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출신이지만 동래랑은 좀 거리가 있는 지역에 살다 보니 동래 지역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런데 지난 번 부산에 갔을 때, 점심으로 금호생태탕에서 동태매운탕 먹고 나와서 담배 한 대 피우고 있는데 보니까 노천족탕이 있던 것. 신기했다. 온천으로 유명한 지역인 건 알았지만 노천족탕은 생전 처음 봤으니까.
두번째 생긴 스파토피아
동래에는 두 군데 노천족탕이 있는데, 이건 2009년 그러니까 나중에 생긴 거다. 앞에 서 있는 남자는 지나가던 술 취한 아저씨가 아니고 내 친구 태원이다. ㅋㅋ
운영시간은 동절기 11~4시, 하절기 10~17시까지. 매표소 같이 생긴 부스가 있는데 관리 요원이 지내는 곳일 뿐 이용하는 데에는 무료.
안에 보면 어르신들 빙 둘러 앉아계신다. 젊은 사람은 하나도 없더라는. 물론 어르신네들이 이런 소리 들으면 젊다는 기준이 뭐여? 나도 아직 젊어~ 이럴 지도.
나중에 만들어진 스파토피아라서 그런지 여기는 족탕 시 신발을 보관할 보관함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족욕을 즐긴 후에 쉬고 계신 어르신들. 여기서 이용해볼까 하다가 태원이가 주변에 한 군데 더 있다고 해서 그쪽으로 갔다. 거기도 구경할 겸해서 말이다.
첫번째 생긴 스파토피아
주차시켜놓고 걸어가다 보니 이런 도랑이 나온다. 물이 흐르고 바닥에서는 불빛이 나아야 정상인 거 같은데, 물이 없어 바닥이 드러나 있는 상태.
이 지역에 살지 않아서 모르겠다만, 일시적인 건지 아니면 관리를 제대로 안 해서 그런건지 모르겠다. 나름 이렇게 스파윤슬길이라 해서 잘 만들어놓구선 말이다. 여기 바로 옆에 농심 호텔 있다.
노천족탕을 즐기시는 동네 주민들. 여기도 마찬가지로 젊은 분들은 없더라.
노천족탕 이용시 참조하라고 시계가 걸려 있다. 건강에 좋은 족욕 시간은 20~30분. 뒤에 용머리에서는 물이라도 나올 거 같이 생겼지만 그냥 폼이라는.
여긴 2005년 APEC 정상회의 기념으로 만들어졌다. 노천족탕 좋은 시설인 거 같다. 물론 관리하는 데의 리스크가 있긴 하겠지만.
노천족탕 이용
여기서 노천족탕 이용해보기로 하고 신발 벗고 양말 벗고 양말을 신발에 넣었다. 먼저 생긴 스파토피아에는 신발 보관함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이렇게 벗어두고 분실되지 않게 잘 봐야 된다. 물론 이런 데서 도둑질 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긴 하지만, 세상일이란 건 모르는 법.
이렇게 보관해두는 곳은 있다. 안에는 족욕을 즐길 때 깔고 앉을 수 있는 방석 용도의 깔개가 기본적으로 보관되어 있더라는.
맨발로 먼저 들어가는 데다. 발을 씻고 노천족탕에 들어갈 수 있다는. 그렇다고 손으로 비벼서 씻고 그러는 게 아니라 여기서부터 맨발로 걸어들어가면 된다는 얘기.
물은 정강이 정도까지 밖에 안 오지만 걸어다닐 때는 물보라가 일어 바지는 무릎까지는 걷어줘야 한다. 물의 온도는 40~42도. 그러니까 사우나에서 열탕에 해당하는 정도다. 처음 입장했을 때, '아~ 뜨거워라~'는 느낌이 팍 든다. 그러나 가만히 있으면 이내 익숙해진다는. 단, 발을 움직이지 않는다면. 움직이면 움직일 때마다 다소 뜨겁다는 느낌이 든다.
족욕을 하고 있으니 얼굴에서 땀이 조금씩 나기 시작한다.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 어르신네들만 여기 이용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듯싶다. 친구 태원이 말로는 여기가 어르신네들 썸타는 장소라고. ㅋㅋ 우리는 여기서 최고 영계였다.
살짝 발을 들어보니 물에 담근 부위의 살이 빨갛게 익었다. 10여분이나 흘렀을까? 태원이는 귀찮다는 듯 나가자 그런다. 나가라 하고 나는 좀 더 있었다. ㅋㅋ
족욕을 즐기고 나면 샤워기 시설이 마련된 곳에서 샤워기로 찬물 발에 뿌려주고,
그늘에 앉아 자연 상태에서 물기를 말리면 된다. 수건이나 그런 건 없다. 아직 이런 걸 종종 이용할 나이는 아니지만 난 개인적으로 좋더라. 내가 사는 일산에도 이런 시설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