘들었다. 헐리우드 스타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뭘 말하려고 했는지 이해했을텐데, 이러한 캐릭터 설정으로 인해 막장 드라마를 연출했다는 건 도통 이해가 안 된다는 말이지. 그래서 네티즌 평점이 그리 좋지는 못한 듯하다.



백인들은 피부가 별로여



다른 영화에서는 못 느꼈던 부분이 유독 눈에 띈다. 바로 줄리안 무어의 피부. 위 사진의 피부 봐라. 백인이다 보니 유난히 더 두드러져보이더라고. 근데 외국 살다 온 지인들한테 얘기 들어보면 백인들 피부 안 좋다는 얘기 많이 들었었거든. 헐리우드 악녀인 린제이 로한도 화장 안 한 맨얼굴 보면 주근깨 같은 거 많이 보이잖아.



로버트 패틴슨은 비중 없어



<트와일라잇>으로 뜬 배우 로버트 패틴슨(사실 난 이 배우 그닥 매력적이라 생각치 않는다. 그리 잘 생기지도 않았고 남성미가 물씬 나는 것도 아니고 매력을 잘 모르겠어)도 나오는데 비중은 거의 없다. 다만 애거서와 하바나의 사이에서 뭔가 계기를 만들어주는 캐릭터였던 듯.



예고편



+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 영화로는 <이스턴 프라미스>가 가장 괜찮았던 듯.


++

나의 3,449번째 영화로 개인 평점은 6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