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변호사 김병국의 비즈니스 협상론 김병국 지음/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내가 이 책을 보게 된 동기는 협상 전문가라 불리는 저자(이것 또한 누가 그렇게 불렀는지 아니면 자화자찬격의 말인지는 모른다.)가 얘기하는 협상론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 알고 싶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는 하나를 더 아는 것이 아니라 버리는 것이다. 결국 세상 사람들이 협상을 할 때 어떤 식으로 협상을 하는 지를 알면 내가 취해야할 나만의 스타일이나 방식을 마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가장 큰 동기였다.
저자가 누군지 최근에 원상연씨(예전 터보리눅스 과장)를 만났는데 책 저자를 안다고 해서 저자에 대해서 물어보기는 했었다. 다른 사람의 말로 한 사람을 이렇다 저렇다 생각하지는 않기에 책 내용을 보면서 생각해보자 했는데, 책 내용에 좀 이상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러하다 보니 사실 이 책에 대한 믿음이 가지 않는다.
어떤 경우던지 나는 책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접근을 하기 때문에 다른 책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허나, 믿을 만하지 않다는 생각이 선입견이 되어서는 안 되고 그럴 것 같으면 아예 읽지를 말아야 된다는 생각에 믿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하고 읽었다. 믿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일단 믿는 쪽으로 기우는 게 사람심리인지라.
허나, 이 책은 저자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책이라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이다. 그럼 결국 나는 충동 구매를 한 것인가? 그래도 어느 책이든지 책을 쓰는 저자가 어찌되었든 나름대로 책 구색을 갖출려면 노력은 해야할 것이고 이 책도 그런 의미에서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책은 아니었다는 점만큼은 사실이다.
1.저자에 대한 약력에서
서강대 영어영문학을 전공했고, 일리노이 주립대학 경영회계학 석사를 밟았다. 그리고 시카고 로욜라 법과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여기까지는 좋다. 여기서 내가 딴지를 걸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알아야 할 것은 알고 넘어가자는 의미에서 몇 마디 해야할 필요가 있어서 약력을 유심히 살펴본 것이다.
저자는 시카고 로욜라 법과대학에서 법학박사라는 학위를 받았는데, J.D 라고 불리는 과정으로 박사라는 Ph.D 와는 조금 다르다. 왜 다르냐면 우리가 생각하는 박사는 논문을 써야 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J.D 과정은 논문 없이 학위 이수만으로 주는 학위이기 때문이다.
고로, 들어가면 개나 소나 다 학위 준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J.D 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단지 내가 개나 소나라는 표현을 썼기에 아무 것도 아닌 듯이 치부해 버리는 것은 아니다. 분명 들어가서 학위 이수하면 주는 것이라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우리가 대학원을 들어가고 나면 누구나가 다 석사가 된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석사 안 되는 사람 보지 못했으니까 말이다.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 이상 무조건 석사가 된다. 고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박사랑은 조금은 다르다는 점이다.
그리고 미국의 4대 로스쿨은 하바드, 예일, 콜럼비아, 스탠포드이고 그 다음에 미시간, 코넬, 시카고, 뉴욕대등이 있는데 워낙 미국이 넓다 보니 일단 4대 로스쿨을 제외하고는 지역에 따라 괜찮다는 곳이 꽤 있는 편이다. 그러나 위에서 거론된 시카고 대학이니 그리 나쁜 로스쿨은 아닌 듯 하다.
그리고 이 J.D 과정이라는 것이 변호사를 양성하기 위한 과정이긴 하나 변호사라는 것을 하려면 각 주에 있는 변호사 시험을 봐야 한다. 그래야 변호사라는 이름을 쓸 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로스쿨을 나와서 법률회사 즉 로펌에 들어갈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변호사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학위다. 쉽게 얘기해서 우리 나라 법과 대학 졸업하고 대학원을 법전공으로 이수해서 석사가 되었다고 변호사를 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이다.
또한 미국에서 만약 저자가 변호사 생활을 했다면 분명 자신의 약력에 어느 주 변호사라고 적어뒀을 것이다. 그러나 적혀 있는 것이 없다. 그리고 만약 그렇다손 치더라도 한국에 들어와서 한국 사법 시험을 합격하지 않은 이상 한국에서는 변호사 생활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는 AICPA와 CPA의 차이이기도 한 것이다. AICPA라고 해서 우리나라에서 CPA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AICPA 즉 미국 기준의 회계가 Global Standard 라고 해서 필요하기에 뽑는 곳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CPA 가 아닌 이상 아직 두 제도 사이에 자격증이 서로 호환된다던지 하는 기준은 없는 것이다.
그런데 J.D 과정을 밟고 와서 우리 나라에서 국제 변호사라는 호칭을 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딴지라고 하기 보다는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럼 이 저자가 실제로 변호사 생활을 하느냐? 아니라는 거다. 저자는 강의를 주로 하는 듯한 느낌이다. 왜냐면 강의 얘기가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변호사 생활을 주업으로 한다면 그렇게 표현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이니까...
내 경우 난 자격증이 많다. 강의도 종종 하지만 난 내 업이 강의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 강의는 수익을 내기 위해서 할 때도 있고 내가 하고 싶어서 할 때도 있지만 그다지 많지는 않다. 이유는 내가 강의를 내 인생의 업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내 인생의 업이라고 생각했다면 나도 국내에서 빠른 MCT 였고 당시 최연소였기에 강의로만으로 얼마든지 돈 좀 만질 수 있었다. 허나 내가 택한 길은 사업이었지 강사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자격증을 따는 이유는 단순하다. 취미다.
이것이 내 수익에 있어서 더 나은 보장을 해준다는 것이 아니라 취미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뭐라도 있어야 좀 하는갑다 하는 생각을 하니 따는 거다. 그리고 그것도 좀 많이 가지고 있는 편인 이유는 어지간히 가지고 있어봤자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기 때문에 남들보다는 많이 취득을 했을 뿐인 거다.
책 표지에 보면 국제 변호사라는 말이 나온다. 이것은 써서는 안 될 말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우리 나라가 미국에 수출을 하는 데에 있어서 계약서 작성등이나 기타 문서들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 지를 검토해야 한다면 당연히 한국에 있는 변호사로는 안 될 것이다. 미국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미국법을 아는 변호사 즉 미국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럼 저자가 미국 변호사를 가지고 있냐? 그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럼 J.D 과정을 밟고 나와서 국제 변호사라고 부를 수 있다면 우리 나라에서 법과 대학원을 나오고 미국 가서 국제 변호사라고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해가 안 가는 명칭이다. 그리고 저자의 이력에 어느 모 법률회사의 파트너 였었다고 하는데 그 회사는 변호사도 아닌데 J.D 과정 나오면 파트너로 해주는가 보다. 이것은 AICPA 가 필요하듯이 국내에서 국제 관련 법률에 지식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기에 파트너로서 대우를 해주는 경우라고 생각해야 한다.
딴지가 아니라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얘기하는 데 난 단지 내 주장의 색깔이 강하고 발언이 강한 스타일이라서 이렇게 얘기를 한 것이다. 이런 것들을 통해서 사실 저자에 대한 믿음이 많이 약해진 것이 사실이고 결국 저자는 책을 써서 강의를 하겠다는 의도라고 느껴졌다. 강의를 하고 책을 쓰는 게 잘못은 아니다. 허나, 강의를 하고 돈을 받아도 하려면 제대로 하고 책을 써서 돈을 번다고 해도 제대로 쓰면 되는데 난 약력 보고 인정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에 실망했을 뿐이다.
2. 전세금에 대한 예
이 책은 많은 예를 들어놔서 쉽게 볼 수 있다. 그 중에 49페이지 부분에서 나오는 '협상은 합의점을 모색하는 해결 과정이다.'라는 부분에서 든 예가 전세금 사건에 대한 자신의 충고 부분이 있는데, 사건 개요는 이렇다.
자신의 강의를 들은 학생이 전세금을 안 빼준다는 그런 상황에서 저자는 학생에게 직접적으로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도움을 주려고 충고나 조언을 해주게 된다. 그 부분을 여기에 다 옮길 수는 없지만 끝 부분에 보면 조언을 해주고 그 이후에 그 학생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자기 생각에는 이렇게 되었을 것이다라는 추측으로 마무리를 짓고 있다. 허나, 이건 마치 대학교 나와서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 대학교에서 배웠던 것이 그리 유용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실을 모르는 이론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이 책의 많은 부분에서는 이해할 만한 수긍할 만한 예시들이 있지만 적어도 이 부분은 내가 실제로 전세금을 받아준 적이 두어번 있어봐서 잘 안다. 전세금을 쉽게 돌려주지 않는 경우는 운이 좋은 경우다. 안 그런 경우를 보면 정말 주인 성격 더럽다. 아주 더럽고 옹색하기 그지 없는 인간들이다. 합리적으로 만약 무슨 무슨 문제가 있다면 주는 것을 뒤로 미룰 수 있을 것이다. 허나 합리적이 아닌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법은 임대인 보다 임차인에게 더 유리한데도 말이다. 그럴 때는 합리적인 해결점 보다는 힘이라는 것을 보여주면 금방 해결된다. 그러나 저자는 단순히 협상이라는 것을 통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허나, 실제로 그런 경우는 어떤 이성이나 합리 가지고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꽉 막힌 사람들에게는 니가 그렇게 하면 이렇게 된다 하는 결과를 제시해 주면 쉽게 풀린다.
즉 자기 손해다 라는 것을 보여주면 그만이다. 그런데 저자는 오히려 자신의 학생이 더 많은 수고를 하도록 하는 얘기를 하고 아마도 잘 해결되었을 것이다 라고만 추측했다. 아마 당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원상연씨를 만났을 때도 이 얘기를 했었는데, 원상연는 나로 인해 전세금을 하루 만에 받아낸 적이 있었던 장본인으로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아주 잘 아는 사람이다. 아무리 얘기를 해도 말을 안 듣고 안 주는 경우에 무슨 방법이 있을꼬. 없다.
뭔가를 보여주면 된다. 결국 이 책이 많은 예시를 통해서 설득력 있는 어조로 얘기했다손 치더라도 이런 부분은 좀 더 주의깊게 얘기했으면 좋지 않았나 하는 것이 안타까운 부분이다. 한 번 자신이 당해 보면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3. 협상은 자기 만족이다.
아주 재밌는 일화가 소개가 되어 있는데, 그 핵심 요지는 이런 것이다. 4만원 짜리 물건을 사는데, 깎아서 3만 6천원에 해달랬더니 파는 사람이 그렇게 하시라고 하면 아 내가 좀 더 싸게 부를 껄 하는 생각을 하게 되어 싸게 샀음에도 불구하고 아 내가 너무 비싸게 샀다고 생각하지만 같은 경우라도 안 된다 그럼 난 남는게 없다, 3만 8천원까지 해준다 해서 옥식 각신 끝에 3만 7천원에 사면 아주 싸게 샀다고 만족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이면 누구나 다 느끼는 심리일 것이다. 심리를 근거로 이 예는 아주 나에게는 재밌는 예가 되었는데, 난 물건 살 때 한 번 말하고 그 다음에 흥정 못 한다. 그게 내 스타일이다. 난 잘 깎는 사람보면 신기하다.
난 한 번 얘기할 수는 있어도 내 나름대로는 물건을 깎는 것이 내 체면 손상이다라는 생각 때문에 더이상 깎으려 들지 않는다. 그래서 싸게 샀든 비싸게 샀든 난 많이 깎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그냥 사고 잊어버리고 만다. 허나 이 예는 정말 이해할 수 있고 정말 그렇다라고 인정할 수 있는 좋은 예인 듯 하다.
(Mar 08, 2007 추가)
예전에는 물건을 못 깎았는데 지금은 다르다. 아주 잘 깎는다. 깎은 데서 또 깎기도 한다. 모든 것이 내 마음 안에 있다. 내가 어떻게 마음 먹느냐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 이전에 난 원래 이런 스타일이야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를 버려야 한다. 사람은 상황에 맞게 자신을 변모해 나가야 하는 법. 지금은 꽤나 잘 깎는 편이다. ^^
4. 손자 병법의 많은 예시
이 책에서 제시하는 36계 부분은 손자병법의 실제 사례를 많이 들어두었다. 나 또한 손자병법을 좋아하고 실제 사례에서 많은 유사한 부분을 찾곤 한다. 좋은 예들이 많았고 또한 손자병법의 내용을 아는 나로서는 재밌게 읽었던 부분들이었다.
5. 재밌는 사례
(인용)
국경의 요새가 가까운 곳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말이 도망가 오랑캐 땅으로 들어가 버렸다. 사람들이 모두 위로하자 그가 말했다.
"이것이 복이 될 지 누가 알겠는가?"
몇 달이 지나자 그 말이 오랑캐의 준마를 여러 마리 이끌고 돌아왔다. 사람들이 이를 축하하자 그가 반문했다.
"이것이 재앙이 될 지 누가 알겠는가?"
집에 좋은 말이 늘어나자 그의 아들이 말 타기를 즐기게 되었는데, 어느 날 말을 타다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는 바람에 절름발이가 되었다. 사람들이 모두 위로하자 그가 다시 이렇게 말했다.
"이것이 어찌 복이 되지 않겠는가?"
1년 후 오랑캐들이 공격해 왔다. 전쟁터 가까운 변방에 사는 젊은이들은 모두 군대에 징발되어 오랑캐와 싸우다가 전사하고 말았다. 그러나 불구인 아들은 징발을 면하는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 淮南子 人間訓篇
여기서 새옹지마라는 고사성어가 유래하기도 한다.
6.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부분
p229 인간적으로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아라.
여기서의 예는 중국의 천안문 사태의 예를 들었다. 평화 시위를 하던 민중들을 군인들이 짓밟으려고 했으나, 장시간 대치하면서 민중들이 더운 날에 군인들에게 음료수를 주는 등의 돈독한 인간 관계를 통해 결국 정보의 진압 명령에도 군인들이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던 사례가 이게 바로 인간이 가야할 길이요 인간으로서 살아서 행해야할 짓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7. 투항, 강화, 도주
이것도 손자병법에 나오는 예다. 이 책에서는 손자병법에 나오는 부분들이 굉장히 많이 있다. 나 또한 손자병법에 나오는 문구들을 해석하려고 시도하다 지금 중단했는데 이 책이 손자병법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얘기하는 것을 보고 다시 시작해야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의 전력이 아군보다 압도적으로 우세할 때는 투항, 강화, 도주의 방책이 있는데 투항은 완전한 패배를 의미하고 강화는 절반의 패배를 의미하고 도주는 패배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의미심장한 말로 이것이 36계다. 도망간다는 것은 결코 패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좋은 예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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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재밌게 읽기도 읽었지만 손자병법의 예가 많아서 이해하기도 쉬웠다. 어떻게 보면 협상이라는 것도 심리 전술이다. 인간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비슷한 심리를 갖고 있다. 허나, 중요한 것은 문화적인 차이등으로 인해 그러한 것이 달라질 수 있는 점과 더불어 같은 나라라도 어떠한 일을 겪고 살았는 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다양성은 인정해야만 한다.
그래도 처음 겪는 상황에 대한 사람의 심리 패턴은 기본적으로 비슷하다. 이 책 또한 나의 이런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이라면 내가 얼마든지 이 책에서 내린 결론의 사례에서 예외적인 상황 설정을 제시하면 되겠지만 대다수의 경우 일반적인 경우라면 이 책에서 언급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인생에서는 예측하기 힘든 많은 변수들이 있는데 여기서는 많은 부분이 정형화되어 있다는 것이 아쉽다. 조금이라도 예외적인 상황들에 대한 맛보기라도 보여줬으면 하는... 왜냐면 그걸 알고서 적는 사람과 모르고서 적는 사람은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물론 그래도 정리하는 의미에서 충분히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예가 쉽게 나와 있어서 이해하기 쉬웠다는 점에서는 읽어볼 만 하다. 그러나 내가 방법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은 방법이 없는 것이 방법이기 때문이다. 즉, 방법을 연구하다 보면 처음에는 들어맞지만 절대적인 방법이라는 것이 없는 것에 도달하게 된다.
일반적인 것, 확률적으로 높은 것이 결국 방법론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다. 심리학도 마찬가지로 내가 인간이란 누구나 똑같다라고 생각하는 이유로 해석이 가능하다. 심리학이라는 것이 결국 인간은 누구나 똑같기 때문에 어떠한 실사례등을 통해서 확률적으로 통계치를 내놓은 학문에 지나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협상이라는 것을 결국 심리 전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허나, 난 별로 이러한 심리 전술에는 동의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상대가 나에게 고도의 심리 전술을 써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가던 말던 나는 나다. 나는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행할 뿐이고 아니다 싶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안 할 것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솔직이 가장 큰 무기다.
솔직하지 않으면 나도 상대가 머리 쓰는 만큼 머리를 굴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인간 사회가 어떻게 이렇게 이겨야만 되는 사회가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이겨야만 된다면 이겨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굳이 이길 필요가 없지 않은가...
어쨌든 재미있게 읽었지만 이 책의 저자에 대한 신뢰감의 결여와 그로 인한 저자의 책을 쓴 의도가 그리 달갑지 않아서 똥누고 똥을 안 닦은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이 책은 읽어볼 만하다. 특히나 사례가 많은 것이 좋은 점이라 할 만하다.