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나의 통산 3,503번째 영화. 개인 평점은 6점. 김혜수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기대했는데 글쎄 내가 확인한 건 김혜수는 이쁜 얼굴은 아니다는 점. 이는 예전부터 느껴왔었던 부분이었는데, 자신의 신체적 장점을 잘 활용하여 잘 꾸며서 이뻐 보이는 것이지 이쁜 건 아니었다는 내 생각을 확인할 수 있었던 영화. 물론 분장을 한 것 같긴 한데, 예전부터 나는 김혜수 예쁜 지 모르곘더라고. 그녀의 초기 작품 중에 <잃어버린 너>란 영화가 있는데 강석우란 남배우와 같이 나왔던 영화다. 그 때부터 나는 이쁜 걸 전혀 모르겠더라고. 너무 그 때의 모습이 각인이 되어서 그런지도 모를 일.
그러나 예쁘지는 않지만 매력적인 배우라는 건 동의. 요즈음 어떻게 해서든 뜨려고 지랄 발광을 하는 배우들 많은데, 그래도 흐트러짐이 없고, 성형도 안 하고 자신을 가꿀 줄 아는 모습을 보면 난 그런 데서 인간적인 매력을 느낀다. 난 그런 사람 냄새나는 사람이 좋아. <차이나타운>에서는 자신의 이미지를 깎아 내린다 해도(소위 말해서 못생기게 분장해도) 아랑곳하지 않았던 듯 싶다. 이런 게 배우라고. 응? 어떻게 해서든 성형해서 얼굴 이뻐 보이고 자기가 뭐 되는 양 남들 앞에서는 그래도 뜰 만한 작품에는 성상납도 마다하지 않고 배역 따내려는 것들 따위와는 다르단 얘기.
1.
김고은. <은교>에서 은교 역을 맡아 데뷔한 배우. 근데 <차이나타운>에서의 역은 너무 안 어울리더라. 곱상하게 생긴 배우라고 하더라도 소싯 적에 놀아본 사람은 티가 나는데, 전혀 그렇지 않은 듯 싶다. 사실 연예인들 중에서 생긴 것만 곱상하지 그렇지 않은 연예인들 꽤 많은 거 사실 아닌가? 인생 자체가 연기인지라 항상 거짓된 웃음으로 이미지를 형성하다가 뭐 하나 사건 터지면 그냥 뭐 사생활이 운운하고 자기도 사람이네 하는데,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원래부터 그렇게 살던 이들이 그럴 때만 그러는 거 보면 난 역겨워.
여튼 김고은이란 배우는 그렇지는 않은 거 같은데(그야 모르지 사람이라는 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모르는 법 아니겠는가) 그래서 그런지 영 안 어울리더라고. 배역이 말이다.
2.
동명의 아주 유명한 영화가 있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차이나타운>.잭 니콜슨, 페이 더너웨이 주연의 1974년작. 하도 오래 전에 본 영화라서 그런지 리뷰가 없네. 스티코 매거진 고전 명작 연재에서 다뤄야할 듯. 근데 이거 촬영지 어디지? 함 알아봐야겠네. 최근에 스티코 매거진 영화 속 명소 연재 콘셉트를 바꿨는데, 영화 한 편으로 그 영화에 등장하는 명소들을 고르는 걸로 말이다. 차이나타운도 한 번 다루어봄 직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